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원PD "'PD수첩'→'심야괴담회', 유배지서 괴담 4년 봤죠"(인터뷰①)[스타메이커] - 스타뉴스

임채원PD "'PD수첩'→'심야괴담회', 유배지서 괴담 4년 봤죠"(인터뷰①)[스타메이커]

[스타메이커](124) MBC '심야괴담회' 임채원 시사교양 PD

한해선 기자  |  2021.05.05 10:30
편집자주 | [스타메이커] 스타뉴스가 스타를 만든 '스타 메이커'(Star Maker)를 찾아갑니다. '스타메이커'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 뿐만 아니라 차세대 스타를 발굴한 국내 대표 '엔터인(人)'과 만남의 장입니다.
MBC '심야괴담회' 임채원 PD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MBC '심야괴담회' 임채원 PD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이번 스타메이커는 20여 년간 방송가에 전멸했던 괴담, 공포 장르를 재발굴한 PD를 찾아갔다. MBC 시사교양국 임채원PD(43)가 지난 1월 내놓은 '심야괴담회'가 본격 미스터리 괴담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으로 방송가에 신선한 레트로 바람을 불어넣었다. 90년대 방송가를 주름잡은 납량 프로그램 MBC '이야기 속으로', SBS '토요미스테리 극장', KBS '전설의 고향'이 사라진 후 미스터리, 공포, 괴담은 인터넷 문화로 떠돌고 있었다. 최근들어 1020세대가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이에 열광하는 양상을 보이던 중 '심야괴담회'가 이야기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고, 기성세대는 TV로 괴담을 다시 접하며 반가워했다. 이 콘텐츠가 온라인을 타고 해외에서도 사연이 상당수 온다고 한다. '괴담'이 극소수만의 문화가 아니란 방증이다.

"매운 닭발 먹은 것 같다", "사우나 갔다온 느낌이다"

'심야괴담회'는 지난 1월 파일럿으로 등장해 단 2회 만에 시청자들의 호평과 관심을 받고 3월 정규 프로그램으로 론칭했다. MC 김구라와 공포 마니아 김숙, 괴담 수집가 허안나, 괴담꾼 황제성, 한국 괴물 연구 역사학자 심용환, 화학자이자 SF 소설가인 곽재식 작가, 하도권, 홍윤화, 황보라, 서이숙, 한승연 등의 괴스트(게스트)가 매주 3~4개의 시청자 괴담을 소개한다. 여기서 나오는 케미스트리가 꽤나 큰 웃음을 주기도 한다. 김숙, 허안나가 호러력을 자랑하면 황제성이 깜짝 깜짝 놀라고, 김구라와 곽재식 작가가 '산통 브라더스'로 과학적 접근을 한다. 심용환은 역사적 접근으로 이야기를 풍부하게 전달한다.

'심야괴담회'는 물이 차 있는 음산한 스튜디오 세트 구성과 촛불, 팥 항아리 등의 소품이 절로 공포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에선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국내 최초 '괴담 스토리텔링 챌린지'를 펼치는데, 사연자에게는 44명의 방청객 '어둑시니'가 밝힌 촛불의 수만큼 상금이 전달된다.

/사진=MBC/사진=MBC


-PD님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2006년에 MBC에 입사해 특집 다큐멘터리와 '네버엔딩스토리'를 연출했다. 쇼양, 다큐를 하다가 '불만제로', 'PD수첩'을 주로 했다. 'PD수첩'을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1년부터 하다가 노조 탈퇴를 종용 받았다가 구로디지털단지로 6년 반 유배됐다. 난 PD 생활이 끝나는 줄 알았는데 늦둥이를 봤다. 다큐를 1년 하고 아프리카도 갔다가 'PD수첩'을 오래 연출했다.

-'심야괴담회' 탄생 배경은 어떻게 되는가.

