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아냐? 이토록 여유로운 선발 2+2 작전이라니... 1위팀 위엄 제대로 보였다

고척=김동윤 기자  |  2022.08.05 05:48
SSG 노경은(왼쪽)과 문승원. /사진=OSEN SSG 노경은(왼쪽)과 문승원. /사진=OSEN
분명 7회 전 선발 투수 두 명이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런데 또 다른 선발 투수들이 8, 9회에 등판해 마운드를 지켰다. 정규 시즌에 이토록 여유로운 선발 투수 2+2 작전이라니... '사기 아냐?' 라고 반문해도 어쩔 수 없다. SSG 랜더스가 1위팀의 위엄을 제대로 보여줬다.


SSG는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6-5로 승리했다. 위닝 시리즈를 확정한 SSG는 2위 키움과 격차를 다시 8경기 차로 벌리며 독주 체제를 공고히 했다.

이날 선발 투수 맞대결은 SSG의 완패였다. 키움의 에릭 요키시가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3실점으로 제 몫을 한 반면, SSG의 이태양은 ⅓이닝 4피안타 1볼넷 4실점(3자책)으로 일찌감치 무너졌다. 물론 좌익수 후안 라가레스의 실책으로 대량 실점을 한 것도 있었으나, 일차적으로 무사만루 위기를 초래한 것은 이태양 본인이었다.

SSG 김원형 감독은 빠르게 오원석을 투입해 승부를 봤다. 선발 로테이션을 돌던 오원석은 최근 노경은과 함께 불펜으로 보직을 전환했다.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지만, 5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사실상 선발로서 역할을 했다. 어떻게 보면 선발 복귀를 위한 무력 시위나 다름없는 투구였다.

경기 후 오원석은 불펜 전환에 대해 "사실 처음에는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불펜에서도 내 역할을 잘해서 팀에 보탬이 되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전보다 더 책임감 있게 경기에 나서려고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SSG 이태양(왼쪽)과 오원석./사진=OSEN SSG 이태양(왼쪽)과 오원석./사진=OSEN


여기까진 여느 팀에서도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지난 2일 키움 역시 SSG전 필승 전략으로 선발 투수 1+2 전략을 내세웠기에 놀랄 일은 아니었다. 당시 키움은 3이닝 3실점으로 일찍 물러난 선발 투수 정찬헌 뒤로 한현희와 타일러 애플러가 차례로 등판해 각각 2이닝씩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6선발이 순조롭게 돌아가고 있는 덕분에 가능한 기책이었다.

하지만 SSG는 한술 더 떠 선발 투수 2+2 전략을 선보였다. 7회 등판한 최민준의 뒤로 선발 투수 출신 문승원과 노경은이 차례로 8회와 9회를 책임졌다. 2점 차로 뒤진 긴박한 상황이었지만, 노련한 베테랑들에게 이 정도 위기는 위기도 아니었다. 문승원은 김혜성과 박찬혁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중심 타자 이정후와 야시엘 푸이그를 무난히 막아내며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노경은은 단 15개의 공으로 9회를 마무리했다.

막강한 불펜진은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2-5로 뒤지고 있던 SSG는 7회 후안 라가레스의 솔로포, 8회 2사 만루에서 나온 박성한의 2타점 인정 2루타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10회초에는 상대 실책으로 나온 무사 1, 3루 기회를 박성한이 놓치지 않고 땅볼 타구로 1점을 추가해 짜릿한 6-5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러한 SSG의 경기 운영은 8, 9회를 책임질 투수를 찾지 못해 3일 내내 어려움을 겪은 키움과 대비돼 더욱 돋보일 수밖에 없었다. 본격적인 하반기의 시작을 알린 1, 2위 팀 간 맞대결은 SSG 선수단 뎁스의 두터움만 확인한 채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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