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음'의 미를 깨달은 전진, 前進만이 남았다

1집 '前進 뉴 디케이드' 발표

김지연 기자  |  2008.06.20 08:46


그대는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의 맛을 아는가. 강산도 변한다는 10년간 변함없이 가요계 정상을 지킨 남자가 있다. 최장수 아이돌 그룹이란 타이틀을 얻으며 지난 3월 영예롭게 데뷔 10주년 콘서트를 한 신화의 전진, 그에게 초콜릿은 마냥 달기만 하지 않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단맛, 쓴맛 모두 경험해 본 지금, 전진은 인생의 참맛을 조금 안 기분이다.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어엿한 답변을 내놓을 법한 2008년, 전진이 솔로 1집 '前進 뉴 디케이드'로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첫 발을 내딛었다. 지난 10년이 신화의 전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오롯이 전진 그대로의 모습이다.


"강한 남자 이미지, 힘들었다."

"활동을 시작한 지 한 달이 다 돼가요. 신화 때도 열심히 했지만, 아무 것도 모르면서 할 때와 지금은 일에 임하는 태도부터 180도 달라요.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 만큼 스트레스도 많이 받지만 열광적인 반응을 보내주시는 대중을 볼 때 느끼는 희열감 때문에 항상 힘내서 할 수 있어요."


지난 10년의 경험이 그를 강한 남자로 만들었다. 하지만 한동안 전진은 그에게 따라다니는 '강한 남자' 이미지 때문에 꽤나 깊은 속병을 앓았다.

그에게 '강한 남자'라는 이미지가 따라다니게 된 것은 데뷔 초 신화라는 이름을 알리기 위해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출발! 드림팀'에 캐스팅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신화를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죽어라 뛰었다. 만능 스포츠맨인양 아파도 아프지 않은 척, 다쳐도 괜찮다며 얼른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당시 '드림팀' 덕에 지방에 가도 할머니, 할아버지가 얼굴을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어찌나 감사하고 행복하든지.(웃음) 하지만 그 뒤에서 많이 힘들었죠."

신인이 어떻게 아픈 내색을 할 수 있었겠는가. 시청률 최고를 달리던 그 프로그램에서 조금이라도 전진이 아닌 '신화'를 알리고자 그는 참고 또 참았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 사람들은 '전진=강한 남자'라는 인식을 갖기 시작했다.

"한 번은 무척이나 아픈 날이 있었어요.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다들 무쇠 같은 네가 어디가 아프냐며 꽤 부리지 말고 얼른 나오라고 하더군요. 하하하."

그때부터 전진은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없는 말 그대로 '강한 남자'로 만들어졌다.



"이제야 '나'를 조금 알 것 같다."

하지만 전진은 이제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고민하며 자신을 아프게 하지 않는다. 그간 아플 만큼 아팠고, 상처 받을 만큼 받았기 때문이다.

"10년이 되니까 이제야 모든 것에 초연해 질 수 있는 것 같아요. 또 나란 사람을 조금이나마 더 잘 알게 됐어요. 특히 이번 1집을 준비하며 '전진'이란 사람에 대해 많은 성찰을 할 수 있었죠."

그에게 1집은 진정한 자아의 발견이다. 그래서일까. 지난 한달 쉼 없이 달려왔지만, 그는 전혀 피곤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음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팬들 역시 전진이란 한 사람에게만 바라보며 충실한 반응을 보내고 있으니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1집과 타이틀곡 '와'의 안무와 노래 연습을 하며 또 한 번 강한 승부욕에 불타는 제 자신을 발견했어요. 강한 승부욕은 좋지만, 때로는 무섭기도 해요. 그 승부욕이 나를 멋지게 바꿔 놓겠지만 과유불급이라잖아요.(웃음)"

전진은 이제 '여백의 미'를 아는 여유를 가슴에 담았다. 한때 자살을 시도할 만큼 마음에 병이 들고 뭇사람들의 말 한 마디에도 큰 상처도 받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내려놓음'의 미덕을 깨달은 전진에게 남은 것은 前進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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