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플릿' 유지태, 어제의 '쓰랑꾼'-오늘은 볼링판 도박꾼!(종합)

김현록 기자  |  2016.10.18 12:08
사진=홍봉진 기자 사진=홍봉진 기자


'쓰랑꾼'(쓰레기+사랑꾼)이란 신조어를 탄생시켰던 배우 유지태가 볼링판의 도박꾼이 됐다.

18일 오전 서울 CGV압구정에서 영화 '스플릿'(감독 최국희)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최국희 감독과 주인공 유지태 이정현 이다윗 정성화가 참석했다.

'스플릿'은 도박 볼링에 뛰어든 밑바닥 인생들의 짜릿하고 유쾌한 뒤집기 한 판을 그린 작품. 도박 볼링이란 소재를 다루는 첫 한국 상업영화다.

전작인 드라마 '굿와이프'에서 야심 가득한 검사 역을 맡으며 '쓰랑꾼'이란 별명까지 얻었던 유지태는 극중 도박판 국가대표 볼러 철종 역을 맡아 완전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유지태는 "4개월 동안 볼링만 했다. 하루 4~5시간 연습을 했다"고 털어놨다. 영화에 들어가기 전 볼링을 딱 한 번 쳐봤다는 유지태는 피나는 연습 끝에 비공식적으로는 최고 신기록 256점을 기록하는 실력자가 됐다. 공식 최고 신기록은 226점.

유지태 / 사진=홍봉진 기자 유지태 / 사진=홍봉진 기자


그는 "촬영을 한 4개월 했다. 너무 재미있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다음 영화에 따라온 스태프도 있다"고 웃음지었다.

"촬영하고 술 먹고 볼링 치며 술값도 많이 냈다"고 너스레를 떨던 유지태는 사회자 박경림이 "왜 그 스태프가 따라갔는지 알겠다"고 응수하자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는 "볼링이라는 소재가 독특했고 철중이란 캐릭터에 끌렀다"면서 "제가 그 동안 작가주의 면모 진지한 캐릭터 많이 했다. 배우로서 진지한 모습을 만들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발랄하고 재기발랄한,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찍고 싶었다"고 말했다.

"'1박2일'을 찍고 와서 입이 풀렸다"며 영화 내내 유쾌한 모습을 보인 유지태는 "(두꺼비 역의) 정성화 형이 먼저 캐스팅돼 있었다. 그걸 보고 하지 말까 생각했다"고 털어놔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유지태는 이어 "연기를 너무 잘 하니까 말리는 것 아니야 했다"며 "아시겠지만 정성화 형은 개그맨으로 시작해 지금은 뮤지컬계의 탑 오브 탑 아닌가. 선입견을 깨부순 능력자라 팬이기도 하고 나를 긴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정현 / 사진=홍봉진 기자 이정현 / 사진=홍봉진 기자


홍일점이나 다름없는 브로커 희진 역의 이정현은 "생계형 브로커 희진 역을 맡았다. 허당기가 있으면서 유지태-이다윗-정성화의 세 캐릭터가 조화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인생 매니저나 다름없다"는 게 철종 역 유지태의 설명.

이정현은 "무엇보다 밝고 경쾌한 캐릭터였다"며 "제가 어둡거나 한이 있는 캐릭터를 많이 맡아 밝은 역할에 끌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정현은 "인생영화 중 하나가 '올드보이'인데 유지태 오빠와 연기할 수 있다니 좋았다. 다윗씨도 이창동 감독의 '시'에서 정말 좋은 연기를 보였지 않나. 성화 오빠는 정말 뮤지컬계의 황태자다"라며 함께 호흡을 맞춘 유지태, 이다윗, 정성화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자폐증이 있는 천재 볼러 영훈 역을 맡은 이다윗은 "저에게는 도전이었다. 이게 말도 안 되는 캐릭터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이다윗은 "'말아톤'의 조승우 선배님도 있고 내가 하면 절대 안되겠다 했다"며 "그런데 속에서 갑자기 속에서 내 자신에게 자존심이 상했다. 도망치는 것 같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다윗은 겸손한 발언에 유지태는 "승우 잡아먹겠다고 그랬잖아"라고 불쑥 이야기해 이다윗을 진땀빼게 했다.

이다윗은 "한강 잠수교에 가서 영훈이 연기 연습을 했다"며 "청소부 아저씨께서 길을 잃어버렸냐고 말도 시키셨다"고 웃음지었다. 실제 이다윗은 고통에 정신과 상담을 받으며 연기를 펼쳤다는 후문이다.

정성화 / 사진=홍봉진 기자 정성화 / 사진=홍봉진 기자


정성화는 철중에 대한 뿌리깊은 열등감과 반감을 지닌 승부사 두꺼비 역을 맡았다.

정성화는 "영화나 드라마에선 발랄한 주인공 친구 역할을 많이 했다. 대개 경쾌한 역할이었다"며 "시나리오를 보니 내가 두꺼비라는 것이다.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성화가 할 수 있는 악역 느낌이 있겠다. 내가 만들 악역 느낌이 어떨까 나도 궁금해하면서 했다"며 "제 인생에서 악역을 할 수 있다는 건 큰 영예라고 생각했다. 너무 행복했던 게 새로운 영역에서 나름대로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도 봤다"고 덧붙였다.

\'스플릿\'의 유지태 이다윗 이정현 정성화 / 사진=홍봉진 기자 '스플릿'의 유지태 이다윗 이정현 정성화 / 사진=홍봉진 기자


연출자 최국희 감독은 4명의 배우 캐스팅 뒷이야기를 밝혔다.

그에 따르면 유지태가 맡은 철중은 "트라우마에 갇힌 루저"다. 최 감독은 "곧고 바른 사람이 하면 더 멋있지 않을까 했다. '굿와이프'에서 봤지만 유지태는 실제로도 슈트가 어울리는 곧고 바른 분이다. 이런 분이 망가지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정현의 경우 가장 좋아하는 영화 '범죄소년'에서 묘한 모성애를 봤다며 "저희 영화에서도 철종과 영훈을 다독이는 캐릭터인데 그런 모성애가 뿜어져나오는 역할을 잘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이어 "다윗은 저 또래 연기 잘하는 친구 만나기가 쉽지 않다. 여럿을 만나 고민했다"며 "눈빛은 선한데 승부욕도 세더라. 워낙 연기를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정성화에 대해서는 "뮤지컬을 보러 가면 호랑이 상이다. 눈빛이 관객을 압도한다"는 게 감독의 설명. 최 감독은 "눈빛이 매력적이어서 악역이 어울릴 것 같은데 한 번도 안 한 것 같아서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스플릿'에 대해 "도박영화의 차가움과 냉정함만 있는 영화는 아니다"며 "루저와 허당기 있는 도박꾼이 천재 볼링 소년을 만나 개심하고 성장하는 따뜻한 이야기"라고 영화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스플릿'은 오는 11월 16일 개봉을 앞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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