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오프너 승부수' NLDS 5차전, 키포인트는?

김동윤 기자  |  2021.10.15 03:25
샌프란시스코의 버스터 포지(왼쪽)와 LA 다저스의 저스틴 터너./AFPBBNews=뉴스1 샌프란시스코의 버스터 포지(왼쪽)와 LA 다저스의 저스틴 터너./AFPBBNews=뉴스1
LA 다저스가 승부수를 던졌다. 선발로 예고됐던 훌리오 우리아스(25)가 아닌 불펜 투수 코리 크네블(30)을 첫 번째 투수로 내세운 '오프너 작전'을 개시했다.


다저스는 15일 오전 10시 7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영원한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021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 3선승제) 5차전을 치른다.

다저스 선발로는 우완 불펜 크네블이 나선다. 미국 매체 LA 타임스는 15일 "우리아스가 아프거나 뛸 수 없어 선발로 나서는 것이 아니다. 크네블은 오프너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매체 NBC 스포츠 베이 에어리어도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샌프란시스코가 우완 크네블을 상대로 좌타자 중심의 선발 라인업을 꺼내도록 유도한 뒤 우리아스를 내보려는 것 같다"고 예상했다.

크네블이 오프너로 나선다 해도 다저스의 키포인트는 역시 '가을 남자' 저스틴 터너(37)의 반등과 우리아스의 호투다. 올해 샌프란시스코가 시스템적으로 100승 팀을 만들어냈다면 다저스는 정교한 시스템에 재능을 더해 100승 팀을 만들어냈다. +269의 정규 시즌 최고 득실차가 다저스 선수단이 가진 저력을 실감케 한다. 그리고 단기전에서 그 저력은 빛을 발하고 있다.

상위 타선은 무키 베츠(29)부터 윌 스미스(26)까지 쉬어 갈 곳이 없다. 하위 타선에서도 후보 개빈 럭스(24)와 정규 시즌 1할 타율의 굴욕을 맛본 코디 벨린저(26)마저 이번 시리즈에서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아스 역시 2차전 선제 적시타를 뽑아내는 등 타격이 좋은 투수다.

유일하게 침묵하는 것이 터너다. 그는 이번 디비전 시리즈 전까지 다저스에서만 통산 8번의 포스트시즌, 16개의 시리즈에 나서 타율 0.294(272타수 80안타), 13홈런 42타점을 마크했다. 터너의 포스트시즌 13홈런은 구단 역사상 최다 홈런 기록이자 메이저리그 3루수 역대 최다 기록이다. 이랬던 터너가 이번 샌프란시스코와 디비전 시리즈에서는 타율 0.059(17타수 1안타)에 그치며 타선의 흐름을 끊고 있다.

한편, 우리아스는 포스트시즌에서 통산 19경기 7승 2패 평균자책점 2.68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지난해에는 보직을 가리지 않고 6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17의 성적을 적어내며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강심장' 우리아스의 모습은 지난 2차전에서도 5이닝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드러났다. 2차전에서 그는 최고 시속 95.2마일(약 153㎞)의 빠른 공과 커브, 체인지업을 고루 섞어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의 범타를 끌어냈다. 직구-커브 위주의 피칭을 하던 우리아스가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것도 눈여겨볼 점이다. 체력은 걱정 없다. 웹보다 하루 덜 쉬었지만, 2차전 투구 수가 72개에 불과해 최상의 컨디션으로 5차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다만 한 가지 신경 쓰이는 기록이 있다. 올해 우리아스는 정규 시즌 32경기 20승 3패 평균자책점 2.96으로 승운이 따랐다. 그러나 유독 웹과 정규 시즌 3번의 선발 맞대결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우리아스의 올해 샌프란시스코 상대 성적은 5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3.38, 29⅓이닝 33탈삼진으로 나쁘지 않았으나, 웹과 맞대결에서는 모두 팀이 패했다. 포스트시즌 맞대결에서는 우리아스를 앞세운 다저스가 웹을 내건 샌프란시스코에 승리할 수 있을지도 관심 포인트다.

