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은 아니다" 고과 맞춰 제시한 KT, 통보라고 느낀 주권

한동훈 기자  |  2021.01.12 09:18
주권. /사진=kt wiz 주권. /사진=kt wiz
KT 위즈 투수 주권(26)이 2021년 연봉조정을 신청했다. 주권은 팀 고과 1위에 올랐지만 구단과 시각차가 있었다.


주권 측은 KT에 "이건 연봉협상이 아니라 통보가 아닌가"라며 아쉬움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연봉조정위원회의 판단을 받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연봉조정을 신청한 선수는 주권 한 명"이라며 신청을 마감했다. KT는 2억 2000만 원을 제시했고 주권의 요구액은 2억 5000만 원이다. 그는 2020년 1억 5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이숭용(50) KT 단장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제가 선수였을 때와 다르다. 요즘은 고과 시스템이 워낙 정교하다. 그대로 나온 액수다. 통보라고 느껴질 수 있다"라 설명했다.

실제로 그렇다. 선수들의 성적은 숫자로 남아 있다. 연봉은 마치 정해진 방정식에 성적을 대입해 계산기 두들기면 나오는 답과도 같다. 구단 입장에서는 다른 선수들의 연봉도 이렇게 책정했다. 예외를 두기도 난감하다.

주권 입장도 이해가 간다. 주권은 올해 KT 불펜 그 자체였다. 올 시즌 10개 구단 투수들 중 가장 많은 77경기에 나와 6승 2패 31홀드(1위),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앞뒤로 마무리, 필승조가 다 무너지는 와중에도 주권은 처음부터 끝까지 페이스를 유지했다. 주권이 버텼기 때문에 KT도 반격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이는 숫자로 나타나지 않는 공헌도다.

때문에 연봉조정 신청이 오히려 현명한 판단이다. 양측이 협상에서는 평행선을 좁힐 수 없었다. 옛날처럼 구단에 반기를 들었다며 미운털이 박히는 시대도 아니다.

이숭용 단장도 차라리 연봉조정위원회로 넘어가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고 봤다. 이 단장은 "선수가 자기 권리를 행사했을 뿐이다. 대립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걱정되는 부분은 세간의 시선이다. 돈이 걸린 문제라 자칫 욕심을 부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이 단장은 "혹시나 밖에서 보실 때 경기가 어려운데 연봉을 갖고 다투는 모습이 나쁘게 나타나지 않을까, 그 부분이 우려될 뿐이지 선수 권리를 당연히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경우의 수는 3가지다. 주권 승, KT 승 아니면 중도 철회다. 주권과 KT는 오는 18일 오후 6시까지 각각 연봉 산출 근거 자료를 KBO에 제출해야 한다. 어느 한 쪽이라도 자료를 내지 않으면 포기로 간주, 조정 신청이 취하된다. 조정위원회는 25일까지 판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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