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전화 안 했죠" 홍명보가 '애제자' 기성용을 아끼는 법 [★울산]

울산=김명석 기자  |  2021.04.08 06:00
홍명보 울산현대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홍명보 울산현대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홍명보(52) 울산현대 감독과 기성용(32·FC서울)은 ‘특별한’ 사제지간이다.


홍 감독이 연령별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으면서 기성용과 사제의 연을 맺었다. 특히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함께 동메달 신화를 썼다. 홍 감독 지휘 아래 올림픽 등 연령별 대표를 거친 주축 선수들은 ‘홍명보의 아이들’로 불렸고, 기성용이 그 중심에 있었다. 이후 홍 감독이 A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을 때도 기성용은 대표팀의 핵심이었다.

그랬던 ‘애제자’가 최근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였다. 초등학교 시절 기성용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결국 법정다툼으로까지 번졌다.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스타가 휩싸인 의혹에 축구계가 술렁였다.

그런 제자의 상황을 지켜보는 홍명보 감독의 마음도 편치 않았다. 공교롭게도 기성용이 서울로 돌아오고, 홍명보 감독이 울산 지휘봉을 잡으면서 K리그를 무대로 사제지간이 재회한 해에 논란이 불거졌다. 워낙 각별한 사이인 만큼 이번 논란과 관련된 소통이나 조언이 있을 법도 했다.

그러나 홍 감독은 기성용에게 직접 전화를 걸지 않았다. 상황에 대해 직접 들어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상황에 처해있을 제자에게 굳이 직접 연락하기보다는 묵묵히 기다리며 지켜보는 쪽을 택했다. 애제자를 아끼고 배려하는 홍 감독의 방법이자 선택이었다.

그는 7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서울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8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언론에 나오는 상황들을 전체적으로만 알고 있다. 어떤 상황인지도 들어보려고 했다”면서도 “그러나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인 만큼, 기성용에게 따로 전화를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기성용과 잠깐 만난 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홍 감독은 “그냥 담소만 나눴다. 특별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 컨디션 등 안부 정도만 물었다“고 덧붙였다.

대신 홍 감독은 기성용과의 재회에 ‘반가운 감정’만을 담았다. 그는 “어제(6일) 문자도 왔다. 오늘 오랜만에 만나니 굉장히 반가웠다”며 “그동안 같이했던 시간들이 있어서 그런지 상대팀 선수와 만난다는 느낌은 덜 한 것 같다”며 “상대팀 선수지만 다치지 말고, 계속 끈끈하고 좋은 경기력을 팀에서 발휘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사제지간의 맞대결은 기성용이 후반 21분 교체출전한 뒤 펼쳐졌다. 또 다른 애제자인 박주영(36·서울)은 허벅지 부상으로 결장했다. 경기는 홍 감독이 이끄는 울산이 3-2 승리를 거뒀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미국에서 진행된 전지훈련에서 훈련 중인 기성용(왼쪽)과 훈련을 지켜보는 홍명보 감독. /AFPBBNews=뉴스1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미국에서 진행된 전지훈련에서 훈련 중인 기성용(왼쪽)과 훈련을 지켜보는 홍명보 감독.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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