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신인→트레이드→음주사고' 파란만장 "야구 떠나 반성 많이했다"

잠실=김우종 기자  |  2021.05.07 05:00
두산 강승호가 6일 잠실 LG전에서 3회말 첫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두산 강승호가 6일 잠실 LG전에서 3회말 첫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2년 만의 1군 실전 복귀전. 상대 배터리는 타격 감각이 떨어졌을 거라 판단했다. 하지만 그는 첫 타석부터 홈런포를 터트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두산 유니폼을 입은 강승호(27)가 징계 해제 후 첫 경기에서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강승호는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홈 경기에 8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장,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그의 1군 무대 출전은 지난 2019년 당시 SK(현 SSG) 유니폼을 입고 뛴 4월 14일 KIA전 이후 753일, 약 2년 만이었다.

돌이켜 보면 파란만장했다. 순천북초-천안북중-북일고를 졸업한 강승호는 2013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대형 신인이었다. 입단 계약금은 2억원. 이후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2018년 7월 LG에서 SK로 트레이드됐다.

하지만 불미스러운 일로 야구계를 떠나야만 했다. 2019년 4월 음주운전 사고를 내며 임의 탈퇴 처분을 받은 것이다. 이는 2020년 8월 해제됐다. 그리고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90경기 출전 정지 및 봉사활동 180시간, 제재금 1000만원의 징계를 받은 그는 징계 해제와 동시에 이날 복귀전을 치렀다.

6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마주한 강승호는 "야구를 떠나서 반성을 많이 했다. 야구에 대한 절실함도 많이 생겼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준비를 하다 보니 한 달이라는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면서 "부담보다는 설레는 마음이 크다. 잘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한 달 동안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준비한 대로 하면 좋은 결과 나올 거라 본다"고 이야기했다.

공교롭게도 복귀전 첫 상대가 그의 친정 팀인 LG였다. 그러나 강승호는 "LG에서 SK로 갔을 때에는 느낌이 이상하고 어색했는데, 이제 별다른 느낌은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날 강승호는 팀이 0-5로 뒤진 3회 선두타자로 나와 LG 선발 수아레즈의 초구 속구(149km)를 공략, 좌중월 홈런포로 연결했다. 홈런을 친 그는 고개를 숙인 채 묵묵히 그라운드를 돌았다. 이어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뜨거운 축하 인사를 받았다. 경기 후 상대 팀 LG 포수 유강남은 "(강)승호가 LG에도 있었지만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을 거라 생각했다. 수아레즈의 빠른 볼이 먹힐 거라 생각했는데, 그걸 초구에 넘기더라. 그래서 저도 사실 깜짝 놀랐다"며 "다음 승부에서는 볼 배합에 변화를 줬고 주효했다"고 전했다.

그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반성'과 '간절함', 그리고 '절실함'이라는 단어를 계속 꺼냈다. 강승호는 "나태해진 모습보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면서 "일찍 봉사활동을 하러 오전 6~7시에 버스를 많이 탔다. 편도 1시간 정도 거리였는데,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만원이었다. 그걸 보면서 정말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는 걸 느꼈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느낀 것도 많고 공부도 많이 됐다"며 앞으로의 활약을 다짐했다.

두산 강승호가 6일 잠실 LG전에서 3회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뉴시스 두산 강승호가 6일 잠실 LG전에서 3회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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