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벤투호' 시험대 오른다... 문제는 '강팀 없는' 평가전 일정

김명석 기자  |  2022.09.21 05:45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9월 평가전에서 강조하는 핵심 키워드는 '변화'다. 지난 대표팀 명단 발표 때도, 첫 소집 훈련 때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준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벤투 감독은 "경기장에서 보여 드리겠다"며 말을 아꼈지만, 명단 변화 폭이 기존과 크지 않다는 점에서 전술적으로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이른바 빌드업 축구보다는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에 대비한 전술, 특히 수비에 더 신경을 쓰는 전술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4월 월드컵 최종예선 통과 기념 미디어 간담회 당시에도 벤투 감독은 이같은 변화를 암시한 바 있다. 당시 벤투 감독은 "그동안 해왔던 스타일을 완전하게 바꾸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도 "월드컵에서는 다른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 수비 조직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대부분 한 수 아래의 아시아 팀들을 상대했던 월드컵 예선에선 빌드업 축구가 통했지만, 본선 무대에서 만나게 될 팀들을 상대로는 통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컸다. 벤투 감독 역시도 본선에서 만나게 될 팀들과의 객관적인 전력차 등을 고려하면 수비에 더 무게를 둘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34위 코스타리카, 그리고 38위 카메룬. 오히려 한국(28위)보다 FIFA 랭킹이 낮은 두 팀과의 평가전은 그래서 계속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전장마저도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게 될 홈이다 보니, 벤투 감독이 원하는 전술적인 실험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코스타리카나 카메룬 역시도 한국처럼 월드컵 무대에선 공격보단 수비에 더 무게를 둘 수 가능성이 큰 데다, 중립도 아닌 원정경기인만큼 더욱 안정적으로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30·토트넘) 황희찬(26·울버햄튼) 황의조(30·올림피아코스) 등 유럽파 공격진의 존재는 오히려 상대팀들 입장에선 수비적으로 더할 나위 없는 경험이 될 수 있다.

특히 첫 상대인 코스타리카전은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일이 없는 북중미 팀이라는 점에서 더욱더 아쉬움이 큰 상대다. 월드컵 상대를 간접적으로 경험하지도 못할뿐더러, 자칫 경기 흐름상 전술적인 실험도 제대로 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월드컵 상대인 일본전 대비라는 뚜렷한 명분을 가진 코스타리카와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

설상가상 코스타리카, 카메룬 모두 최정예로 입국하는 게 아니다. 심지어 카메룬은 월드컵 출전이 확정된 핵심 선수들은 휴식 차원에서 소집조차 안 했을 정도다. 상대적인 강팀을 상대로 현주소를 파악하고 귀중한 경험을 쌓아야 할 시기, 아쉬운 평가전 상대와 경기 장소 탓에 '애써' 의미를 찾아야 하는 벤투 감독의 고민만 깊어지게 됐다.

한편 벤투호는 오는 23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와 격돌하고, 27일 같은 시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메룬과 평가전을 치른다. 이어 11월에도 국내에서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마지막 평가전이 예정돼 있는데, 유럽파는 소집될 수 없어 국내파로만 마지막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20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 중인 대표팀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20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 중인 대표팀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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