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 의장님, 프로야구는 판타지 게임이 아닙니다

고척=김동영 기자  |  2020.10.17 11:21


허민 키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 /사진=뉴스1(키움 제공) 허민 키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 /사진=뉴스1(키움 제공)
키움 히어로즈가 또 시끄럽다. 허민(44)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 때문이다. 게임개발자 출신이라 그런지, 키움 구단을 '판타지 게임'의 자기 팀으로 여기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지난 8일 키움은 손혁(47) 전 감독의 사퇴를 발표했다. 사유는 '성적 부진'이라 했다. 손혁 전 감독은 구단을 통해 "최근 성적 부진에 대해 감독으로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기대한 만큼 성적을 내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당시 키움의 순위는 3위였다. 가을야구를 가느냐 못 가느냐가 아니라, 몇 위로 오르냐만 남은 상태. 단기전에 가면 우승도 불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이런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물러났다. 누가 봐도 이상했고, 자진사퇴가 아닌 경질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허민 의장의 이름이 부각됐다. 야구 사랑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를 만들었고, 미국 독립리그에 진출해 실전에 나섰으며, 일구대상까지 받았다. 지난 2018년 12월 히어로즈 구단 이사회 의장으로 가면서 KBO 제도권으로 들어왔다.

여기서부터 이상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2019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직후 장정석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의외의 결정이었다. 손혁 감독을 선임했고, 1년도 안 돼서 물러났다.

또한 허민 의장은 2군 연습경기에 선수로 등판하기도 했고, 선수를 붙잡고 라이브 배팅도 했다. 선을 넘는 모습. 당연히 비판이 일었다. 손혁 감독 사퇴로 일이 커졌다.

허민 의장은 게임으로 돈을 벌었고, 현재도 거대 게임회사의 고문으로서 신작 개발을 지휘하고 있다. 야구도 야구이지만, 게임 쪽으로 더 유명하다.

그리고 키움에서 구단과 선수를 활용해 판타지 게임을 현실에서 하는 모양새다. 혹은 프런트와 선수단을 RPG 게임의 캐릭터로 보고, '운영자' 역할로 끼어드는 것 같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 큰 문제도 있다. 허민 의장은 구단주가 아니다. 지분상 이장석 전 대표가 최대주주이며, 허 의장은 사외에서 구단을 감시해야 할 사람이다. 이런 인사가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 앞뒤가 안 맞다.

프로야구는 '판타지 게임'이 아니다. 허민 의장의 행보는 '갑질'일 뿐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선수단은, 팬들은 무슨 죄인가.

/그래픽=김혜림 기자 /그래픽=김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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