'문라이트', 아카데미 작품상 등 3관왕..번복 해프닝(종합)

김현록 기자  |  2017.02.27 14:09


'문라이트'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다. 시상자가 작품상 수상작을 잘못 호명하는 역대 최고 해프닝이 아카데미에서 발생했다.

'문라이트'는 26일(현지시간)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과 각색상, 남우조연상 등 3개 상을 수상했다.

배리 젠킨스 감독의 '문라이트'는 미국 마이애미를 배경으로 한 흑인 소년의 성장담으로, 터렐 앨빈 매크레이니의 희곡 '달빛 아래서 흑인 소년들은 파랗게 보인다'(In Moonlight Black Boys Look Blue)가 원작이다. 올해 아카데미에서 8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14개 최다 후보를 낸 '라라랜드'의 대항마로 꼽혀 왔다.

이날 작품상 시상자가 작품명을 헷갈려 '문라이트' 대신 '라라랜드'를 잘못 호명하는 역대급 해프닝이 벌어졌다. '라라랜드' 측은 작품상을 수상한 줄 알고 제작자 등이 무대에 올라 수상소감까지 말했다가 트로피를 돌려줘야 했다.

작품상을 놓치기는 했지만 여우주연상(엠마 스톤)과 감독상(다미엔 차젤레), 촬영상, 음악상, 주제가상('City Of Stars'), 미술상 등 최다인 6관왕을 품에 안았다.

'라라랜드'는 미국 LA를 배경으로 꿈을 찾아 떠나온 두 젊은이들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영화다. 후보 지명 당시부터 '이브의 모든 것', '타이타닉'과 타이인 역대 최다 14개 후보를 배출하며 올해 아카데미의 강력한 승자로 점쳐졌다. '라라랜드'는 11개 수상이란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은 세우지 못했지만, 시상식 중반부터 상을 거푸 수상하며 분위기를 달궜고, 막바지 주요 부문을 싹쓸이했다.

엠마 스톤과 케이시 애플렉 / /AFPBBNews=뉴스1 엠마 스톤과 케이시 애플렉 / /AFPBBNews=뉴스1


베니스 영화제를 시작으로 각종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휩쓸다시피 했던 엠마 스톤 또한 이변 없는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이었다. 엠마 스톤은 '라라랜드'에서 배우의 꿈을 안고 LA로 온 재능 있는 아가씨 엠마 역을 맡아 매력을 발산하며 라이언 고슬링과 함께 극을 이끌었다.

남우주연상은 '맨체스터 바이 더 씨'의 케이시 애플렉이 받았다. 형을 잃고 숨겨둔 과거의 기억과 대면하게 되는 남자를 섬세하게 그려낸 케이시 애플렉은 이번 작품으로 벤 애플렉의 동생이란 후광을 벗고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여성 스태프 성희롱 사건에 휘말려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그의 남우주연상 수상행진은 막지 못했다.

다미엔 차젤레 감독 /AFPBBNews=뉴스1 다미엔 차젤레 감독 /AFPBBNews=뉴스1


'위플래쉬'에 이어 '라라랜드'로 연출력을 과시하며 아카데미를 사로잡은 다미엔 차젤레 감독의 신기록도 돋보였다. 1985년 1월생인 '라라랜드'의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32세로 아카데미 최연소 감독상 수상자라는 신기록도 함께 세웠다.

매서샬레하쉬바즈 알리와 비올라 데이비스 /AFPBBNews=뉴스1 매서샬레하쉬바즈 알리와 비올라 데이비스 /AFPBBNews=뉴스1


남우조연상은 '문라이트'의 매허샬레하쉬바즈 알리가 수상했으며, 여우조연상은 '펜스'의 비올라 데이비스가 받았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던 두 배우가 지난 골든글로브에 이어 영예를 거머쥔 셈. 두 연기파 흑인배우가 남녀조연상을 싹쓸이하며 올해 오스카는 지난해 '백인잔치'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입증했다.

장편 애니메이션상은 한국에서도 크게 흥행한 디즈니의 '주토피아'가 수상했다. 픽사의 '파이퍼'는 단편애니메이션상의 주인공이 됐다.

외국어영화상은 독일 미렌 아데 감독의 '토니 에드만'이 유력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이란 감독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세일즈맨'에게 돌아갔다.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은 '시민과 나데르의 별거'에 2번째 수상의 기쁨을 안았지만, 무슬림 국가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 이민법 행정명령에 반발해 불참했다.

또 단편 다큐멘터리상의 주인공인 '더 화이트 헬멧츠'는 촬영을 맡은 시리아 국적 카메라맨이 오스카 초청을 받고도 미국 입국 문제 때문에 비행기 탑승이 거절된 터라 또한 함께 주목받았다.

지미 키멜 /AFPBBNews=뉴스1 지미 키멜 /AFPBBNews=뉴스1


이같이 정치적으로 관심받은 작품, 감독의 수상을 비롯해 이날 아카데미 시상식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한 이슈가 내내 거론되며 풍자적, 정치적 분위기를 이어갔다.

특히 사회자 지미 키멜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하고 싶다. 올해 트럼프 대통령 덕에 인종차별 이야기가 수면 위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아카데미의 '백인잔치' 논란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 정책 논란을 짚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오스카가 인종차별적이라고 했는데, 영화계에 일어난 일을 보라. 백인들이 재즈를 구했고, 흑인들이 NASA를 구했다"며 올해 주요 후보작 '라라랜드', '히든 피겨스' 등을 언급하는가 하면, 트럼프 대통령 비판으로 '과대평가돤 배우'라는 소리를 들었던 메릴 스트립이 기어이 기립박수를 받게 하기도 했다. 지미 키멜은 진행 도중 "2시간 이상 쇼를 진행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하지 않아서 걱정이 된다"며 실시간 트윗을 남기며 웃음을 안겼다.

▶작품상=문라이트

▶남우주연상=케이시 애플렉(맨체스터 바이 더 씨)

▶여우주연상=엠마 스톤(라라랜드)

▶남우조연상=매허샬레하쉬바즈 알리(문라이트)

▶여우조연상=비올라 데이비스(펜스)

▶감독상=라라랜드(다미엔 차젤레)

▶각본상=맨체스터 바이 더 씨

▶각색상=문라이트

▶촬영상=라라랜드

▶미술상=라라랜드

▶의상상=신비한 동물사전

▶편집상=핵소 고지

▶시각효과상=정글북

▶분장상=수어사이드 스쿼드

▶주제가상='City Of Stars'(라라랜드)

▶음악상=라라랜드

▶외국어영화상=세일즈맨

▶단편영화상=싱

▶단편애니매이션상=파이퍼

▶장편애니매이션상상=주토피아

▶단편다큐멘터리상=더 화이트 헬멧츠

▶장편다큐멘터리상=O.J.: 메이드 인 아메리카

▶음향효과상=핵소 고지

▶음향편집상=컨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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