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20구 승부 진실' 이용규 고백... 그리고 이정후 향한 '찬사'

김우종 기자  |  2021.04.15 13:47
2010년 8월 30일 이용규(당시 KIA)가 광주 넥센(현 키움)전에서 8회 투수 박준수(현 박승민 KT 코치)를 상대로 20구 승부를 펼쳤다. /사진=네이버 KBO리그 문자중계 2010년 8월 30일 이용규(당시 KIA)가 광주 넥센(현 키움)전에서 8회 투수 박준수(현 박승민 KT 코치)를 상대로 20구 승부를 펼쳤다. /사진=네이버 KBO리그 문자중계
과거 KIA 타이거즈에서 대선배 이종범(51)과 함께 뛰었던 이용규(36·키움). 그리고 세월이 흘러 이제는 대선배의 아들인 이정후(23)와 한 팀에서 뛰고 있다. 그런 이용규가 이정후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용규 놀이'의 진실도 함께 털어놓았다.


이용규는 14일 고척 L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그동안 타격감이 안 좋다 보니 급해지는 면이 있었다. 앞서 8경기를 치르면서 팀에 도움이 못 돼 미안함이 컸다. 내 것을 빨리 찾으려면 내 성격상 연습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찍 경기장에 나와 특타를 했다"고 말했다.

이용규는 8경기를 치른 지난 12일까지 타율 0.083(24타수 2안타)로 부진했다. 그러나 13일 LG전에서 4타수 4안타로 맹활약한 뒤 14일 LG전에서도 2타수 1안타 1볼넷을 마크했다. 올 시즌 타율은 0.233까지 상승했다.

홍원기(48) 키움 감독은 이용규에 대해 "내가 보통 정오에 출근하는데 오후 1시부터 혼자 나와 훈련을 하고 있더라. 그런 모습들을 통해 본인의 좋지 않은 모습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매번 보면 홈 경기 때 일찍 경기장에 나와 연습을 한다. 그걸 보고 역시 '오랫동안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은 다른 게 있구나' 하는 걸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이용규는 "야구장에는 매일 일찍 나온다. 힘이 부치는 것보다는 타격 밸런스를 찾기 위해 훈련을 많이 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줄이는 대신 배팅 훈련을 늘리고 있다. 나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다. 일찍 나와 방망이를 치다 보니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용규. 이용규.


이른바 '용규 놀이'라고 부르는 '커트 신공'이 이용규의 트레이드 마크다. 한 투수를 상대로 펼친 20구 승부는 전설로 남아 있다. 때는 지난 2010년 8월 30일. 이용규(당시 KIA)는 광주 넥센(현 키움)전에서 8회 투수 박준수(44·현 박승민 KT 코치)를 상대로 20구 승부를 펼쳤다. 이는 KBO 리그 역대 투수 한 타자 상대 최다 투구수 기록으로 남아 있다. 결과는 우익수 플라이 아웃. 또 2015년 8월 22일에는 광주 KIA전에서 당시 한화 소속인 이용규가 양현종(현 텍사스 레인저스)을 상대해 17구 승부 끝에 2루 땅볼로 아웃됐다.

이용규는 "단 한 번도 일부러 파울을 친 적은 없었다. 타이밍이 불리한 상황 속에서 그 때 그 때 맞게 대처를 하다 보니 파울이 나오는 것"이라며 "컨디션이 좋으면 오히려 그런 장면이 덜 나오고, 인플레이 타구가 된다. 하지만 안 좋을 때 움츠러들면서 정확히 맞히려다 보니 파울이 나오는 것이다. 팀한테는 도움이겠지만, 내겐 마이너스 측면이 있다"고 진실을 털어놓았다. 그는 '파울을 의도적으로 칠 수도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게 더 힘들다. 그게 된다면 타율 5할을 치겠죠"라고 답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팀 후배 이정후를 향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이용규는 13일 6회초 나온 이정후의 슈퍼 캐치 순간을 되돌아보며 "굉장히 애매한 코스로 (라모스) 타구가 날아갔다. 타구를 쫓아가다가 내가 잡기엔 멀다고 느꼈다. 펜스에 맞고 나올 줄 알았다. 근데 (이)정후가 워낙 좋은 수비를 보여줬다. 이정후의 능력이다. 나도 중견수를 많이 봤지만 펜스 앞 타구 처리가 아직도 힘든 면이 있다. 그런데 이정후는 과감하고 타구 판단도 좋다"고 극찬했다.

이어 "이종범 선배님이 멘탈 부분을 비롯해 인간성이나 예의범절 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셨을 것이다. 예의도 바르고 인성과 인품, 실력 모두 좋은 선수다.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선수라 생각한다"고 찬사를 보낸 뒤 "부상만 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정후(왼쪽)와 이용규. 이정후(왼쪽)와 이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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