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철 영상 50번은 봤다" 덕수고의 '안타 폭격', 이유가 있었네

신월=양정웅 기자  |  2022.08.06 04:05
충암고 윤영철이 5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2회전에서 5회 김재형에게 3점 홈런을 맞은 후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충암고 윤영철이 5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2회전에서 5회 김재형에게 3점 홈런을 맞은 후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고교 좌완 '넘버 원' 윤영철(충암고·3학년)을 굴복시킨 덕수고등학교. 그 이면에는 선수 한 명을 집중적으로 파고든 분석이 있었다.


덕수고는 5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2회전에서 충암고등학교에 11-8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를 이긴 덕수고는 오는 8일 경남고등학교와 8강전을 치른다.

이날 덕수고와 맞붙은 충암고는 3학년 좌완 이태연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그러나 진짜 카드는 따로 있었다. 바로 '특급 좌완' 윤영철이었다. 경기 전 투수전을 예고한 충암고 이영복 감독은 "위기 상황에서 바로 윤영철을 투입하겠다"고 단언했다.

예상된 운영이었다. 윤영철은 5일 경기 전까지 올해 14경기에 등판, 13승 1패 평균자책점 0.87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62이닝 동안 93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좋은 구위를 과시했다.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도 출연해 박용택, 정성훈, 이택근, 정근우 등 레전드 선수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윤진 덕수고 감독 역시 "(윤)영철이는 훌륭한 투수고 '넘버 원'이다"며 상대를 치켜세웠다. 그러면서도 "우리도 덕수고 아니냐,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경기를 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영철. /사진=양정웅 기자 윤영철. /사진=양정웅 기자
그리고 그 '자신감'은 결과로 돌아왔다. 2회 초 덕수고는 선두타자 백준서가 2루타로 살아나간 뒤 이태연의 폭투 때 홈을 밟았다. 이어 8번 박상헌이 볼넷으로 나가자 충암고는 윤영철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는 다음 타자 김현태를 삼진 처리하며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덕수고는 3회 윤영철을 공략해냈다. 1사 후 2번 이승원을 시작으로 3타자 연속 안타가 나오며 한 점을 올렸다. 이어 2사 후에도 김재형이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스코어 3-0을 만들었다. 2사 1, 3루에서 3루 주자의 주루사만 아니었다면 추가점을 올릴 수도 있었다.

덕수고는 3회 말 올라온 '특급 유망주' 심준석이 4사구를 4개나 내주면서 1점 차로 쫓겼다. 그러나 5회 윤영철을 무너뜨리며 승부를 가져올 수 있었다. 1사 후 연속 안타로 만든 1, 3루 찬스에서 5번 백준서가 우전안타로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이어 다음 타자 김재형이 스리런 아치를 그리며 스코어는 단숨에 7-2가 됐다. 이후 덕수고는 7회 이후 4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9회 말 5실점하기는 했으나 승부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덕수고 김재형이 5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2회전에서 5회 3점 홈런을 치고 3루를 돌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덕수고 김재형이 5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2회전에서 5회 3점 홈런을 치고 3루를 돌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이날 윤영철은 3⅓이닝 9피안타(1홈런) 6탈삼진 6실점을 기록했다. 올해 최다 실점 경기였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한 야구 관계자는 "윤영철이 이제 지칠 때도 됐다"며 투구에 대한 평가를 내렸다.

사실 덕수고는 이미 윤영철을 한 차례 공략한 적이 있었다. 지난 5월 4일 열린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반기 서울권A 경기에서 덕수고는 충암고에 5-2로 승리했다. 당시 덕수고는 윤영철을 상대로 4점을 올렸다. 정윤진 감독도 이를 언급하며 "영철이가 올해 첫 패배가 덕수고일 거다"고 말했다.

덕수고 정윤진 감독(오른쪽). /사진=OSEN 덕수고 정윤진 감독(오른쪽). /사진=OSEN
그렇다고 해도 까다로운 투수인 윤영철을 어떻게 공략했을까. 경기 후 만난 정 감독은 "준비를 한 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높은 체인지업은 치고, 낮은 건 무조건 안 치는 걸로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체인지업은 윤영철의 주무기로, 그를 상대한 전 프로야구 선수 서동욱은 "회전과는 다르게 떨어진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또한 정 감독은 "주자 1, 2루나 만루일 때는 몸쪽에 직구 들어오는 걸 앞에다 놓고 치는 걸 준비했다"며 "그건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런 전략을 세우기 위해 정 감독은 "(윤영철) 영상을 한 50번은 봤다"고 떠올렸다.

이날 윤영철에게 홈런 포함 4타점을 홀로 올린 포수 김재형도 "준비 정말 많이 해서 대비했다. 항상 생각하고 타석에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5회 홈런 상황에 대해 "체인지업 보고 있다가 높게 들어와서 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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