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에서 뉴트로트 개척자로.."안성준이 곧 장르였으면"[★FULL인터뷰]

공미나 기자  |  2021.07.30 15:00
트로트가수 안성준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트로트가수 안성준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무대를 보면 "타고났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가수들이 있다. 올 초 종영한 MBC '트로트의 민족'에서 1대 가왕이 된 안성준도 그런 경우다.

'트로트의 민족'에서 트로트에 K팝, 랩, 댄스, 연기를 섞은 무대를 보여주며 끼를 발산한 안성준. 그 덕분에 '뉴트로트의 개척자'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그가 생각하는 '뉴트로트'란 무엇일까.

"말 그대로 새로운 트로트라고 생각해요. 트로트가 워낙 예전부터 있던 고유의 음악처럼 느껴서 '식상하다'고 보시는 분들이 있어요. 하지만 트로트에도 장르가 다양하게 섞일 수 있고, 장르의 폭이 더 넓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뉴트로트'고요."



이러한 무대를 할 수 있었던 건 그가 과거 힙합 음악을 했던 영향이 크다. 다양한 음악을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흑인음악에 관심이 많았다는 안성준은 몇 년 전까지 래퍼로 활동을 했다. 하지만 늘 자신감 부족으로 무대 울렁증에 시달렸다. 그런 안성준은 어느날 우연히 서게 된 한 무대를 계기로 트로트로 전향을 마음먹었다.

"어느 날 노인대학 입학식 무대에 서게 됐어요. 당시 관객 연령대가 7080이라 트로트를 하나 불러달라고 부탁받았어요. 트로트 메들리로 무대를 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어르신들이 저를 보는 눈빛이 손자보듯이 따스하고 편안했어요. 힙합을 할 때는 '잘해야지'라는 마음으로 긴장했는데, 트로트를 할 때는 잘해야지가 아니라 '신나게 해드려야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트로트가수 안성준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트로트가수 안성준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갑작스럽게 전향한 트로트도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안성준은 긴 시간 트로트를 해온 이들보다 실력이 뒤쳐진다는 생각에 잠겨 슬럼프를 겪게 됐다. 하지만 안성준은 자신만의 방식대로 해답을 찾았다. 기존 트로트를 답습하지 않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나만의 것'을 만들어갔다. 안성준은 "테마파크에서 주말 알바 개념으로 EDM에 트로트를 섞어 부르니 반응이 좋았다"며 "그때부터 자신감이 생겨 내 방식대로 트로트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해결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어요.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화려한 무대를 보여주자. 그래서 댄서를 4명씩 데리고 다녔어요. 제 노래가 안 된다고 하면 '댄서들을 데려왔는데, 이 사람들은 제 노래 춤 밖에 출 줄 모른다'고 해서 무대에 설 수 있었죠. 공연 페이보다 비용이 더 들어서 적자였지만 1년만 해보자는 마음이었죠. 댄서들과 화려한 무대를 보여주니 반응이 오더라고요."

하지만 이후에도 메르스 등 사회적 이슈와 맞물려 몇 년째 설 수 있는 무대가 없어졌고,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이런 상황 속 그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이 '트로트의 민족'이었다. 앞서 여러 차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일찍 탈락을 맛본 경험이 있는 그는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이니 당당하게 하자'라는 마음으로 '트로트의 민족'에 도전했다.

"1라운드, 2라운드, 3라운드까진 반신반의했어요. 4라운드 '해 뜰 날' 무대를 선보일 때쯤부터 '어쩌면 나 잘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라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트로트가수 안성준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트로트가수 안성준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트로트의 민족'에서 우승한 후 안성준의 삶에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우선 최근 그는 대구에서 남양주로 이사를 했다. '트로트의 민족' 출연 당시에도 대구와 서울을 왔다갔다 하며 스케줄을 소화했던 그에게 큰 변화다.

또 다른 변화는 그간 잃어버린 자신감을 완벽히 되찾았다. 그는 "잘 될거라고 생각하면 잘 되더라. 또 자신감이 있으면 그게 무대에서 보여진다"라며 "앞으로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트로트가수 안성준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트로트가수 안성준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개성 있는 무대로 '트로트계의 싸이'라는 수식어도 얻은 안성준은 롤모델 역시 싸이다. "싸이의 무대에서 느껴지는 에너지가 멋져요. 저도 무대 위에서 저런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어요. 또 사람들이 싸이를 단순히 래퍼, 보컬리스트라고 정의하지 않잖아요. 그렇다면 싸이의 음악 장르는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그냥 '싸이음악' 이더라고요. 제 음악도 안성준이라는 장르가 됐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계획을 묻자 "다이어트"라고 말한 안성준은 "5kg을 뺐지만 앞으로 더 빼서 무대에서 가벼운 느낌을 주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상황을 타파하고 다 같이 '쏜다'를 외칠 수 있는 그날까지 곡을 열심히 홍보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지금은 회식도 못해서 쏘고 싶어도 쏠 수 없는 상황인데, 코로나19가 빨리 끝나서 너도나도 '쏜다'를 외칠 수 있는 상황이 왔으면 좋겠어요."

공미나 기자 mnxoxo@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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