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개막하는 날, 시구·시타는 코로나와 싸운 영웅들에게 [★취재석]

잠실=김우종 기자  |  2020.04.03 11:28
잠실야구장. /사진=뉴시스 잠실야구장. /사진=뉴시스
올해 KBO 리그 개막전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운 영웅들이 시구, 시타자로 나선다면 어떨까.


코로나19와 전쟁으로 많은 것이 멈췄다. 학생들은 끝내 교실에 다 같이 모이지 못한 개학을 맞이하게 됐다. 정부는 오는 9일부터 고3과 중3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실시한다.

대한민국 스포츠도 모두 멈췄다. 겨울을 대표하는 스포츠인 농구와 배구가 모두 시즌을 마치지 못한 채 조기 종료를 선언했다. 전 세계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2020 도쿄 올림픽이 내년 7월 23일로 1년 미뤄졌다. 유럽 5대 축구 리그(잉글랜드·독일·스페인·프랑스·이탈리아)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및 유로파리그도 무기한 연기됐다.

한국 야구 시계도 멈춰 있다. KBO 리그 개막은 4월 말에서 5월 초로 미뤄졌다. 구단 간 연습경기도 4월 21일 이후로 연기됐다. 현재 KBO 리그 10개 구단은 자체 청백전만 실시하며 기약 없는 개막을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언제까지 더 미뤄질지는 아무도 알 지 못한다.

두 달이 넘는 코로나19와 전쟁 속에서 야구계도 지쳐가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2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류중일(57) LG 감독은 "원래는 개막을 다하고, 3~4경기를 치렀을 타이밍인데 이러고 있으니…. 선수들도 컨디션을 조절하기 힘들고, 집중력도 떨어진다"면서 "빨리 코로나19를 잠재워야 하는데, 현장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안 되고, 늘 조심해야 한다"고 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언젠가는 KBO 리그가 개막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그리고 그날이 오면, 코로나19와 최일선에서 싸웠던 영웅들에게 시구와 시타의 기회를 선물하는 건 어떨까.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간호 조무사와 의료 자원 봉사자들은 최전선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군인과 같은 존재다. 또 코로나19와 힘겹고 외로운 싸움을 이겨내고 완치된 이들도 있다. 그들 모두 우리에게 있어 영웅이다.

이에 대해 차명석(51) LG 단장은 "사회적인 합의만 있다면 얼마든지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고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두산의 한 관계자도 "좋은 생각인 것 같다"면서 어서 빨리 팬들이 야구장을 찾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했다.

과거 힘들었던 시기에 많은 국민들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안겼던 건 스포츠다. 1990년대 후반 IMF의 시련 속에 박세리와 박찬호가 힘을 줬고 한국 야구도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WBC 준우승의 역사를 써내려가며 꿈과 감동을 선물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스포츠마저 멈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그래도 스포츠가 다시 시작하는 날은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그날이 오면, 코로나19와 싸웠던 영웅들이 영광의 순간을 장식한다면 더욱 뜻깊지 않을까.

4월 2일 대구소방안전본부 자원 집결지로 사용된 대구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임무를 맡았던 전국 119구급대가 임무를 끝내고 소속 근무지역으로 돌아가고 있다. 대구지역 소방관들이 입구까지 줄지어 떠나는 이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박수로 배웅하고 있다. /사진=뉴스1 4월 2일 대구소방안전본부 자원 집결지로 사용된 대구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임무를 맡았던 전국 119구급대가 임무를 끝내고 소속 근무지역으로 돌아가고 있다. 대구지역 소방관들이 입구까지 줄지어 떠나는 이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박수로 배웅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해 3월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두산과 한화의 개막 시리즈 모습. /사진=뉴스1 지난해 3월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두산과 한화의 개막 시리즈 모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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