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개최→지지율 반전→선거 승리" 스가 총리의 속내

김동영 기자  |  2021.06.14 14:02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FPBBNews=뉴스1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FPBBNews=뉴스1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이 2020 도쿄 올림픽 정상 개최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취소는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다. '반드시 개최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나름의 속내도 있다.


일본 스포니치는 14일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G7 회의 자리에서 2020 도쿄 올림픽 개최 의지를 천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지만, 개최하면 여론이 돌아설 것이라는 계산이다. 선거까지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스가 총리는 G7 회의에서 "코로나19 시국인 지금이야말로 인류의 노력과 지혜로 극복해야 할 때다. 일본에서 시작하고 싶다. 강력한 선수단을 파견해달라"고 호소했다. 총리의 측근은 "대성공이었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G7은 공동성명을 통해 "도쿄올림픽 개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일단 스가 총리가 올림픽 개최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G7 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을 개별적으로 만난 자리에서도 올림픽 개최 지지를 호소했고, 이것이 통했다.

그러나 모두가 곱게만 보지는 않는다. 스포니치는 "스가 총리는 G7 정상회의에서 별다른 존재감이 없었다. 다른 정상과 발을 맞추지 못했고, 템포가 느렸다. 올림픽 개최 지지 요청도 결국 국내용이다"고 짚었다.

이어 "현재 국민들은 도쿄 올림픽 개최를 반대하고 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한 방법이다. 정부 내에서는 올림픽을 열기만 하면 국민들의 여론이 반전될 것이라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스가 총리는 국제무대 외교 데뷔전에서 선명하게 보여준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현재 일본은 도쿄도를 비롯한 10개 광역자치단체에 긴급사태를 발효한 상태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차츰 감소세로 접어들면서 해제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안심할 수는 없다.

국민들은 도쿄 올림픽에 반대하는 분위기다. 지난 5월 아사히신문의 여론조사 결과 43%가 취소를, 40%가 재연기를 원했다. 올 여름 개최를 반대하는 의견이 80%가 넘는 셈이다.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손정의(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은 "국민의 80%가 반대하는 올림픽을 왜 강행하려 하는가. 책임은 누가 지나"라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이런 여론을 뒤집을 무언가가 필요했고, 스가 총리가 G7 회의에서 의지를 보였다. 잡음을 없애기 위한 '다지기'에 나선 것. 원하는 결과도 얻어냈다.

나아가 더 멀리 본다. 일본은 올해 중의원 선거가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가 정부는 오는 9월 중의원 해산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스가 내각 지지율은 30%대까지 추락한 상태다. 지지가 약하다.

그러나 도쿄 올림픽을 정상적으로 치른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도쿄 올림픽에 이어 패럴림픽까지 끝나면 9월 5일이다. 가을 정도면 집단면역도 어느 정도 구축될 것으로 본다. 올림픽 성공과 코로나 상황 안정이라면 지지율 회복이 가능하다. 이후 중의원 해산 및 선거를 진행하면 타이밍도 나쁘지 않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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