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40.50 붕괴' 사령탑 "안 쓰면 돼"

고척=김우종 기자  |  2020.11.22 09:41
6회 강진성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뒤 아쉬워하는 두산 이영하. /사진=뉴스1 6회 강진성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뒤 아쉬워하는 두산 이영하. /사진=뉴스1
두산 계산에는 없었던 부진이다. 올 시즌 두산의 뒷문을 책임졌던 '클로저' 이영하(23)가 흔들리고 있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김태형(53) 두산 감독이 과감한 결단을 내릴 지 관심이 쏠린다.


두산은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 2020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0-3으로 패했다. 이로써 양 팀의 시리즈 전적은 2승 2패 원점이 됐다.

이날 두산 선발로 나선 투수는 '21세 영건' 김민규였다. 그는 5회까지 무실점 역투를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6회 들어 힘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박민우는 2루 땅볼로 유도했으나, 후속 이명기에게 좌중간 안타를 허용했다.

여기서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김민규의 투구 수는 71개였지만, 힘이 떨어진 뒤였다.

마운드에 오른 이영하는 나성범을 2루 땅볼로 잘 처리했으나 양의지에게 우전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이 사이 2루 주자 김성욱이 득점을 올렸다. 이어 강진성 타석 때 폭투를 범한 뒤 좌중간 적시타까지 내줬다. 점수는 0-2가 됐고, 이영하는 함덕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김민규에 대해 "정말 잘 던졌다. 긴장을 많이 했을 텐데 공격적으로 들어갔다. 투구 수를 보고 6회까진 충분하겠다 싶었는데, 5회 이후 힘이 많이 빠져 던지기 힘들다는 말을 했다"고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김태형(왼쪽) 감독이 6회 선발 김민규 교체 사인을 넣고 있다. /사진=뉴스1 김태형(왼쪽) 감독이 6회 선발 김민규 교체 사인을 넣고 있다. /사진=뉴스1


이어 이영하에 대해서는 "가장 좋은 카드는 아니었다. 바로 김강률을 붙이려 했는데 이닝이 길었다. 이영하를 짧게 붙여보려 했는데 결과가 안 좋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이영하보다 타격에 더 고민이 많다. (이)영하는 안 쓰면 되지만 타자들은 계속 나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영하를 안 쓰면 된다'는 말에서 김 감독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번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이영하의 포스트시즌 통산 전적은 1승 무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63이었다. 특히 2017년 플레이오프와 2020년 준플레이오프 및 플레이오프서는 총 5경기서 평균자책점 '0'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더 큰 무대인 한국시리즈에서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8년엔 2경기서 평균자책점 3.60(5이닝 4실점 2자책), 2019년엔 1경기서 평균자책점 8.44(5⅓이닝 5실점 5자책)를 각각 마크했다. 그리고 올해에는 2경기서 ⅔이닝 6피안타 4실점(3자책)으로 흔들리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40.50에 달한다.

'NC 안방마님' 양의지는 경기 후 이영하와 승부에 대해 "이영하는 속구가 좋다. 노리지 않으면 대처가 되지 않는다"며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까지는 한 가지 구종만 생각했다. 속구가 들어와 쳤다"고 돌아봤다. 양의지처럼 다른 NC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이영하 공략법을 숙지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지난 18일 2차전에서 9회 ⅓이닝 4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흔들리자 3차전 마무리로 이승진을 기용했던 '승부사' 김태형 감독이다. 과연 김 감독이 승부처에서 이영하를 다시 투입하는 뚝심을 보여줄 지, 아니면 스스로 언급한 대로 "쓰지 않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21일 한국시리즈 4차전이 끝난 뒤 아쉬워하는 이영하(가운데). 21일 한국시리즈 4차전이 끝난 뒤 아쉬워하는 이영하(가운데).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