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기다린 보람!' 양준혁 자선야구, 다 보여줬다... 이게 '축제'다 [★고척]

고척=김동영 기자  |  2021.12.04 17:48
오징어 게임 캐릭터 분장을 하고 경기에 나선 원태인(왼쪽)과 김민수. /사진=뉴스1 오징어 게임 캐릭터 분장을 하고 경기에 나선 원태인(왼쪽)과 김민수. /사진=뉴스1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KBO 리그 최고 스타들이 승패 부담을 내려놓고 팬들을 위해 마음껏 망가졌다. 자선경기도 경기이기에 승패는 갈렸다. 종범신팀이 양신팀을 잡았다. 그러나 승패는 의미가 없었다. 2년을 기다렸다. 팬들의 기대를 이번에도 저버리지 않았다.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줬다.


종범신팀은 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하이뮨과 함께하는 2021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서 양신팀을 16-15로 잡았다. 2회까지는 뒤졌으나 3회부터 줄줄이 점수를 내면서 넉넉한 점수차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했다. 2년 만에 개최. 한껏 웃은 경기가 됐다.

1회초 종범신팀이 3점을 냈고, 1회말 양신팀이 4점을 뽑으며 뒤집었다. 2회말에는 1점을 더했다. 3회초 종범신팀이 1점을 따라갔고, 4회초 3점을 내면서 다시 앞섰다.

5회초 추가 3득점으로 10점째를 냈다. 5회말 양신팀이 3점을 내며 추격했으나 6회초 종범신팀이 5점을 뽑으며 승리를 완성시켰다. 7회말 양신팀의 마지막 추격이 있었으나 한 걸음 부족했다.

오징어 게임 '영희' 캐릭터로 분장한 양준혁 이사장(가운데). /사진=뉴스1 오징어 게임 '영희' 캐릭터로 분장한 양준혁 이사장(가운데). /사진=뉴스1
야구이면서 야구가 아니었다. 자선대회답게 규정을 일일이 적용할 필요가 없었다. 중요한 것은 팬들이었다. 얼마나 팬들을 즐겁게 만드느냐가 중요했다.

양신팀 강백호가 포수를 봤고, 6회에는 투수로 나섰다. 전체적으로 야수들은 마운드에, 투수들은 타석에 섰다. 우타자들은 좌타석에, 좌타자들은 우타석에 선 모습.

종범신팀 이정후는 전력으로 달려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그라운드 홈런)을 만들었고, 양신팀 김민수 또한 같은 홈런을 생산했다. 종범신팀 임찬규의 그라운드 홈런도 있었다. 여기에 투수 정해영과 원태인이 큼지막한 좌월 홈런과 우월 홈런을 폭발시키며 방망이 실력까지 뽐냈다. 정해영의 홈런은 역전 결승포였다.

메인 테마는 '오징어 게임'이었다. 김민수는 깐부 할아버지 '오일남' 분장 그대로 나왔다. 왼쪽 가슴에 '001'이 박힌 녹색 트레이닝 복에 흰 가발을 썼다. 시작부터 끝까지 유지했다. 2019년 가오나시 분장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MVP에 올랐고,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역시나 양신팀의 원태인은 붉은색 병정 복장을 입고 나와 타격과 수비를 소화했다. 경기 전 "제대로 안 보여서 제대로 될지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었고, 실제로 타격도 수비도 쉽지 않았다. 정상 유니폼으로 입은 후에야 제대로 된 모습이 나왔다.

나란히 홈런포를 터뜨린 종범신팀 정해영(왼쪽)과 양신팀 원태인. /사진=OSEN 나란히 홈런포를 터뜨린 종범신팀 정해영(왼쪽)과 양신팀 원태인. /사진=OSEN
4회 종료 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진행됐다. '양신' 양준혁이 인형으로 분했고, 원태인이 물총을 들었다. 관중들은 일제히 스마트폰을 꺼내 해당 장면을 영상으로 담기 바빴다.

정규시즌 경기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장면도 있었다. 5회초 종범신팀 최준용이 3루에 들어갔는데 3루수 김민수가 갑자기 최준용에게 '박스 아웃'을 걸었다. 온몸으로 3루 베이스를 밟지 못하게 막은 것. 그 사이 공이 3루로 왔고, 태그까지 했다. 결과는 아웃이었다.

허탈한 최준용이었지만, 결과는 뒤집히지 않았다. 김민수는 경기 중 방송 인터뷰에서 "내가 발을 뗀 것이 아니다. 떨어지지 않았나 해서 태그를 했다"며 뻔뻔한 반응을 보였다. 2년 전 가오나시로 최고 스타가 됐고, 이번에도 '미친 존재감'을 선보였다.

종범신팀 임찬규도 '신스틸러'가 됐다. 타석에서는 손아섭의 타격폼을 흡사하게 따라했다. 특유의 루틴이 그대로 보였다. 6회초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친 후에는 "아섭이 보고 있나"고 외치며 웃음을 자아냈다.

5회말 수비 때는 우익수로 나서 그라운드에 눕기도 했다. 타석의 원태인을 도발했다. 결과적으로 원태인이 홈런을 치면서 머쓱하게 됐다. 그러나 경기 MVP에 선정되며 가장 마지막에 웃었다.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성공시킨 이정후(오른쪽). /사진=뉴스1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성공시킨 이정후(오른쪽).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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