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美 부진 원인은 이것, 그래서 KBO '대투수 부활' 가능하다

김동윤 기자  |  2021.10.19 10:47


KIA 시절 양현종.  /사진=KIA 타이거즈 KIA 시절 양현종. /사진=KIA 타이거즈
양현종(33)이 최근 친정팀 KIA 타이거즈에 복귀 의사를 전달하면서 그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1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데뷔는 이뤄냈지만, 빅리그의 벽은 예상대로 높았다. 양현종은 텍사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12경기 동안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5.60, 35⅓이닝 9피홈런 16볼넷 25탈삼진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텍사스 산하 트리플 A팀 라운드록 익스프레스에서 10경기 동안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5.60, 45이닝 10피홈런 10볼넷 42탈삼진에 머물렀다.

지난 5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양현종은 "아쉬운 시즌이었다. 결과적으로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쉽다. 내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었다"고 메이저리그에서 1년을 돌아봤다.

과연 양현종은 이 정도 수준의 투수였던 것일까. 한국에서는 '대투수'라 불리며 리그를 평정했던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단 1승도 따지 못한 이유에 대해선 여러 주장이 제기된다.

KBO리그 한 구단의 전력분석원 A는 양현종의 부진 원인을 피칭 스타일에서 찾았다. 그는 "양현종은 구위에 비해 직구를 너무 많이 던지는 스타일이다. 가운데로 몰리는 공도 많았고 피홈런도 자연스레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양현종은 KBO리그 시절부터 직구 구사율이 60%에 육박하는 투수였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자신의 스타일을 유지했으나, 타자들의 파워를 넘지 못했다. 전력분석원 A는 "메이저리그에는 힘 있는 타자가 많다. KBO리그에선 뜬 공으로 끝날 타구가 장타로 연결된다. 더욱이 라운드록이 속한 트리플A 리그는 타자 친화적인 곳이었다. 양현종의 직구로는 통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양현종의 텍사스 시절 투구 모습. /AFPBBNews=뉴스1 양현종의 텍사스 시절 투구 모습. /AFPBBNews=뉴스1
일각에서는 미끄러운 메이저리그 공인구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부진 이유로 언급됐다. 미국에서 양현종은 구속과 회전수가 KBO리그 시절보다 감소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직구 수직 무브먼트가 많이 떨어졌다. 전력분석원 A도 "공인구 문제가 없다고 할 순 없다. 익숙치 않은 공인구 탓에 투구 감각이 떨어졌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직구 위주의 투구 레퍼토리"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렇다면 KBO리그에 복귀해서는 어떨까. 지난 13일 KIA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양현종이 귀국 후 7일 구단 고위층에게 인사차 사무실에 방문했다. 선수는 이 자리에서 KIA에 오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단도 그 마음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양현종에게 구단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KBO리그에서는 여전히 우리가 알던 그 '대투수'의 모습이 부활할 가능성이 높다. 비록 많은 홈런을 내주고 볼 배합도 단조로웠으나 양현종은 올해 트리플 A를 평정한 조쉬 린드블럼(34·밀워키)과 비슷하게 타자들로부터 헛스윙을 유도했다. KBO리그 롯데에서도 활약한 바 있는 린드블럼은 올해 빅리그에서는 8경기 동안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9.72로 부진했지만, 트리플A에서는 22경기 5승 4패, 평균자책점 3.10(리그 2위)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전력분석원 A도 "양현종이 린드블럼과 비슷하게 트리플A에서도 전반적인 헛스윙 유도는 잘된 편"이라고 언급하면서 "같은 공인구를 사용해 구속, 회전수, 무브먼트가 하락했다면 문제가 되지만, 양현종은 그런 것은 아니다. KBO리그로 온다면 예전과 같은 활약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래픽=이원희 기자 /그래픽=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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