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지염둥이', 남몰래 선행 6년째 "은퇴까지 쭉 할래요" [★인터뷰]

이원희 기자  |  2021.09.30 09:50


김지영=사진=김지영 SNS 김지영=사진=김지영 SNS


상품권 100만원. 지난 추석 연휴를 맞아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청천2동 행정복지센터에 선물이 도착했다. 어려운 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적지 않은 금액을 마련한 이는 여자프로농구(WKBL) 하나원큐의 가드 '지염둥이' 김지영(23)이다.





프로선수 되기 전부터 기부 계획... "제가 받은 도움 갚고 싶어 시작했다"





그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프로에 데뷔한 2016년 기부를 시작했으니 벌써 6년째 '남몰래 선행'을 이어가는 중이다. 매년 명절만 되면 기부천사로 변신하는데, 특히 설 연휴에는 자신이 한 시즌 뛴 경기 수만큼 쌀(1경기당 10kg씩)을 적립해 기부한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기부를 생각했다. 농구를 하면서 도움 받은 일이 많았는데 프로에 가서 돈을 벌면 갚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추석에는 상품권을 준비했다. 지난 5월 복권 TV프로그램에 추첨자로 나서 받은 출연료와 함께 사비를 더해 100만원을 채웠다. 김지영은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출연 제의를 받고나서부터 기부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감사하게도 (기부 소식이) 알려지며 출연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제 출연료와 사비를 더해 기부했다"고 말했다.

김지영은 인성여중, 인성여고 출신이다. 인천이 그의 동네이다. 청천2동 복지관에 꾸준히 기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지영은 "어려서부터 살던 곳이고, 지금도 살고 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의 어려운 이웃분들을 돕는 게 좋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김지영이 기부한 상품권의 일부. /사진=인천 청천2동 행정복지센터 제공 김지영이 기부한 상품권의 일부. /사진=인천 청천2동 행정복지센터 제공




한부모가정 17세대에 전달... 값진 상품권 100만원





이번 상품권 100만원은 한부모가정 17세대를 위해 쓰였다. 백화점은 물론이고, 동네 슈퍼마트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았다. 코로나19 시대 속 어린 자녀들이 학교에 있는 시간이 적어진 만큼 한부모가정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는데, 상품권이 따뜻한 추석 연휴를 보내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청천2동 복지센터 관계자는 스타뉴스를 통해 "(도움 받으러) 오신 분들이 너무 너무 좋아하셨다"고 고마운 마음을 대신 전했다.

기자와 인터뷰에서 이런 소식을 들은 김지영은 "그동안 아버지께서 (기부물품을) 전달하셔서 감사 인사를 직접 받지 못했는데, 이번에 듣게 됐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포기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지영의 기부 계획은 현재진행형이다. 어쩌면 10년 이상 이어갈 장기 플랜이다. 적어도 은퇴할 때까지는 어려운 분들을 위해 후원할 생각이다. 김지영은 "(기부 때문이라도) 라운드 기량발전상(MIP)을 노려야 하고, 열심히 해서 정규시즌 식스맨상을 받고 싶다"며 "저보다 더 좋은 일을 하시는 분이 많이 있어 기부 소식이 안 알려져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알려지게 돼 감사하다. 다른 분들도 공감하며 좋은 일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지영. /사진=WKBL 김지영. /사진=WKBL


/그래픽=이원희 기자 /그래픽=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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