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하다"..'종이의 집', 박해수만의 베를린 [김나연의 사선]

김나연 기자  |  2022.07.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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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수 / 사진=넷플릭스 박해수 / 사진=넷플릭스
원작과는 또 다른 결의 캐릭터로, 그 이상의 임팩트를 남겼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통해 악역인 듯 악역 아닌 악역 같은 연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입증한 배우 박해수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인기 원작을 리메이크한다는 것은 양날의 검이다. 성공적인 원작은 이미 형성된 기대감 탓에 손쉽게 관심이 집중될 수 있고, 원작의 틀을 가져오면서도 차별화에 성공한다면 원작 팬들은 물론 보지 않은 새로운 팬들까지 유입시킬 수 있지만, '원작과의 비교'가 줄곧 작품의 발목을 잡는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며 지난해 12월 파트5로 대장정을 마친 스페인의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이 원작인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 이후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점을 이용한 통일 직전 한반도의 공동경제구역이라는 시공간 설정과 이에 맞는 정서를 녹인 캐릭터들에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박해수가 연기한 '베를린'이 있다. 박해수는 조폐국에서 현장 지휘를 맡은 베를린 역을 맡았다. 베를린은 죽어서야 나올 수 있다는 북한 개천 강제수용소 출신의 북한 최악의 수배범. 작전 현장 지휘를 맡은 그는 냉철한 카리스마로 삽시간에 모두를 긴장으로 몰아넣는다. 인간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건 공포라 믿으며 인질 컨트롤을 위해 교수의 계획마저 뒤흔든다.

작품에 나오는 수많은 캐릭터들 중에서도 베를린은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한다. 극 중 베를린은 단 하나의 단어로 설명할 수 없는 인물이다. 공포로 인질들을 통솔하고, 남북 출신으로 나눠 갈등을 부추기며 흔한 악역처럼 보이다가도, 또 묘하게 정당성이 느껴지기도 한다. 베를린은 조폐국 내부에서 우두머리로 활약하면서 교수가 짜놓은 틀을 벗어나 돌발 행동을 하는 유일한 인물인데도 도무지 미워할 수 없는 존재다.

박해수 / 사진=넷플릭스 박해수 / 사진=넷플릭스
이렇듯 베를린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박해수의 압도적인 연기가 큰 힘을 발휘했다. 앞서 글로벌 흥행 신화를 쓴 '오징어 게임'에서 참가 번호 218번 펀드매니저 '조상우'를 연기한 박해수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베를린이라는 딱 맞는 새 옷을 입은 박해수는 극의 중심을 잡고, 긴장감을 이끈다. 마치 실제로 북한에 살다온 듯한 자연스러운 평양 사투리와 서늘한 듯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 또 어딘가 비밀을 감추고 있는 듯한 미스터리한 얼굴까지 박해수는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베를린은 설정이 바뀐 만큼 원작과는 완전히 다른 인물로, 박해수는 자신만의 매력을 담은 새로운 베를린을 탄생시킨 셈이다. 특히 6화 인질의 생사 여부를 국민들에게 생중계 할 때 보여준 베를린의 날카로운 설전과 카리스마는 '박해수의 캐스팅은 신의 한 수'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한다. 박해수가 아닌 베를린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선우진 역의 김윤진은 "남자 배우라면 베를린 역은 너무 욕심이 날 것 같다. 박해수 씨가 너무 멋있게 잘 소화해 주셔서 베를린 캐릭터가 좀 더 관심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폐국 안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셔서 든든했고, 극이 더 빛난 것 같다. 박해수 씨가 베를린 역을 해주셔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부터 '오징어 게임', '야차',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까지. 마치 작품마다 얼굴을 갈아끼우는 듯한 박해수다. 오랜 기간 연극 무대에서 다져온 탄탄한 연기 내공을 다양한 작품에서 발휘하고 있는 박해수의 '열일'이 반가울 따름이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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