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마지막 불꽃' 장원삼 "롯데 우승 이제는 한번... 보답하고 싶다"

제주=김우종 기자  |  2020.01.12 17:41
12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장원삼. /사진=김우종 기자 12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장원삼. /사진=김우종 기자
쌀쌀한 날씨에도 장원삼(37·롯데)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연신 흐르고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한 각오로 그는 야구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저연차, 저연봉 선수들을 대상으로 지난 6일부터 오는 19일까지 2주 동안 제주도에서 캠프를 연다. 부상 예방 및 경기력 향상을 위해 김용일 LG 트윈스 코치와 스티브 홍(스포츠 사이언스) 및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 트레이너들이 무보수로 선수들을 돕고 있다.

현재 캠프에 참가 중인 선수는 총 15명. 그 중에는 장원삼도 있었다. LG에서 방출된 장원삼은 지난해 11월 27일 롯데와 정식 계약을 맺고 거인 군단에 합류했다.

다음은 장원삼과 일문일답.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 선수 생활을 연장하고 싶었다. 지난해 LG에서 나왔는데, 롯데에서 기회를 줘 감사하다. 지난해에도 잘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했는데 끝이 안 좋았다.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잘하고 싶다. 롯데에 보답을 하고 싶다.

-현역 연장 이유는.

▶ 신인 때부터 제가 탄탄대로를 걸었다면 걸었다고 볼 수 있는데, 최근 3년 간 부진했다. 여기서 그만두기엔 제 자신이 후회도 되고 아쉬울 것 같았다. 특별히 아픈 것도 아니고, 충분히 더 할 수 있다는 저만의 생각을 하고 있다.

-이번에 제주도 캠프에 참여하게 된 배경은.

▶ 김용일 코치님과 현대 시절 함께한 적이 있다. 코치님게서 '믿고 해봐라. 너한테 정말 도움 될 거다'라고 말씀하시길래 바로 '예. 알겠습니다'라고 했다. 스프링캠프에 가기 전에 운동하면 좋은 프로그램들로 꾸려져 있다. 취지도 좋고, 다들 만족하고 있다.

-롯데 입단 테스트(지난해 10월 10일)에서 134km의 구속이 나왔다. 현재 구속은.

▶ 아직 (현재 구속은) 모르겠다. 테스트 때 134km가 나온 건, 9월 확대 엔트리 시행 당시 1군에 못 올라간다는 걸 알고 운동을 놓았다. 그때 끝이라 보고 운동을 제대로 안 한 상황에서 롯데에서 연락이 왔다. 급하게 몸을 만든다고 하고 갔는데 생각보다 구속이 잘 안 나왔다.

사실 구속보다는 야구에 대한 제 마음가짐을 보려고 제안을 하신 것 같다. 당시 솔직한 마음으로 제 나이에 한편으로는 'X' 팔리기도 했다, 나이도 많은 상황에서 어린 애들이 경기하는데 와서 테스트 겸 던져보라 했을 때 체면이 많이 구겨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자존심을 내세울 상황도 아니었다. 그래서 마산까지 내려와 공을 던졌고, 또 그런 열정을 봐주신 것 같다.

-121승으로 현역 최다승 투수 5위인데.

▶ 승리 없이 많이 쉬었다. 이제 150승, 200승을 하겠다는 욕심이 아닌, 1년, 1년 다치지 않은 채 잘하고 싶다.

-성민규 단장, 허문회 감독과는 연락했나.

▶ 아직 감독님은 못 뵈었다. 성 단장님은 테스트 이후 '몸 잘 만들어서 올 시즌 잘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롯데가 스토브리그 중심으로 떠올랐다.

▶ 지난해 저는 바닥을 쳤으니, 더 밑으로 내려갈 일도 없다고 생각한다. 올라갈 일만 남은 것 같다. 롯데가 우승을 할 시기도 이제는 한 번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1992년 이후 우승을 안 한 지 너무 오래됐다. 뭉쳐서 잘하면 좋은 성적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친한 선수로는 (이)대호 형, (송)승준이 형, (이)병규가 있고 또 용마고 후배들도 많다. 적응하는데 큰 불편함은 없을 것 같다.

-올해 목표는.

▶ 다른 목표는 없다. 안 다친 채로 1군에서 팀에 진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피칭을 했으면 좋겠다. 이제 승수는 더 이상 저한테 의미가 없다.

겨우내 제주도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롯데 장원삼(오른쪽). /사진=김우종 기자 겨우내 제주도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롯데 장원삼(오른쪽). /사진=김우종 기자


사파초-창원신월중-용마고를 졸업한 장원삼은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 투수로 활약했다. 프로 통산 14시즌 동안 354경기에 등판해 121승 95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4.21을 기록했다. 장원삼의 통산 121승은 현역 통산 다승 5위다.

지난 2002년 현대 유니콘스에 2차 11라운드 89순위 지명을 받은 장원삼은 2006년 현대에 입단했다. 그리고 그해 12승 10패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멤버인 장원삼은 삼성 이적 첫해인 2010년 13승 5패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후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며 삼성 왕조 구축의 주축 투수로 활약했다. 지난해에는 LG에서 뛰었으며, 올해 롯데에서 다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장원삼은 롯데 팬들이 반기고 있다는 말에 "반겨주신다니 좋다. 롯데 팬들은 잘할 때와 못할 때 모두 열정이 뜨거운 걸로 유명한데, 잘하면 박수를 쳐주실 거라 믿는다. 걱정 반 기대 반이실텐데 몸을 잘 만들어서 팀에 도움이 되게끔 열심히 던지겠다. 지난해 성적이 안 좋았는데, 올해는 팬들이 원하는 좋은 성적이 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응원 많이 해주시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현대-우리-히어로즈-삼성-LG를 거친 장원삼은 이제 롯데에서 다시 시작한다. 아직 그는 테스트 당시 받은 롯데 유니폼 한 벌만 갖고 있다고 한다. /사진=뉴스1,뉴시스 현대-우리-히어로즈-삼성-LG를 거친 장원삼은 이제 롯데에서 다시 시작한다. 아직 그는 테스트 당시 받은 롯데 유니폼 한 벌만 갖고 있다고 한다. /사진=뉴스1,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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