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희 "배우이자 아내이자 엄마..지금의 내 모습에 만족" [★FULL인터뷰]

김미화 기자  |  2020.09.30 14:00
서영희 /사진=TCO(주) 더콘텐츠 온 서영희 /사진=TCO(주) 더콘텐츠 온


배우 서영희(41)가 추석 스크린에서 관객을 만난다. 서영희는 코미디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에서 세리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죽지않는 언브레이커블을 죽이기 위한 이야기를 그린 코믹 스릴러다. '시실리 2km', '차우', '점쟁이들'로 독보적인 장르와 스타일을 개척한 신정원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코미디의 귀재 장항준 감독이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신정원 감독의 상상력을 넣어 완성한 영화다. 서영희는 극중 소희(이정현 분)의 남편인 언브레이커블 만길(김성오 분)을 죽이기 위해 힘을 보태는 여고 동창생 세라 역할을 맡았다.

서영희는 영화 '궁녀', '추격자',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등 출연작에서 센 역할, 고생하는 역할들을 주로 맡아 연기했다. 이번 영화에서도 여고 동창생 소희를 도와 '언브레이커블' 처단을 주도하는 역할로 스크린을 누빈다. 영화는 엉뚱하고 황당한 웃음을 전한다. 서영희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며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을 보고 관객들이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영화 반응이 좋은 것 같다.

▶ 생각보다 좋은 반응이라 얼떨떨하다. 혼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감사한 마음이다.

-혼날 준비를 했다고?

▶ 이게 장르적으로나 내용으로, 자칫 선을 넘으면 혼나기 쉬운 영화다. 저는 언론시사회 때 영화를 처음 봤다. 영화 보기 전에는 걱정이 됐다. 장르적으로 SF에 외계인도 나오는데 코미디고. 선을 넘으면 애매해지는 작품이다. 긴장을 많이 했는데 영화가 잘 나왔다. 저도 영화를 보며 편하게 웃었다. 억지스럽게 웃기려고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기 나와서 감사한 마음이었다.

-이 영화는 어떻게 출연을 결심했나.

▶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과연 이게 재밌는 게 맞을까 의문을 가졌다". 제가 제일 마지막에 캐스팅 됐는데 이미 출연을 결정한 배우들이 너무 좋았다. 각자 한번이라도 호흡 했으면 좋겠다고 한 배우들이 포진돼 있어서 믿었다. 신정원 감독님도 믿었고, 정현씨도 궁금했던 배우다. 양동근 배우도 팬으로서 믿음이 갔다. 이 배우들 모두 궁금해했는데 한꺼번에 만나게 돼 종합선물세트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서영희 /사진=TCO(주) 더콘텐츠 온 서영희 /사진=TCO(주) 더콘텐츠 온


-영화가 다소 엉뚱하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웃기지만 연기하는 사람은 진지해야 한다. 어떻게 방향을 잡고 연기했나.

▶ 촬영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고민의 연속이었다. '이게 맞아?', '뭐지?' 이런 생각을 했다. 시나리오도 계속 바뀌었다. 앞뒤를 모르고 연기하는 것이 힘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연기로 상황을 납득시키는 힘이 있다.

▶ 현장에서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궁금증이 풀리지 않은채 연기 했는데 그게 긴장감이 됐다. 서로 배려하고 모두가 모여서 촬영하다보니까 좋았다. 카메라 앞에서의 배려가 있었던 것 같다. 또 각자 따뜻한 감정을 가지고 연기했다. 양선(전미도 분)과 장소장(양동근 분)의 감정이나, 동창생들의 우정 같은 감정들이 스며 있다. 그것이 빠졌다면 억지스러울 수 있는데 그 감정선이 살아 있어서 다행이었다. 카메라 밖에서도 진짜 열심히 연기했다. 농담으로 '프로답지 못하게 카메라 밖에서 너무 열심히 하는거 아니냐'라는 이야기도 했다. 출연 인물이 많아서 누구의 리액션이 어디에 들어갈지 모르기때문에 항상 열심히 다르게 연기했다. 다 안나와서 아쉬운 점은 있지만 그걸 알아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실제로는 여성스럽고 단아한 미모인데, 그동안 필모를 보면 센 역할과 고생스러운 역할을 많이 했다. 왜 그럴까.

▶ 한번 시작이 중요한 것 같다. 눈에 익은 것이 있으니까, 쉬운 길일 수도 있고. 예전에는 안타깝다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힘든 역할에서도 다름이 있다. 그런 역할을 풍성하게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캐릭터가 다 다르고 저도 다르니까. 시나리오를 받으면 이유 있고 납득 되는 캐릭터인지 확인한다.

-원래부터 장르물을 좋아하나.

▶ 아니다. 제가 관객으로 영화 볼 때는 되게 지루할 정도로 잔잔하게 감정선을 따라가는 영화를 좋아한다. 그러다가 남편 덕분에 마블 영화에 빠졌다. 저랑 성향이 맞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재밌더라. 할리우드에 대한 궁금증까지 생겼다.

-꾸준히 연기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 처음부터 배우를 꿈꿨던 것은 아닌데, 살아갈 방향을 잡으면서 연기를 하게 됐다. 오랫동안 한 길만 봐서 그런지 배우가 아니라면 무엇을 했을지 상상도 안된다. 배우라는 직업이 너무 좋아서, 정말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욕 안 먹고 연기 하는 지금 이정도가 행복하다. 제가 가정을 꾸리고 아기를 낳고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지금이 행복하다.

서영희 /사진=TCO(주) 더콘텐츠 온 서영희 /사진=TCO(주) 더콘텐츠 온


-지난 5월 둘째 아이를 출산했다.

▶ 코로나 때문에 출산을 앞두고 걱정을 많이 했다. 산후조리원을 가야하나, 병원이 셧다운 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출산을 잘했다. 제가 좀 체질인 것 같다. 원래 생각은 없었는데 둘째를 낳고 나니, 안 낳았으면 큰일날 뻔 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늘이 주셔서 낳고 보니까 너무 잘했다. 아이가 혼자 노는 게 안타까울 때가 있었는데 그게 채워져서 좋다. 그런데 힘듦은 4배로 늘었다.

-지난 배우 생활을 돌아보자면.

▶ 저는 제가 연기하는 모습이 창피하다. 할 때는 재밌어도 볼 때는 아쉬운 부분만 생각나고 보인다. 스스로 연기 질책을 계속한다. 똑같은 캐릭터를 하는 것이 아니니 계속 어색한 부분이 보이고 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배우로서 만족하는 순간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한번도 못해본 로맨스를 너무 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이제껏 했던 것도 다시 해 보면 정말 다를 것 같다. 이제껏 지나온 역할도 가짜 감정이 많았다는 것이 살아보니까 느껴진다.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엄마 감정을 더 딥한 감정으로 해보고 싶다. 여배우로서 맡을 수 있는 캐릭터가 한계가 있다. 엄마 역할 맡을 기회가 많은데 그 감정 깊이가 진중한 역할을 하고 싶다. 그리고 또 사랑에 쫓아다니는 역할 말고 사랑 받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

-코로나19 시국 속, 관객들에게 한 마디 하자면.

▶ 영화보러 극장에 오라고 하기 죄송하다. 하지만 저도 오랜만에 유쾌하게 극장에서 봤으니 관객들도 답답함을 풀러 오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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