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케치] 인천 구성원 모두가 유상철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스포탈코리아 제공   |  2021.06.08 23:14


[스포탈코리아=인천] 김희웅 인턴기자= 유상철 전 감독을 떠나보내는 인천 유나이티드에는 슬픔이 가득했다. 곳곳에 유 감독의 사진이 놓여있었다. 영정 속 환하게 웃고 있는 유 감독의 모습 탓에 더욱 슬픔이 묻어나왔다.

인천 구단은 8일 낮 12시 30분부터 유 감독을 추모하기 위해 인천축구전용경기장 1층 VIP 출입구에 임시 분향소를 마련했다.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빈소가 마련됐지만, 인천 팬들을 위한 유가족의 배려가 있었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유가족분들도 많은 팬이 오시길 원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유족들의 동의가 있어야 했는데,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고 설명했다.



임시 분향소 주변에는 유 감독을 떠나보내는 많은 이들의 비통한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인천에서 유 감독과 사제의 연을 맺은 김진야(FC서울)는 화환을 보내 슬픈 마음을 표했다. 한 편에는 팬들이 유 감독에게 마지막으로 전하는 메시지가 가득했다.

분향소에는 유 감독을 추모하기 위해 구단의 모든 관계자가 모여들었다. 구단 직원들, 팬, 감독, 선수 등 수많은 인천 구성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팬들의 응원으로 항상 떠들썩한 인천 구장이지만, 이날만큼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 추모가 이어졌다. 모든 이들이 위아래로 검정 옷을 차려입었고, 애통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현 인천 선수단과 코치진 모두 유 감독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조성환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이 분향소를 지켰다. 캡틴 김도혁, 송시우, 임은수, 이태희 등 제자들도 스승과의 이별에 무거운 표정이 역력했다. 이번 시즌 팀에 합류해 유 감독과 직접적인 연은 없지만, 이강현도 슬픔을 함께했다.

팬들도 유 감독의 명복을 빌었다. 인천을 시민들을 비롯해 다른 지역에서도 조문을 왔다. 학교를 마치고 온 10대 팬부터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유 감독 별세 소식에 분향소를 찾았다.



한 자 한 자 포스트잇에 유 감독을 위한 마지막 말을 적던 20대 두 청년의 얼굴에는 유독 슬픔이 가득했다. 서울에서 인천까지 한달음에 달려왔다. 인천 팬이라고 밝힌 둘은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 충격을 받았다. 나이가 어려 선수보다는 감독님으로 기억에 남아 찾아왔다”며 분향소를 들른 이유를 전했다.

8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인천을 이끈 유 감독이지만, 팬들의 가슴 속 깊이 자리 잡았다. 두 팬은 “투병 중이신데도 인천 잔류를 위해 노력을 해주신 분”이라며 입을 모았다.

인터뷰에 응하던 한 청년은 목이 멘 듯 잠시 말을 멈췄다가 “하늘에서는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동안 선수, 감독으로서 고생하신 거 감사하고 편하게 쉬셨으면 좋겠다”며 유 감독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정말 많은 이들이 유 감독의 마지막을 함께했고, 슬퍼했다. 그를 직접 마주하지 않아도 그가 좋은 사람이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늘 구단 직원들에게 열린 마음으로 다가오셨고, 배려가 몸에 배신분이었다. 정도 많으셨고, 직원들을 많이 챙겨주신 감독님”이라고 했다.

동고동락했던 이의 전언처럼 유 감독은 정이 많은 감독이었다. 췌장암 투병으로 인해 지휘봉을 내려놓고도 컨디션이 괜찮을 때마다 인천 구장을 찾았다. 연초마다 하는 연탄 봉사 식사 자리에도 아픈 몸을 이끌고 올 만큼, 인천 구성원들을 사랑했다.

비록 췌장암을 이겨내고 인천에 복귀할 것이라는 약속을 지키지는 못했지만, 인천 구성원들의 가슴 속에는 ‘참 고마운 감독님’으로 남아 있었다.

“우리의 영웅 유상철,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김희웅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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