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지만 괜찮아' PD "김수현·곽동원 연기 탁월해 인상적"

이경호 기자  |  2020.07.02 13:45
/사진제공=tvN /사진제공=tvN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힐링을 전하고 있는 박신우 감독(PD의) 연출 세계가 엿보이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한다.

tvN 토일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극본 조용, 연출 박신우,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스토리티비·골드메달리스트)는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호연을 자랑하는 가운데 특히 이 모든 것들의 시너지를 극대화 시키는 감각적인 연출 센스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1회 속 보호사 문강태(김수현 분)에게 안긴 환자가 게워낸 음식들을 아기자기한 CG로 그려낸 장면,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문상태(오정세 분)의 행복한 기분을 표현해낸 2회의 시퀀스, 찡한 감동을 안긴 3회의 환자 권기도(곽동연 분) 에피소드, 사실은 누군가에게 예쁨 받고 싶어 했던 문강태의 속내를 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모습으로 비유한 4회 등 매회 인상적인 장면을 선보이고 있는 것. 특히 방송이 끝난 후에도 곱씹게 만들 정도로 시청자들의 마음에 깊이 새겨진 까닭은 드라마 속 '조금 다른' 인물들에게 모두 '괜찮아'라고 말하는 듯한 박신우 감독의 따스한 시선이 기저에 깔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연출을 맡은 박신우 감독을 향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그는 이번 '사이코지만 괜찮아'만의 연출 포인트에 대해 "보통 연출을 할 때 드라마의 '톤 앤 매너'를 고민하게 되는데,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워낙 개성이 뚜렷해서 그 개성을 따라갈 것인지 혹은 중화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 물론 제 취향 때문에 독특해진 부분이 대본보다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연출적으로 고민이 된 지점에 대해선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주제가 너무 좋은 대본이었다. 소재나 캐릭터에 대해 공감하고 이해하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야기의 진정성을 전달하고 싶었다. 몇 가지의 특이한 부분들, 어쩌면 조금 낯선 부분들을 받아들이고 나면 무척 매력적이고 재밌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이야기만을 위한 연출 방식을 찾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고 답해 '조금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를 진정성있게 담아내기 위해 애쓴 그의 흔적이 엿보였다.

특히 2회에서 문강태의 형인 문상태가 자신이 좋아하는 동화작가 고문영(서예지 분)을 만나러 간 시퀀스는 마치 뮤지컬처럼 그가 바라본 행복하고 순수한 세상을 유쾌하고 따스하게 그려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 시퀀스의 탄생 비화를 묻자 박신우 감독은 "사인회를 가는 길에 상태의 행복한 기분이 대본에 표현돼 있었는데 마침 촬영 장소에 가보니 재밌는 것들이 많았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마네킹도 많고, 벚꽃 거리도 있고, 우산도 걸려있고, 거리 전체에 걸린 봄맞이 포스터에는 예쁜 새도 있고, 상태가 춤추던 간판, 비 내리는 벽화까지...행복한 상태의 시선에는 그런 것들이 어떻게 비춰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폐 스펙트럼(ASD)을 가진 인물의 시선이 늘 불안하고 무서운 방식으로만 묘사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더욱 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고 탄생 비화를 밝혔다. 덧붙여 "개인적으로는 뒤따르는 강태를 따라 현실의 화면으로 바뀔 때 느껴지는 작은 쓸쓸함 같은 게 또 다른 포인트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역시 '디테일 장인'다운 면모를 보였다.

극 중 반사회적 인격성향을 가진 고문영 캐릭터를 연출함에 있어서도 "문영의 소유욕과 집착이 극 초반에는 장난감을 갖고 싶어 하는 어린 아이의 마음과 비슷하다고 느껴지게 하고 싶었다"며 의도를 밝혔다. 그는 4회 속 장면을 언급하며 "상태가 공룡 장난감을 탐내는 장면에서 '예뻐서', '탐이나'라는 고문영의 말버릇과 겹쳐진다. 이런 것들이 단순한 소유욕과 사랑을 분간하지 못하는 고문영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랑'의 감정을 아직 모르는 문영이가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게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고 숨은 디테일을 짚으며 기대감을 심었다.

뿐만 아니라 "김수현, 곽동연의 연기가 너무 탁월해서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는 박신우 감독은 두 배우의 감정 열연으로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던 3회의 메시지에 대해서도 밝혔다. 먼저 버거운 삶 때문에 욕망을 감췄던 문강태가 세상 사람들의 시선에 아랑곳 않고 마음껏 노는 환자 권기도에게 자신을 투영한 장면을 통해 “권기도에게 이입하는 강태의 마음, ‘놀고 싶은’ 강태를 한 컷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 것.

또한 클럽에 갔던 권기도의 기억이 사실 괜찮은 병원에서의 일을 왜곡한 기억이었음을 보여준 에필로그에 대해서도 "기도의 독백이 본 방송 중간과 에필로그에 각자 다른 버전으로 표현된 것은 그의 환상이나 병증에 방점을 찍으려 한 것은 아니다. 그 사람에 대한 이해 없이 기행을 바라보게 될 때와 그 사람에 대한 이해와 동감을 가진 후 바라보게 될 때, 느끼게 되는 감정의 차이를 이미지(화면)의 차이로 느껴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덧붙여 "에필로그에서 기도를 바라보는 강태의 표정은 이 드라마에서 강태가 기도에게 느낀 동질감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낯선 타인에 대한 이해를 가진 후에 우리가 지을 수 있는 표정이기도 하다"는 말을 남겨 또 한 번 깊은 여운을 더했다.

한편, 드라마 속 동화 코드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최근 실제 발간 소식이 전해진 극 중 동화책,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에필로그 등이 화제가 되는 상황. 이에 대해 박신우 감독은 “동화적인 코드만을 강조하려는 맥락에서 만든 건 아니다”며 "작품의 주제, 주인공들의 전사나 내면 등이 작품 내 동화들에 많이 구현돼있다. 작가님이 굉장히 공들여 쓴 부분들이고 드라마 자체와 강하게 연결되어 있어 자세히 소개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은 1회 문강태, 고문영이 칼을 쥐고 대치한 장면 뒤에 비친 샌드 아트를 비롯해 고문영이 신은 빨간 구두, 문상태의 나비 트라우마 등 그의 연출 세계 속 각종 메타포들을 찾아내며 다채로운 해석들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 이같이 열띤 관심을 접한 박신우 감독은 "제 의도보다는 받아들이시는 분들 각자의 해석이 훨씬 중요하고 또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마지막으로 '사이코지만 괜찮아' 속 모든 '조금 다른' 인물들이 "같이 밥을 먹고, 같은 도시에서 거리를 걷고, 같은 동네에 같은 학교에 같은 직장에 함께해도, 뭘 해도 ‘괜찮은’ 사람들로 다가갔으면 한다"며 애정을 드러냄과 동시에 시청자들에게 "'괜찮은' 드라마가 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해 박신우 감독이 선물할 힐링 로맨스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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