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 적응완료' 류현진, 오늘(12일) 'KIA 특급 타선' 만난다... '변수는 비' 간절한 한화 "5회까지라도"

대전=안호근 기자  |  2024.03.12 06:31
한화 이글스 투수 류현진이 지난 7일 청백전에서 마운드에 올라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한화 이글스 투수 류현진이 지난 7일 청백전에서 마운드에 올라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메이저리그(MLB) 평균자책점(ERA) 1위 출신 투수, '코리안특급', KBO 역대 최고액 선수.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을 수식할 수 있는 말은 차고 넘친다. 한국이 낳은 최고의 투수 류현진이 11년 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드디어 KBO리그로 복귀한다. 그의 첫 시범경기 등판에 야구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류현진은 12일 오후 1시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질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한화는 지난달 22일 류현진을 8년 170억원에 영입했다. MLB 구단들의 매력적인 제안이 있었으나 류현진은 다년 계약도 마다한 채 친정팀 복귀를 택했다. 올 시즌 가을야구, 계약 기간 8년 내엔 반드시 한화의 우승을 이루겠다는 일념으로 조금이라도 더 건강할 때 한화에 힘을 보태겠다는 생각이었다.

뒤늦게 캠프에 합류해 열흘 가까이 훈련한 류현진은 두 차례 불펜 투구와 한 차례 라이브 피칭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지난 7일 청백전에 등판해 감탄이 절로 나오는 투구를 펼쳤다. 당시 류현진은 3이닝 동안 46구를 던지며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투구를 마쳤다.

지난 7일 청백전에서 투구하는 류현진. /사진=김진경 대기자 지난 7일 청백전에서 투구하는 류현진. /사진=김진경 대기자
결과 자체만 보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었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1점을 내주긴 했으나 큰 위기는 없었고 크게 힘들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투구로도 벌써 최고 시속 143㎞의 공을 뿌렸다.

특히나 발군의 제구가 남긴 임팩트는 강렬했다. 46구 중 30구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다. 최원호 감독은 경기 후 "날씨가 쌀쌀해서 그런지 제구가 불펜 투구 때에 비해서는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외부에서 바라보기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 기준이 '과거의 류현진'에 맞춰져 있기에 가능한 이야기였다.

올 시즌부터 도입되는 로봇심판,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을 처음 경험했지만 46구 중 단 하나의 공만 제외하면 특별히 불만을 가진다거나 납득하지 못하기보단 예상한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어떻게 보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만한 공이었다"면서도 "(적응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 하나 빼고는 거의 다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한 게 콜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아직 많은 경기를 치르지 않았지만 ABS는 올 시즌 KBO리그 판도의 크나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좌우로 2㎝씩 늘어난 존은 투수에게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고 타자의 신체적 특성에 따라 존이 다르게 설정된다.

최원호 한화 감독(오른쪽)이 미소짓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최원호 한화 감독(오른쪽)이 미소짓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최 감독은 "이전엔 사람이 잡아줬던 코스들을 이제 그런 것들을 안 잡아주는 경우가 나온다. 키가 큰 선수들은 확실히 낮은 존이 잘 안 잡히는 것 같고 반대로 생각보다 높은 존에서 스트라이크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작은 투수들에겐 반대"라며 "키에 따라서 상하가 변하니 투수들이 조금 적응을 해야 될 것 같다. 똑같은 공이어도 타자에 따라 스트라이크가 되기도 볼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존을 잘 활용하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제구가 좋은 투수들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류현진은 청백전부터 날카로운 제구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면모를 보였다.

다만 앞선 경기는 청백전이었기에 류현진과 한화를 위해서도 시즌을 앞두고 제대로 된 검증이 필요하다. 미국 진출 전 KBO리그에서 7시즌을 보내며 압도적인 성적을 냈지만 한 차례 강산이 변했고 그 사이 달라진 한국 타자들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가 필요한 상황이다.

상대는 리그 최고 타선을 자랑하는 KIA다. 11일 경기에서도 KIA는 한화를 상대로 홈런 포함 5안타 2볼넷으로 3점을 내고 승리했다. NC 다이노스와 2연전에서도 14점을 몰아쳤던 KIA다.

지난해 KIA는 팀 타율 0,276으로 LG 트윈스(0.279)에 이어 이 부문 2위였다. 홈런은 101개로 SSG 랜더스(125개)에 이어 2위, 타점(673)과 득점(726), 장타율(0.390), OPS(출루율+장타율·0.735) 등도 모두 2위였다. 올 시즌 이범호 감독이 4번 타자로 낙점한 나성범이 부상으로 58경기 출전에 그쳤다는 걸 고려하면 올 시즌 KIA 타선이 얼마나 뜨겁게 불타오를지 쉽게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11일 KIA 타이거즈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한화 류현진(왼쪽)이 이범호 KIA 감독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11일 KIA 타이거즈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한화 류현진(왼쪽)이 이범호 KIA 감독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정예 멤버로 류현진을 상대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시즌 때 나갈 선수들이 (류현진의 공을) 한 번 쳐봐야 한다"며 "10년 동안 안 쳐봤던 공이다보니 내일은 다 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류현진은 최원호 감독에게 시범경기까지는 미국에서 하던 것처럼 4일 휴식 후 등판을 요청했다. 최 감독도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지난 7일 청백전에 나선 그는 12일 KIA전, 17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등판한 뒤 5일 휴식 후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LG 트윈스 시즌 개막전에 선발로 나설 계획이다.

다만 불안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12일 전국적으로 빗발이 날릴 것이라는 예보가 나온 것. 경기가 열릴 대전 중구 지역에도 이날 오전부터 비 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강수량은 5㎜ 미만이지만 아직 날씨가 쌀쌀한 편이어서 비를 맞으며 경기를 치를 경우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어려울 수 있어 시즌 때보다 적은 비에도 우천취소가 될 가능성도 있다.

한화 입장에선 어떻게든 경기가 진행됐으면 바라고 있다. 최원호 감독은 "제발 그러기를 바란다. 조금 (비소식이) 늦춰졌다는데 경기를 했으면 한다"며 "다음날에도 경기가 없다. 취소되면 일정을 틀어야 하고 그러면 다른 투수들도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최 감독은 "5회까지만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경기가 우천 콜드게임이 되더라도 류현진이 예정된 만큼만이라도 투구를 소화했으면 한다는 이야기다. 올 시즌 한화에 있어 류현진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일 것으로 예상되기에 시작점부터 꼬이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것이다.

한화 투수 류현진(오른쪽)이 12일 시범경기에서 맞상대 할 최형우와 11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한화 투수 류현진(오른쪽)이 12일 시범경기에서 맞상대 할 최형우와 11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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