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울산=유상철 공식, 먼저 사인해주고 사진 찍어준 사람” 2005 우승 멤버 증언

스포탈코리아 제공   |  2021.06.09 14:14


[스포탈코리아=울산] 이현민 기자= “(유)상철 감독은 울산 현대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팬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사인해주고 사진 찍어준, 스타의 벽을 허문 진정한 스타플레이어였다.”

췌장암과 사투를 벌이던 유상철(49) 감독이 지난 7일 영면했다. 축구계를 포함해 각계각층 인사들, 축구팬들이 영면 소식을 접한 뒤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9일 오전 축구인들과 가족의 배웅 속에 별이 됐다.

유상철 감독은 울산 레전드다. 1994년 울산을 통해 프로에 데뷔했고, 아홉 시즌 동안(1994∼1998, 2002∼2003, 2005∼2006) 142경기에 출전해 37골 9도움을 기록했다. 1996년과 2005년 울산의 우승을 이끌었고, 1998년에는 득점왕을 차지했다. 때문에 유상철 감독의 부고 소식을 들은 울산 구단은 충격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울산은 8일 유상철 감독의 마지막을 함께 할 수 없는 팬들을 위해 문수축구경기장 S8게이트 앞에 조문 장소를 마련했다. 유상철 감독이 현역 시절 호랑이 군단 유니폼을 입고 문수축구경기장과 울산종합운동장 그라운드를 누볐던, 2006년 은퇴식,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시절 적으로 만났던 순간까지. 그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가장 눈에 들어온 사진은 서울아산병원에 안치됐던 사진과 같은 환희 웃는 모습이었다.





울산은 추모공간을 밤새 열어뒀다. 직원들은 주간에 교대로 상주하며 조문객을 맞았다. 울산 서포터스인 처용전사를 중심으로 남녀노소, 연령을 불문하고 수 십 명의 팬이 다녀갔다. 구단 머플러, 주류, 비타민 음료, 초코파이 등 레전드가 혹여나 마지막 가시는 길에 시장하시지 않을까 각자 준비한 선물이 정성스럽게 놓여있었다.

“울산의 영원한 6번 유상철을 기억하며...”

“편히 잠드소서, 감사했습니다.”

일부 팬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추모 메시지 공간에 팬들이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9일 정오에는 울산광역시장과 울산시설공단 이사장이 현장을 찾았다. 이밖에 울산시 관계자, 울산 팬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30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유상철 감독을 기리기 위한 추모는 계속됐다.

현장에서 유상철 감독과 동고동락하며 2005년 울산 우승을 이끌었던 한 관계자를 만났다. 그 역시 아직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듯했다.

“유상철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일본 J리그에 갔다. 2005년에 다시 울산으로 와서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바로 위 선배가 노정윤 선수밖에 없었다. 유상철 감독은 항상 솔선수범하는 분위기 메이커였다. 동료들이 의기소침하면 파이팅을 불어넣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무엇보다 격이 없이 지냈다. 이호 코치가 막내였던 걸로 기억한다. 오죽하면 후배들이 ‘진짜 저 형을 닮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그라운드 안에서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정도로 다재다능했고, 밖에서도 존경받는 선수였다.”



유상철 감독은 후방에서 든든히 지원해주는 사무국 직원들, 그리고 팬들에게 깎듯이 했다. 축구선수로 플레이뿐 아니라 인간미가 넘쳤다.

“직원들에게 굉장히 친근하게 다가갔다. 2002 월드컵이 끝나고 영웅 타이틀이 붙었지만, 전혀 그런 것 없이 모든 이를 편하고 동등하게 대했다. 팬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사인해주고, 같이 사진도 찍고. ‘울산하면 유상철, 유상철하면 울산’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구단과 팬들에게 애정이 많았다”고 참된 인품에 감탄했던 사연을 털어놨다.

유상철 감독이 지도자로 문수축구경기장을 찾았을 때 이 관계자는 조금 겁이 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심 좋았다고.

“인천으로 가기 전 울산대학교 감독을 했다. 당시 울산대 성적이 좋았다. 지략이 좋고 전술적 식견이 뛰어났다. 무엇보다 울산을 잘 알았다. 많이 부담스러웠지만, 유상철 감독이 벤치에서 지휘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 아직도 머릿속에 선명하다.”

이제 만날 수 없다. 모두가 그를 가슴 속에 품었다. 이 관계자 역시 마찬가지다. “현역 시절 마지막으로 뛰었던 곳에서 유상철 감독을 보내게 됐다. 많은 추억이 떠오른다. 모두 슬퍼하고 그리워한다. 유상철 감독도 알 것이다. 하늘나라에서 울산과 한국 축구의 발전을 응원해줬으면 한다”고 작별을 고했다.

울산은 오는 13일까지 유상철 감독 추모 공간을 개방한다. 잠시 휴장에 들어간 뒤 20일 오후 4시 성남FC와 K리그1 순연 경기가 열리기 전(오전)에 마지막으로 팬들과 만난다. 울산은 이 경기를 ‘유상철 감독 추모경기’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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