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작품상 새 기준, 그 의미와 논란 [★날선무비]

김미화 기자  |  2020.09.12 13:00
2020 아카데미 시상식 / 사진=AFPBBNews뉴스1 2020 아카데미 시상식 / 사진=AFPBBNews뉴스1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작품상의 새로운 기준을 발표했다. 길게 풀어쓴 새로운 기준의 중심 내용은 출연 배우나 스태프, 참여한 사람들 중 사회적 약자가 반드시 포함 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는 소수 민족이나 유색인종(아시아인, 히스패닉(라틴어), 흑인(아프리칸 아메리칸), 여성, LGBTQ(성적소수자)가 포함 돼 있다.

전세계적인 화두인 PC주의(정치적 올바름, political correctness)를 내세운 기준이다. 오스카 작품상의 새로운 기준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오히려 역차별이라는 논란도 생기고 있다.

그동안 백인들의 잔치라는 말을 들어야 했던 아카데미 시상식은 그동안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고, 올해 시상식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작품상을 안겨주며 그 오명을 씻는 듯 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것은 '기생충'이 최초였다. '기생충'의 작품성으로 이뤄낸 쾌거였지만 일부에서는 영어 영화가 아닌 영화에 작품상을 안겨주면 안된다는 말도 안되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아카데미는 아예 작품상 기준을 새로 만들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이런 아카데미의 변화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어쩌면 당연하게, 자연스럽게 진행돼야 할 사회적 약자의 영화 참여가 아카데미 작품상의 기준이 되며 오히려 영화계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영화라는 '예술'에 배우나 스태프의 인종, 피부색깔, 성별, 성적정체성 등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 자체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일부에서는 '아카데미가 미쳤다'라는 격앙된 표현도 쏟아냈다.

아카데미가 내세우는 작품상 새 기준의 주요 골자는 △영화 주연 배우나, 앙상블 배우 중 일부는 한 명은 소수 민족이나 유색인종이 포함돼야 할 것.(앙상블 배우 중 일부는 여성이거나, 유색인종이거나, LGBTQ거나 장애가 있는 사람) △ 영화에 참여하는 주요 스태프의 일부가 사회적 약자 일것 △영화 제작 중 유급 견습 및 인터십의 기회를 소수민족이나 유색인종에게 줄 것 △ 마케팅 홍보 등의 업무에 해당 인원이 참여 할 것 으로 요약 된다. 총 4가지 중 2가지만 만족하면 된다. 길고 장황해 보이지만 당연한 기준을 담고 있다. 특히 미국 같은 다인종, 다민족 국가에서는 이 기준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 오히려 놀랍다.

다만 이 같은 기준을 '작품상'의 기준으로 삼은 것에 대한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영화를 예술이라고 주장하며 PC를 잣대로 검열하는 것에 분노하기도 하지만, 이처럼 아카데미가 기본적인 기준을 명문화 한 것이 미국 영화 산업의 변화를 끌고 갈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아카데미 측도 "새로운 기준은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의 다양성을 더 잘 반영하고 스크린 안과 밖에서 평등한 표현을 더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라며 "아카데미의 새로운 기준은 영화 산업 변화의 촉매제가 될 것이다"라고 의미를 밝혔다.

변화를 선포한 오스카가 실제로 변한 모습을 보일지, 아카데미의 바람대로 이 새로운 기준이 영화 산업에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 된다. 아카데미의 새로운 작품상 기준은 2024년 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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