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존도는 이정후 이상' 150억 나스타의 타점, KIA 승리로 이어진다

김동윤 기자  |  2022.06.24 05:55
나성범./사진=KIA 타이거즈 나성범./사진=KIA 타이거즈
올해 나성범(33)이 타점을 올렸을 때 이상하게 KIA 타이거즈가 승리할 때가 많았다는 느낌이 들었다면 그건 착각이 아니다. 4번 타자가 해결사 역할을 했으니 승리할 때가 많은 것이 당연하게 아니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팀 혹은 다른 팀 해결사들과 비교해도 나성범의 승리 기여도는 눈에 띈다.


올 시즌 나성범은 68경기 중 24경기에서 47타점을 올렸다. 그 24경기에서 KIA는 20승 4패(승률 0.833)로 승률 8할을 넘겼다. KIA 팀 내 타점 1위 황대인(26)은 그보다 많은 28경기에서 51타점을 올렸고, 타점 3위 소크라테스 브리토(30)는 24경기 45타점으로 만만치 않은 타점을 올렸다. 하지만 타점을 올렸을 때 KIA의 승률은 황대인 0.607(17승 1무 10패), 소크라테스 0.666(16승 8패)으로 꼭 그들의 타점이 승리로 이어지진 않았다.

세부 지표로 들어가면 그 이유가 보인다.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세 명의 타자 중 나성범의 득점권 타율이 0.344(64타수 22안타)로 가장 높다. 황대인은 0.279(86타수 24안타), 소크라테스는 0.299(77타수 23안타)였다. 득점권에서 볼넷을 골라 나가는 개수도 나성범 18개, 황대인 1개, 소크라테스 9개로 확연히 차이 났다.

눈에 띄는 지점은 5점 차 이상이 나는 경기에서의 성적이다. 황대인(타율 0.359, 11타점), 소크라테스(타율 0.381, 11타점)는 많은 타점을 쌓았는데 나성범은 타율 0.176, 6타점으로 평범하다. 대신 그외 상황에서 고르게 타점을 쌓았다. 왜 나성범의 타점이 팀 승리와 직접적인 영향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나성범./사진=KIA 타이거즈 나성범./사진=KIA 타이거즈


이러한 남다른 해결사로서의 면모는 나성범의 WPA(승리 확률 기여도)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나성범의 득점권 타율은 리그 전체 11위지만, WPA는 2.21로 3.02의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 바로 다음이다. 이정후가 타점을 올린 27번의 경기에서 키움은 승률 0.741(20승 7패)을 기록 중이다. 물론 소크라테스, 황대인과 함께하는 나성범과 달리 키움에는 이정후 외에 꾸준히 해결사 역할을 해줄 존재가 없는 탓이 크지만, KIA의 나성범 의존도가 키움의 이정후 의존도보다 동급 혹은 그 이상이라는 점을 부정하진 못한다.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KIA의 7-4 승리)도 '나스타'의 존재감이 드러났다. KIA는 선발 양현종이 경기 중반 흔들리며 6회초까지 0-4로 끌려갔다. 하지만 6회말 2사 1, 2루에서 나성범은 박세웅의 2구째 직구를 받아쳐 외야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타를 만들었다.

나성범이 살린 추격의 불씨는 8회말 다시 살아났다. 박찬호의 우중간 적시 1타점 2루타, 소크라테스의 우익수 쪽 1타점 적시타로 4-4 동점을 만들었고, 타석에는 다시 나성범이 들어섰다. 소크라테스가 상대의 폭투로 2루까지 진출하고 비디오판독까지 하게 된 어수선한 상황에서 나성범은 침착하게 공을 골라내고 걷어냈다. 그리고 바깥쪽으로 빠져 나가는 9구째 슬라이더를 갖다 맞춰 5-4 역전을 만드는 2루타를 생산했다. 또 한 번 나성범의 타점이 KIA의 승리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지난 시즌 창단 첫 9위라는 굴욕을 맛본 KIA는 새 단장, 새 감독과 함께 새로운 타이거즈를 꿈꾸며 그 첫 행보로 FA 나성범 영입을 선택했다. 6년 150억 원이라는 거액이었지만, 나성범은 이적 첫 해부터 KIA가 기대했던 중심 타자 및 해결사 역할을 100% 이상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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