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도녀' 이선빈 "사람 냄새나는 작품, 내가 잘 할 수 있는 장르!"[★FULL인터뷰]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안소희 역 배우 이선빈

한해선 기자  |  2021.12.05 19:25
배우 이선빈 /사진=이니셜 엔터테인먼트, 유영준스튜디오 배우 이선빈 /사진=이니셜 엔터테인먼트, 유영준스튜디오
"이전에 '사람 냄새나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술도녀' 대본을 보고 '바로 이런 거였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술도녀'는 이선빈으로서 녹여낼 수 있는 작품이었어요."


배우 이선빈(27)은 극중에서나 현실에서나 참 '사람 냄새나는' 사람이었다. 그가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극본 위소영, 연출 김정식, 이하 '술도녀')에서 보여준 안소희는 우리 자신, 혹은 주변에 한 명쯤은 있을 법한 인물이었다. 일에 치이고, 사랑에 치이고, 인생은 지질하고...'혹독하고 슬픈 인생, 술로 털어버리고 기쁨으로 적시자!'는 주의. 이선빈은 의식의 흐름 같으면서도 어느새 짜임새를 갖춰나가는 인생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연기했다. 그의 연기이자 '진짜' 같은 모습에 모두가 울고 웃었다.

'술도녀'는 하루 끝의 술 한잔이 인생의 신념인 세 여자의 일상을 그린 작품으로, 미깡 작가의 다음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원작으로 한다.

'술도녀'는 베테랑 예능 작가 안소희(이선빈 분), 발랄한 요가 강사 한지연(한선화 분), 종이접기 유튜버 강지구(정은지 분)의 30대 여자들의 우정과 사랑, 가족, 직장 등 현실 고민을 담아 시청자들에게 큰 공감을 얻었다. 이에 입소문을 탄 '술도녀'는 역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주간 유료가입 기여 1위, 첫 공개 후 9일 만에 티빙 네이버 검색량 6배 증가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배우 이선빈 /사진=이니셜 엔터테인먼트, 유영준스튜디오 배우 이선빈 /사진=이니셜 엔터테인먼트, 유영준스튜디오
-'술도녀'가 시청자들에게 큰 공감을 얻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잘 됐다고 여기저기서 얘기를 많이해 주시는데 아직까지 체감을 잘 못하고 있다. 반응들이 엄청 많이 올라오는 것에 감사하다. OTT 드라마를 처음 해보는 거고, 입소문을 타는 걸 처음 봐서 얼떨떨하면서 기분 좋았다. 인스타그램 피드 등에 많이 올라올 때 체감이 됐다. 마지막 날 스태프분들이 다 와서 축하해 주셔서 눈물을 많이 흘렸다. 직전이 장례식장 신이어서 감정이 남아있었는데 미니 파티를 처음 받아봐서 온갖 감정이 다 들었다. 한 번 눈물이 터지니 주체가 안 될 정도로 너무 감동적이었다.

-'술도녀'의 뜨거운 인기를 예상했나.

▶대본을 진짜 재미있게 봤다. 다른 분들 사이에서도 '그 작품 대본 재미있다더라'라고 소문이 나 있었다. 막상 촬영을 하면서는 너무 오버해서 코믹하게 연기하지 않을까 고민하면서 연기했다. 요즘 친구들이 굉장히 재미있게 볼 것 같고 다른 연령대도 공감하며 볼 수 있겠다고들 하더라. 그래도 우리가 가진 자신감은, 우리가 대본을 읽으면서도 정말 공감이 갔던 것이다. 이선빈으로서도 공감이 많이 갔다.

-이선빈과 안소희는 어느 정도 닮았나.

▶내가 제작발표회 등에서 싱크로율 질문을 받으면 배우들이 모두 나를 지목하더라. 평소에 나를 세게 본 분들이 많았는데, 알고 보면 내가 지질미가 있다. 신나면 재미있어하고 웃기고 싶어 한다. 모든 분들 안에는 소희, 지연, 지구의 모습이 다 담겨있다고 생각했다. 내 안에 지연이와 지구의 모습도 담겨 있는 것 같다.

