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경험 3년 33세 늦깎이 투수, 롯데 불펜의 활력소 되다

고척=심혜진 기자  |  2020.09.17 10:10
롯데 김건국. 롯데 김건국.
롯데 자이언츠 불펜에 새로운 카드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김건국(32)이다. 그는 이틀 연속 키움의 흐름을 끊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는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7회초 7득점한 타선을 앞세워 7-2 역전승을 거뒀다.

그에 앞서 6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김건국의 호투가 역전의 발판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건국은 이날 선발 스트레일리(32)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2이닝 무피안타 3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역전을 발판을 놓고 승리투수가 됐다.

김건국은 전병우, 김혜성을 연속 삼진 처리한 뒤 박동원을 3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이어 타선 대폭발로 7회 7-2로 경기가 뒤집어지면서 승리투수 요건까지 갖추게 됐다. 김건국의 호투는 이어졌다. 7회 2사 후 김하성이 실책 출루했으나 이정후를 뜬공 처리하며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김건국은 전날(15일) 키움전에서도 6-2로 앞선 4회 1사 1,2루에서 흔들리던 선발 노경은(36)에 이어 올라와 불을 껐다. 1⅔이닝 무실점. 지난 주말 SK 와이번스에게 2연패를 당하고 온 터라 승리가 절실했는데, 김건국의 호투로 승리 발판을 놓을 수 있었다. 김건국은 2경기 구원으로 나와 2승을 챙겼다.

사령탑의 칭찬은 당연했다. 허문회(48) 롯데 감독은 16일 경기 전 김건국에 대해 "직구가 좋다. 투심 커맨드가 좋아졌고 변화구도 좋아졌다. 컨트롤이 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박)진형이가 지금 재활군에 있어서 김건국을 지금처럼 활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경기 후에도 "김건국이 이틀 연속 중요한 상황에 등판해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만난 김건국은 "2군에 내려갔을 때 이용훈 코치님과 얘기를 많이 하면서 3구 안에 2스트라이크를 잡으려는 피칭을 많이 연습했다. 구위에도 자신감이 생기고, 결과도 좋으니까 계속 그때 그 생각을 하면서 던지려고 한다"고 최근 상승세 이유를 짚었다.

피해가지 않는다. 오로지 정면 승부다. 김건국은 "오히려 상대 타자들이 치라는 생각으로 공격적으로 던지고 있다. 워낙 마차도가 뒤에서 잘 잡아주기 때문에 믿고 던진다. 항상 마차도에게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면서 "선배들이 '너는 마운드에서 좋은 내색을 감추지도 않고 너무 관중 같다'라고 핀잔을 주는데, 좋은 걸 어떡하나"라며 껄껄 웃기도 했다.

1군에 자리 잡기까지 긴 시간을 인내해야 했다.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 베어스에 2차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지명된 김건국은 2007년 단 1경기 출전에 그친 채 방출됐다. 이후 현역으로 군복무를 했고, 고양 원더스를 거쳐 NC 다이노스에 입단했다가 2차 드래프트를 거쳐 KT 위즈로 팀을 옮겼다. 2017년 4월 18일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특히 롯데가 아직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만큼 마당쇠 김건국의 역할을 더욱 중요해졌다. 누구보다 본인이 더 잘 알고 있다. 김건국은 "제가 1군에서 커리어가 별로 없다. 롯데에 온 2018시즌부터 프로생활을 시작한 것과 같다. 3년차 23살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던지고 있다. 기회만 주신다면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 팔이 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열심히 던지겠다"고 굳은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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