▶유배 당시 내가 주조실에서 밤 근무를 했다. 밤에 할 게 없어서 책을 하나 번역했는데, 퇴고 작업을 하면서 머리가 과열이 되니까 짤막하게 볼 게시판들을 봤다. 어쩌다 괴담게시판을 접했는데 신기한 게 많더라. 좋은 글이 박수만 받고 끝나는 걸 보고 이런 걸 방송에서 돈을 주고 사서 가공해서 팔아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PD수첩'을 할 때 여기저기 다니면서 기획안이 생각났다. 이유환 전 본부장이 취임하면서 공모전이 열렸고 나는 기획안 두 개를 냈다. 그 중 하나가 호응을 얻고 '심야괴담회'로 론칭하게 됐다. '이야기속으로' 아카이브를 활용해 괴담 분량을 늘려 정규로 선보이게 됐다. 3년 반 동안 괴담 게시판을 보다보니 괴담에 대한 기호가 있다는 걸 알았다. 제작진 안에서도 다양한 기호가 있는 걸 알았다.

-'심야괴담회'가 과거 납량 프로그램과 다른 결의 괴담 전달, 웃음을 선사한다. 다양한 프로그램 출신의 제작진이 있다고.

▶'서프라이즈', '걸어서 세계 속으로', '쇼미더머니', '수요미식회' 출신 피디들이 있다. '안녕하세요', '개는 훌륭하다' 출신의 작가님도 있다.

-'PD수첩', '불만제로'로 시사, 고발 프로그램을 연출하다가 예능 성격의 '심야괴담회'를 처음 선보였는데 괴리감이 있지 않았는지.

▶처음엔 과거의 경험을 버리려고 했다. 로마에 가려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고 교양 PD가 예능 시스템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교양국에서 예능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게, 교양의 문법을 예능에 접목하려고 했던 것 같다. 나는 아예 제로 베이스에서 처음부터 배우려 했다. 후배들이 '쇼양' 프로그램을 잘 하도록 인프라를 잘 구축하고 싶다. 후배들이 언제까지 'PD수첩'만 할 수는 없지 않을까. 예능이 교양의 영역을 침범하니 우리도 예능의 영토로 넘어가야 한다 생각했다. 사람들에게 의미와 재미를 모두 주고싶다. 교양의 가성비를 잘 살리고 싶다.

MBC '심야괴담회' 임채원 PD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MBC '심야괴담회' 임채원 PD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심야괴담회'가 '이야기 속으로', '토요 미스테리', '전설의 고향'과 갖는 차별점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야기를 소재로 해서 다른 프로그램들과 전혀 다르게 갈 것이다. 최초의 기획 의도는 직접 썰을 푸는 것이었다. 재연을 하면 시청자의 시선을 강탈하고 다소 폭력적일 수 있는데 이야기를 하면 시청자들이 상상을 하고 소통도 할 수 있다. 재연 프로보다 토크쇼로 남고 싶다.

-물이 차 있는 스튜디오, 이야기 단지, 부적 등 공포스런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미술소품에도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난다.

▶원래 충청도에 있다는 '귀신단지'라고 소개하려다가 심의 때문에 '이야기 단지'로 바꿔 소개했다. 부적은 내가 직접 쓴다.(웃음) 부적을 쓸 때 금박을 넣어서 아주 정성스럽게 쓰고 'MBC 대박', '시청률 잘 나오자'고 쓰기도 했다. 최근엔 부적을 '조선의 귀신'이란 책에 나오는 용례를 보고 참고해서 그린다. 세트 디자인은 정세리 감독님이 휴가를 취소하시고 '난 이걸 하고싶다'면서 참여해 줬다. 세트 비용만 4000만 원인데 제작비의 상당한 수준이었다. 그 세트를 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걸로 하자'고 했다. MBC 최초로 스튜디오에 물도 깔았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처럼 세트를 구성했다.

-44인의 온라인 방청객 '어둑시니'는 어떻게 구성됐는가.

▶원래는 다양한 세대의 방청객을 구성하려고 했다. 온라인 화상 채팅 줌(ZOOM)으로 어둑시니를 모으다 보니 젊은 층이 많이 모이게 됐다. 어르신들은 원한 이야기를 좋아하고, 젊은 층은 표면적이고 감각적인 얘기를 좋아하더라.

-시청자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것은?

▶'공포를 강화해야 한다', 출연자에 대한 이야기 등 여러 이야기가 있다. 이 프로그램이 다양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시청자 반응을 보면서 조정을 하려고 한다. 앞으로는 기이한 이야기, 잡다한 지식도 소개하려고 한다.

-인터뷰②에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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