-술을 잘 못 마신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래도 술을 좀 먹긴 한다. 단맛 나는 과일 맥주를 좋아한다.(웃음) 술 먹는 신은 그냥 술을 마셨다. 술을 찾아서 먹진 않지만 술자리는 좋아한다. 촬영하면서 위스키는 옥수수 수염차로 대신했고 나머지는 진짜 술로 다양하게 먹었다. 제조 후에 바로 마셔야하는 신에서는 소맥도 먹었다.

/사진=티빙 /사진=티빙
-쫄쫄이 의상을 입고 하이힐로 술병을 따는 등 유쾌한 장면이 많았다.

▶친구들이 캡처해서 웃기다고 보내주더라. 원래 병도 잘 못 땄는데 촬영할 때 바텐더 분 두 분이 오셔서 병 따는 걸 알려주셨다. 원래 집게 머리핀, 가위로도 병 따는 걸 배울 뻔했다. 하이힐로 병을 따니 굽이 닳아서 몇 개 준비하기도 했다. 감자탕 집에서는 즉석에서 생각나서 국자로도 병을 땄다.(웃음)

-남자친구인 배우 이광수도 '술도녀'를 재미있게 봤는지?

▶굉장히 재미있게 본방사수를 했다고 하더라. 되게 응원도 많이 해주고 재미있어 했다. 나도 이렇게 많은 반응들을 사람들에게 받으면서 (이광수도) '진짜 재미있다'고 해주더라. 그런 반응을 받으면 나도 부끄러워했다.

-극중 한선화, 정은지와 '삼총사' 친구 케미스트리가 너무 잘 맞았다.

▶저희가 이번 드라마에서 다 처음 만났다. 리딩을 하고 밥도 먹으면서 어떤 사람인지 느껴지면서 느낌이 너무 재미있더라. 너무 매력있고 너무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언니들이 더운 여름에 촬영하면서 서로 의지를 많이 했다. 저희끼리 친하지 않으면 절대 살리지 못하는 신들로 구성돼 있었는데 노력을 할 필요도 없이 '찐친'이 돼 있었다. 이후에 카톡, 영상통화도 하게 됐다. 여배우 세 명이나 있으면 기싸움이나 배려를 해야할 수 있었을 텐데, 서로의 연기에 '이렇게 해봐봐'라며 욕심을 내줬다. 저희가 스스럼없이 가식부리지 않는 관계가 되다 보니 촬영할 때 너무 편했다. 저희 셋이 뭉쳐서 나오는 신은 웬만하면 '친한 케미' 때문에 나온 장면이 많았다.

-최시원의 코믹 연기도 극을 잘 살렸다.

▶시원 오빠가 참 즐거워하면서도 힘들었을 거다. 오빠가 저희를 보면 즐거운가 보다. 세 명이서 떠들고 있는 걸 굉장히 재미있게 봐주셨다. 시원 오빠가 역사적인 얘기, '서프라이즈'의 얘기를 해주면 저희 셋은 선생님의 재미있는 얘기를 듣는 것처럼 재미있는 시간이 많았다. 시원 오빠가 '너네 같은 애들 처음 본다'면서도 '드라마 하면서 이렇게 친해지는 게 좋은 거다'고 해주셨다.

배우 이선빈 /사진=이니셜 엔터테인먼트, 유영준스튜디오 배우 이선빈 /사진=이니셜 엔터테인먼트, 유영준스튜디오
-김정민, 박영규, 이특 등 특별출연 장면도 재미를 줬다.

▶박영규 선배님은 감독님과 연이 있었다. 이특 선배님은 그동안 예능에서 나를 완성형으로 봤다가 쫄쫄이 입은 걸 봐서 놀랐을 거다. 김정민 선배님은 진짜 따뜻한 선배였다. 너무 젠틀했고 후배들을 참 예뻐하는 선배님이라고 느꼈다. 내가 선배님에게 조잘조잘 장난하면 귀찮아하지 않으셨고, 저희와 사진도 많이 찍으셨다. 저희가 웃기는 장면이 있으면 많이 웃어주셨고 정이 많으셨다.