LA 다저스의 훌리오 우리아스(왼쪽)와 샌프란시스코의 로건 웹./AFPBBNews=뉴스1 LA 다저스의 훌리오 우리아스(왼쪽)와 샌프란시스코의 로건 웹./AFPBBNews=뉴스1


샌프란시스코는 1차전 경기력을 5차전에서 재현해야 한다. 샌프란시스코의 1차전 승리 요인은 로건 웹(25)의 7⅔이닝 10탈삼진 무실점 호투와 포수 버스터 포지(34)의 투수 리드였다.

선발 웹은 최고 시속 95마일(약 153㎞), 평균 시속 93마일(약 150㎞)로 빠른 공이 강점인 투수가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공을 스트라이크존 가장자리에 정확하게 넣을 수 있는 제구가 가장 큰 강점이다. 볼 카운트가 불리할 경우 우타자를 상대로 싱커, 좌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꽂아 넣어 스트라이크를 만든다. 볼 카운트가 유리할 때면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슬라이더를 던진다. 그렇게 웹은 1차전에서 21번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그 중 체인지업이 12번, 슬라이더가 7번이었다.

포지는 이러한 웹의 잠재력을 100% 끌어올려 주는 포수다. 1차전에서 포지는 카를로스 토레스 주심이 바깥쪽 공에 관대한 성향을 잘 이용했다. 메이저리그 심판들의 스트라이크존 판정 결과를 집계하는 '엄파이어스코어카드'에 따르면 1차전에서 토레스 주심은 스트라이크 판정이 옳았는지를 나타내는 정확도에서 93%로 평균(94%)보다 약간 낮았지만, 꾸준히 잡아줬는지를 나타내는 일관성에서는 99%로 평균(96%)보다 높았다.

즉 토레스 주심은 자신만의 확고한 스트라이크존을 갖고 있었고, 포지는 그런 주심의 성향을 파악해 활용했다. 포지는 이번 디비전 시리즈 4경기에서 두 번의 팀 완봉승을 이끌었는데 기록만 봐도 그의 투수 리드가 샌프란시스코의 승리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메이저리그 통계 전문가 사라 랭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많은 팀 완봉승을 거둔 구단은 뉴욕 양키스(32번), 샌프란시스코(27번), 애틀랜타(23번) 순이다. 그리고 포지는 그 27번 중 14번을 잡아냈다"고 말했다. 그리고 팀 완봉승을 이끈 횟수 14번은 메이저리그 역대 포수 중 1위다. 2, 3위에 이름을 올린 명포수 야디에르 몰리나(39·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8번, 요기 베라(뉴욕 양키스)의 7번보다도 크게 앞선다.

웹은 포지의 리드에 따라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포스트시즌에서 불안해진 불펜진 때문이다.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는 전반기 시행착오를 거쳐 후반기 팀 불펜 평균자책점 1위(2.61)의 강력한 불펜진을 구성했다. 그러나 이번 디비전 시리즈에서는 2경기(2차전, 4차전)에서 10점을 내주는 등 불안함을 노출하고 있다. 웹이 일찍 내려간다면 '평균 구속 100마일(약 161㎞) 마무리' 카밀로 도발(24)이 등판할 9회까지 갈 길이 험난하다.

이번 맞대결은 또 언제 볼지 모를 귀한 구경거리다. 1903년 월드시리즈가 시작된 이후 두 팀은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서 만난 적이 없다.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가 이긴 팀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승자독식 경기(Winner-take-all game)를 가진 적도 딱 두 번 있었다. 1951년, 1962년 있었던 내셔널리그 타이브레이크 경기로 두 번 모두 샌프란시스코가 다저스를 제압하고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 지었다.

자존심 문제도 있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중요한 경기다. 미국 연봉 통계 매체 스포트랙에 따르면 올해 다저스는 1억 9800만 달러(약 2350억원)로 팀 연봉 2위, 샌프란시스코는 1억 400만 달러(약 1234억원)로 16위에 위치했다. 많은 투자를 한 두 팀이 라이벌에 밀려 다음 단계까지 나아가지 못한다면 탈락의 아픔은 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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