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네' 감독은 사기라 하고, 팬은 인종차별... 맨유가 벼슬인가

김동영 기자  |  2021.04.12 19:14
12일 맨유전 전반 33분 스콧 맥토미니에게 얼굴을 가격 당한 후 쓰러져 있는 손흥민(왼쪽). /AFPBBNews=뉴스1 12일 맨유전 전반 33분 스콧 맥토미니에게 얼굴을 가격 당한 후 쓰러져 있는 손흥민(왼쪽). /AFPBBNews=뉴스1
토트넘 홋스퍼 '손세이셔널' 손흥민(29)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전 이후 난데없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수비하다 상대가 휘두른 팔에 맞았는데 '사기꾼'이 됐다. 팬들은 한술 더 떴다. 인종차별 테러를 가했다. 이쯤되면 맨유가 벼슬이다.


손흥민은 12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맨유전에서 올 시즌 리그 14호 골을 터뜨렸다. 팀이 1-3으로 패하며 빛이 바랬으나 한 시즌 리그 최다골 타이기록을 썼다. 한 골만 더 넣으면 신기록이다.

골과 별개로 다른 쪽으로 이슈가 됐다. 전반 33분 스콧 맥토미니를 막는 과정에서 맥토미니가 휘두른 팔에 안면을 강타당했다. 손흥민은 그대로 얼굴을 감싸쥐고 쓰러졌다.

경기는 계속 진행됐고, 에딘손 카바니의 골이 터졌다. 이후 심판이 VAR실과 교신했고, 그라운드에서 직접 영상을 확인했다. 결과는 맥토미니의 파울. 카바니의 골도 취소됐다.

이후 손흥민의 골이 터졌지만, 맨유가 내리 3골을 넣으면서 역전승을 거뒀다. 그리고 경기 후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이 분노를 터뜨렸다. 대상은 손흥민이었다.

솔샤르 감독은 "카바니의 골은 완벽했다. 손흥민에게 사기를 당했다. 손흥민이 내 아들이었다면 밥을 굶겼을 것이다. 경기장에서 사기를 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왼쪽)과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 /AFPBBNews=뉴스1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왼쪽)과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 /AFPBBNews=뉴스1
때린 사람이 맨유 선수였고, 심판이 영상으로 재확인까지 했다. 뻔히 나온 결과를 오롯이 부정하는 모습. 애초에 맥토미니가 팔을 휘두르지 않았으면 될 일이다.

조제 무리뉴 감독도 받아쳤다. 경기 후 "손흥민이 솔샤르보다 좋은 아버지를 둔 것이 다행이다. 나도 아버지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폴 포그바가 세르주 오리에에게 팔꿈치를 때리기도 했다. 레드카드가 나왔어야 했다"며 손흥민을 감쌌다.

맨유 팬들은 아예 선을 넘었다. 손흥민의 SNS로 달려가 인종차별 테러를 가했다. '눈 작은 한국인'이라 했고, '개나 먹어라'고 했다. 'DVD나 팔아라'는 글도 있었다. '사기꾼'이라는 말은 차라리 별 것이 아닐 정도다. 어느 누구도 팬들에게 인종차별을 허락하지 않았다.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위다.

토트넘이 즉각 반응했다. 공식 SNS를 통해 "우리 선수가 혐오스러운 인종차별 학대를 당했다. 프리미어리그와 함께 가장 효과적인 조치를 검토하겠다. 우리는 손흥민과 함께 한다"고 발표했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세계적인 인기 구단이다. 구단 가치 역시 세계적이다. 그만큼 팬도 많다. 그러나 인기 구단에 걸맞은 품격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때려놓고 쓰러졌다고 비난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심지어 선도 한참 넘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