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문→반성→또 논란... "달라지겠다" 안우진, 이번엔 '진짜'여야 한다 [★고척]

고척=김동영 기자  |  2021.09.24 05:00
23일 NC전 승리 후 인터뷰에 나선 키움 안우진. /사진=김동영 기자 23일 NC전 승리 후 인터뷰에 나선 키움 안우진. /사진=김동영 기자
방역수칙 위반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2)이 돌아왔다. 복귀전부터 호투를 뽐냈다. 실력과 별개로 구설수가 잦다. 입단 4년차 22살 선수인데 '문제아' 이미지가 강하게 박힌 모습. 안우진은 "달라지겠다"고 했다. 전에도 그랬다.


안우진은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 2연전 첫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4피안타 1사구 10탈삼진 1실점의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최고 156km-평균 152km의 강속구가 일품이었다. 슬라이더도 날카로웠고, 커브 역시 각도 크게 '뚝' 떨어졌다. 간간이 섞은 체인지업도 위력적이었다. 팀이 4-1로 이기면서 승리투수도 됐다. 시즌 4승(7패)째. 키움은 이 승리를 통해 6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안우진이 빠른 공을 던지고, 호투하는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 이날 전까지 평균자책점 3.24를 찍는 등 선발진의 한 축이었다. 문제는 안우진이 돌아온 시점이다. 하필 '이날'이었다.

안우진은 지난 7월 원정 숙소를 무단 이탈해 술자리에 참석한 것이 들통났다. 비난이 쏟아졌고, KBO가 36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키움도 따로 500만원 벌금을 부과했다. 이 36경기 징계가 22일로 끝났다.

23일 고척 NC전에 선발 등판해 승리투수가 된 키움 안우진. /사진=키움 제공 23일 고척 NC전에 선발 등판해 승리투수가 된 키움 안우진. /사진=키움 제공
당초 홍원기 감독은 "안 쓰겠다"고 했다. "올 시즌 구상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우진의 1군 복귀를 결정했다. 말을 바꾼 것.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 했으나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어쨌든 키움은 안우진의 복귀를 강행했다. 결과도 최상이었다. 지긋지긋한 연패를 끊었다.

경기 후 안우진을 만났다. 안우진은 가장 먼저 "프로야구선수로서 잘못된 행동을 했다. 반성하고 있다. 팀원들과 모든 팬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며 사과부터 했다.

끝이 아니었다. "실망을 많이 시켜드렸다. 죄송하다. 팀원들이나 형들이 잘못했으니까 반성하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죄송하다는 말씀 외에 드릴 말이 없다. 팀원들에게도 미안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며 연신 죄송하다고 했다.

사실 안우진은 데뷔 초부터 안 좋은 이미지로 시작했다. 고교 시절 학교 폭력을 휘두른 것이 문제가 됐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로부터 자격정지 3년 징계를 받았다.

아마추어 단체의 징계였기에 한국야구위원회(KBO) 차원의 징계는 명분이 없었다. 대신 키움(당시 넥센)이 갓 입단한, 계약금 6억원을 안긴 1차 지명 특급 유망주에게 50경기 출전정지 자체 징계를 내렸다. 이 징계를 소화한 직후 2018년 5월 25일 1군 무대에 데뷔했다.

23일 고척 NC전에 선발 등판해 호투를 펼친 키움 안우진. /사진=키움 제공 23일 고척 NC전에 선발 등판해 호투를 펼친 키움 안우진. /사진=키움 제공
당시에도 여론은 좋지 않았다. 안우진은 "좋은 선수보다 좋은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반성하며 지냈다"고 말했다. 이후 3년이 흐른 2021년 7월 다시 사고를 쳤다. 데뷔 첫 3년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뛰다 올 시즌 선발로 자리를 잡는 듯했는데 다시 논란이 터졌다.

팬들에게 다시 '찍힌' 상황이다. 실망의 목소리가 크다. 그리고 이번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36경기 출장정지가 끝나자 마자 1군에 돌아왔다. 물론 감독과 구단의 결정에 따른 것이겠으나 비판을 피해갈 수는 없다.

안우진은 "잘못에 대해 많이 반성을 했다. 자숙하면서 깊이 생각을 했다. 그렇게 지낸 것 같다"며 "정말 죄송하다. 이제는 달라진 모습을 꼭 보여드려야 한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다 내 잘못이다"고 말했다.

79일 만에 오른 마운드였다. 그래도 강속구를 뿌리며 상대를 제압했다. 퀄리티스타트(QS)급 호투를 펼쳤다. 팀도 이겼다. 일반적이라면 축하를 받아 마땅한 하루다. 그러나 안우진은 경기 후 굳은 표정으로 연신 "죄송하다"고 했다.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한 번 박힌 안 좋은 인상은 깨기 어렵다. 이번에는 진짜여야 한다. 그래야 '문제아' 꼬리표를 뗄 수 있다. 재능이 모든 것을 커버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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