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노려보며 도발, '껌 좍좍' 건들건들... 겁 없는 24살 누구?

김우종 기자  |  2021.06.17 22:05
헤수스 산체스(왼쪽)과 김광현. /AFPBBNews=뉴스1 헤수스 산체스(왼쪽)과 김광현. /AFPBBNews=뉴스1
비록 메이저리그에서는 2년차에 불과하지만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김광현 앞에서 건들건들 움직이며 참 요란한 동작을 보여준 겁없는(?) 타자가 있었다.


김광현이 올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 투구를 펼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는 16일(한국시간) 안방인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마이애미 말린스전에 선발 등판, 6이닝(102구) 3피안타 5볼넷 6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0-1로 뒤진 상황서 마운드를 내려오며 승리는 따내지 못했지만 인상적인 투구였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4.05에서 3.72로 낮췄다.

이날 마이애미에서 눈에 띄는 타자 한 명이 있었다. 바로 1997년생의 헤수스 산체스(24)였다. 돈 매팅리 마이애미 감독은 이날 그를 처음으로 콜업한 뒤 곧장 5번 타자 겸 좌익수로 기용하며 믿음을 보여줬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산체스는 2014년 탬파베이 레이스와 계약을 맺은 뒤 지난해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2019년 7월 탬파베이와 2:2 트레이드를 통해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시즌에는 메이저리그 10경기에 출전해 25타수 1안타로 타율이 4푼밖에 되지 못했다.

그런데 올 시즌 트리플A 무대에서는 33경기서 타율 0.349(129타수 45안타) 28타점 19득점 9홈런 출루율 0.345 장타율 0.471로 맹활약했고, 결국 매팅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김광현은 1회 2사 1,2루 위기에서 처음으로 산체스를 상대했다. 그는 타석에 들어서기 전부터 상당히 번잡한 동작을 보여줬다. 일본 야구의 레전드 스즈키 이치로처럼 배트를 한 손에 든 채 김광현을 가리키는 모습도 보였다. 산체스는 초구에 힘차게 배트를 휘돌리며 파울을 때려냈다. 2구째는 바깥쪽 낮은 공이었는데 스트라이크가 선언됐다. MLB.com 게임데이 상에는 보더라인에 살짝 걸친 공으로 나왔다. 그런데 이 공을 두고 산체스는 볼이라고 생각한 듯 계속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웃음을 지었다.

이후 타석에서 그의 동작이 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무릎과 다리를 앞뒤로 흔들며 리듬을 탔다. 오른손으로 배트를 든 채 홈 플레이트를 두들기는 등 요란한 동작을 계속 취했다. 투수 입장에서는 눈에 거슬릴 수밖에 없을 정도로 눈에 띄었다. 무릎으로 반동을 준 그는 김광현을 노려보며 도발하기도 했으나 결국 2루 땅볼로 물러났다.

3회 김광현이 첫 실점을 기록한 뒤 2,3루 위기서 또 산체스가 타석에 들어섰다. 이번에는 껌을 좍좍 씹으며 김광현을 현혹시켰다. 배트를 크게 헛돌리는 모습은 여전했다. 때로는 천진난만한 미소도 지었다. 몸을 계속 들썩거리며 김광현을 흔들려고 한 산체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손건영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메이저리그 통산 안타가 하나 있는 선수치고는 동작이 굉장히 요란하다"면서 "좌타자이긴 한데, 게리 셰필드(53)의 전성기 시절 스윙을 보는 듯하다. 어마어마하다"고 평했다. 산체스는 자신의 머리 근처에서 벌레가 맴돌자 짜증을 내기도 했다. 결국 김광현이 3루 땅볼로 산체스를 유도하며 또 한 번 승리했다.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껌을 요란하게 씹으며 타석에 들어서자 손 위원은 "이 선수 좀 굉장히 눈에 거슬리네요. 첫 콜업에 땅볼 2개 치고도 굉장히 밝아요. 스윙은 굉장히 호쾌하고 좋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 승부서도 김광현이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며 웃었다. 비록 김광현을 상대로 안타는 치지 못했지만 이튿날 세인트루이스전에서는 올 시즌 첫 안타를 신고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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