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졸졸 따라다니더니 TOR 에이스 등극 "난 RYU와 비슷하다"

김동윤 기자  |  2022.09.24 09:14
알렉 마노아(왼쪽)와 류현진./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알렉 마노아(왼쪽)와 류현진./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류현진 바라기'로 잘 알려진 알렉 마노아(24)는 유망주 시절 류현진(35)을 따라 불고기만 먹은 것이 아니었다. 훈련 내내 졸졸 따라다니면서 류현진의 투구 동작, 메커니즘을 배웠고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토론토 에이스로 거듭났다. 마노아 역시 그때의 기억을 소중히 생각했다.


미국 야구 통계 매체 팬그래프는 24일(한국시간) "마노아가 어떻게 자신의 소원을 이뤘는가"를 다뤘다.

마노아는 올 시즌 토론토의 최고 수확으로 꼽힌다. 지난해 데뷔하자마자 20경기 9승 2패 평균자책점 3.22로 가능성을 보인 그는 올해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29경기 14승 7패 평균자책점 2.40, 183⅔이닝 168탈삼진으로 토론토 선발진을 이끌었다. 팀 내 최다승, 최다 이닝, 최저 평균자책점 모두 마노아의 몫이었다.

스카우팅 리포트 상으로는 크게 주목할 것은 없었다. 특히 평균 시속 93.9마일(약 151㎞)의 직구는 1라운드 상위 순번(2019년 전체 11번)임에도 102마일(약 161.5㎞)의 강속구를 지닌 네이트 피어슨(26·2017년 1라운드 28번)에 비해 주목을 덜 받는 이유가 됐다.

팬그래프는 "마노아는 눈에 띄는 무기는 적지만, 에이스들이 줄곧 구사하는 기교와 내구성이 있다. 그는 규정 이닝을 돌파한 선발 투수 중 이닝, 평균자책점, 삼진,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부분에서 상위 15위 안에 든다. 하지만 그의 투구 스타일은 나이를 착각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성공 비결은 직구와 싱커의 조합이었다. 마노아의 직구와 싱커는 비슷한 궤적과 구속으로 타자에게 가다가 근처에 가서야 크게 차이를 보인다. 이런 탓에 타자들에게 정타를 만들기 어렵게 만들며 헛스윙도 곧잘 유도해낸다.

알렉 마노아./AFPBBNews=뉴스1 알렉 마노아./AFPBBNews=뉴스1


이러한 투구를 마노아가 직접 생각해낸 것은 아니었다. 이미 많은 투수들이 고안해낸 방법이고 마노아에게는 최고의 스승들이 있었다. 야구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구속과 무브먼트 면에서 마노아와 가장 유사한 선수는 류현진과 호세 베리오스(28·토론토)였고, 이는 우연이 아니었다.

마노아는 "류현진과 피칭 디자인이 똑같진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가 다리를 드는 방법, 투구 메커니즘, 투구 리듬은 나와 매우 비슷하다. 베리오스에게는 싱커와 체인지업을 다루는 것을 참고했다. 그동안의 난 체인지업을 크게 사용하진 않았지만, 그를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싱커와 터널링을 공유하면서 함께 쓸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한 오랜 스프링캠프는 마노아에게 오히려 행운이었다. 모든 마이너리그 경기가 취소되면서 실전을 치르지 못했지만, 류현진 같은 대선배들로부터 착실히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덕분에 단 9번의 마이너리그 경기를 치르고 두 시즌 만에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할 수 있었다.

마노아는 "2020년 대체 스프링캠프에서 우리는 꽤 좋은 시뮬레이션 시즌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그곳에서는 결과랄 것이 없었기 때문에 결과를 내는 데 집중할 필요가 없었다. 체인지업, 몸 상태, 워크 에식(직업윤리), 루틴을 배우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그 훈련을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성공의 이유로 꼽았다.

류현진./AFPBBNews=뉴스1 류현진./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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