-실제론 충남 천안 출신인데 소희의 전라도 사투리를 차지게 잘 소화했다.

▶그 대본을 받자마자 이거 어떡하냐 생각하면서 하루 종일 외웠다. 템포도 지켜야 되고 글자 하나도 틀리면 안 됐다. 설거지거리 갖다 놓으면서도, 자면서도, 걸어 다니면서도, 밥 먹으면서도 대사를 외웠다. 그걸 다 완벽히 해놔야 감정을 채울 수 있겠더라. 전라도 친구들이 말하길, 충남 사람이 전라도 사투리를 배우기 쉽다고 하더라. 박영규 선생님 앞에서 그 말을 하는데 너무 죄송했다.(웃음)

-'술도녀' 중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장면은?

▶소희가 상을 당한 후에 친구가 옆에 있어준 장면이었다. 많이들 그런 감정을 느꼈을 거다. 모니터링을 하면서 제일 와닿았던 게, 내가 지구였던 적도 있고 지구 같은 친구에게 도움을 받고 마음껏 울기도 했던 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 순간 지구가 아니라 은지 언니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하면서 몰입했다. 장례식 장면은 3일 동안 촬영했는데 할머니 생각도 많이 났다. 장례식장에서 소희가 폭발하는 장면은 소희가 자신에게 한 말이었다. 그걸 연기하는데 심각하게 빠져들어서 진정이 잘 안될 정도였다. 9, 10화를 보신 분들이 나에게 SNS DM으로 자신의 사연을 보내주시더라. 그러다 보니 아직도 여운이 남는다. 나는 연기할 때 스킬이 있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우는 장면이 뻔해 보이고 지치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걸 다 표현하는 게 큰 숙제였다. 그런데 연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초췌해지더라.

-'술도녀'가 2030 세대를 넘어 다양한 연령대의 사랑 받았다.

▶좋은 대본도 있었고, 감독님이 저희의 의견을 많이 반영해주셨다. 실제 배우들의 케미도 좋아서 자연스러운 대사가 나올 수 있었다. 서로 힘을 받고 텐션을 주고 받았다. 저희 대본의 대사들이 살면서 다들 해보셨을 대사일 거다. '우리가 일자리를 잃었다는 것은 세상 모든 일자리를 얻었다는 것이다'는 대사가 신선해서 기억에 남는다.

배우 이선빈 /사진=이니셜 엔터테인먼트, 유영준스튜디오 배우 이선빈 /사진=이니셜 엔터테인먼트, 유영준스튜디오


-시즌2 제작을 바라는 애청자들이 많다.

▶아직 확정된 건 없다. 기다려 보고 있다. 스케줄도 맞아야 하겠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얘기하고 있다. 나조차도 강북구랑 안소희가 어떻게 될지 들은 바가 없어서 궁금하다.

-올해 남은 계획은?

▶아직 '술도녀' 인터뷰가 있다. 올해 남은 계획은 크리스마스에 트리 만들기가 있다.(웃음)

-2022년 이루고 싶은 계획은?

▶제발 코로나19가 없어지고 해외여행 좀 마음 편하게 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거에 한이 맺혔다. 여태껏 한 번도 안 쉬고 일을 하다가 '번외수사' 끝나고 두 달 쉬는 기간이 있었다. 하와이에서 한 달 살기를 하면서 친구도 초대하려 했는데 '번외수사' 촬영이 끝나기 한 달 전쯤 코로나가 터졌다. 데뷔하고 일만 해서 쉴 때는 어떻게 활용할 지 몰랐기 때문에 쉴 때 이걸 활용하지 못했다. 모두가 안전하게 여행을 즐기면서 다니는 때가 오기를 바란다.

-'술도녀'가 이선빈에게 주는 의미는?

▶진짜 친구들을 만들었다. 친구 같은 선배님들을 얻게 됐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사람 냄새나는 작품'이 내가 잘 보여줄 수 있는 장르구나라고 느꼈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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