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청' 김성령 "발성 장애, 연기 은퇴 생각했지만.." [★FULL인터뷰]

안윤지 기자  |  2021.12.05 19:04
배우 김성령이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웨이브 오리지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종영 관련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령은 극 중 갑작스레 문체부 장관으로 임명된 금메달리스트 출신 셀럽 정은 역을 맡아 열연했다. / 사진제공 = 웨이브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배우 김성령이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웨이브 오리지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종영 관련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령은 극 중 갑작스레 문체부 장관으로 임명된 금메달리스트 출신 셀럽 정은 역을 맡아 열연했다. / 사진제공 = 웨이브 /사진=김창현 기자 chmt@
1988년 미스코리아 진 출신으로 KBS 2TV '연예가 중계'로 데뷔해 1991년 영화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로 연기 활동을 시작한 배우 김성령(54). 잠깐의 위기에도 그는 흔들리지 않고 쉴틈 없이 달렸다.


김성령은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웨이브 오리지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극본·연출 윤성호, 이하 '이상청') 인터뷰를 위해 스타뉴스와 만났다. '이상청'은 갑작스레 문체부 장관으로 임명된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 정은(김성령 분)이 남편인 정치평론가 성남(백현진 분)의 납치 사건과 격변하는 대한민국의 정세를 겪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이상청'은 OTT(온라인 서비스 플랫폼)인 만큼, 정치 블랙 코미디 장르에서도 화끈하고 과감했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대사에 등장하는가 하면, 언론의 비윤리적 보도 행태, 종교 행사를 빙자한 정치 집회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꼬집기도 했다. 이렇게 강한 풍자가 담긴 작품일 경우, 배우들은 출연을 어려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김성령은 과감하게 '이상청'을 선택했다.

그는 "아마 감독님 입장에서는 죽인다고 많이 죽였을 거 같다"며 "감독님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다. 전작에서 함께 한 적 있는데 현장에서 스트레스도 없고 재미있었다. 또 (감독의) 독특함을 알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너무 좋은 작품이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또한 "뭔가 부족하고 아쉬운 게 보인다. 하지만 '이상청'은 작품 자체로서 뿌듯하다. 완성도가 높고 흥미롭지 않나"라며 "드라마 게시판이 없기 때문에 SNS 계정을 통해 반응을 살펴봤다. 너무 좋더라. 요즘 그걸 찾아보는 맛에 살고 있다. 내 이름 한 번, 제목 한 번 검색해 본다. 내가 느꼈던 부분을 똑같이 느낀 게 많은 것 같아 보람 차다"고 전했다.

배우 김성령이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웨이브 오리지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종영 관련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령은 극 중 갑작스레 문체부 장관으로 임명된 금메달리스트 출신 셀럽 정은 역을 맡아 열연했다. / 사진제공 = 웨이브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배우 김성령이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웨이브 오리지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종영 관련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령은 극 중 갑작스레 문체부 장관으로 임명된 금메달리스트 출신 셀럽 정은 역을 맡아 열연했다. / 사진제공 = 웨이브 /사진=김창현 기자 chmt@
OTT 작품은 TV, 영화 등 기존 플랫폼에 비해 접근성이 낮지만 마니아층이 확고하다. 또한 표현도 거침없고 수위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시청자들은 이런 점들로 인해 차이를 크게 느낀다. 배우의 입장에서도 그럴까. 김성령은 "사실 촬영할 땐 연기에 집중하기 때문에 크게 느끼진 못했다. 그런데 첫 대본 리딩 때 웨이브 대표님이 오셔서 '마음대로 하라'고 하더라. 좀 의아하면서도 든든했다"고 털어놨다.

김성령은 지난 2012년 MBC에브리원 드라마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이하 '구하라')에서 윤성호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후 10년 뒤 '이상청'으로 재회했다. 그는 "작품은 10년 만이지만 중간에 계속 연락은 했었다. (감독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구하라'땐 짜증내지 않았는데 지금은 짜증이 늘었더라. 이해는 한다"며 "감독님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마무리를 잘 했다. 정말 조연 배우들의 연기까지도 하나씩 꼬집으며 촬영했다더라.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이상청' 제작발표회 당시, 그는 '구하라'를 자신의 터닝포인트라고 밝혔다. 김성령은 당시 했던 얘기를 언급하며 "나만의 기억이다. 작품을 쉬지 않고 했어서 내 자신이 고갈됐다. 슬럼프에 빠져 쉬게 됐고 이후 '구하라'에 출연했다"며 "감독님을 만나니 흥미로웠다. 촬영 현장에서 이렇게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편하고 재밌었다. 사람들은 내게 '추적자'에서 연기 변신을 했다고 하는데 난 알고 있다. 연기 변신을 할 수 있었던 건 '구하라' 때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성령은 윤상호 감독과 즐거웠던 현장을 떠올리며 "다들 작품 끝다고 배운 게 많다고 하더라. (감독) 본인이 글을 써서 그런지 디렉션 줄 때 와닿았다. (감독의 말을 들을 때) 속으로 너무 창피하고 '왜 이 생각을 못했지' 싶더라. 나중엔 고민도 하지 않고 (촬영장에) 갔다. 늘 감독님이 옳았기 때문이다. 배우가 저렇게 캐릭터 분석을 하면 어떨까 싶었다"고 전했다.

배우 김성령이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웨이브 오리지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종영 관련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령은 극 중 갑작스레 문체부 장관으로 임명된 금메달리스트 출신 셀럽 정은 역을 맡아 열연했다. / 사진제공 = 웨이브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배우 김성령이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웨이브 오리지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종영 관련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령은 극 중 갑작스레 문체부 장관으로 임명된 금메달리스트 출신 셀럽 정은 역을 맡아 열연했다. / 사진제공 = 웨이브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김성령도 극 중 정은처럼 본래 정치에 대한 관심은 없었다고. 그러나 그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정치 뉴스를 보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됐다. 어떤 상황을 풍자하는 걸 알게 되니 더 재밌더라. 이야기 속 숨어있는 늬앙스를 알까 싶었다"고 말했다.

열정을 갖고 촬영한 만큼, 김성령은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에게도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캐스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방송 보고 놀랐다. 문체부(문화체육관광부) 직원들은 자기 분량이 오면 잘하더라. 적재적소에 배우들을 쓴 거 같다. 조연들이 탄탄해야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보이더라"고 배우들을 극찬했다. 또한 "옛날엔 작은 역할이어도 얼굴이 많이 알려진 사람을 쓰려고 했던 거 같다. 요즘은 감독들이 오히려 신선한 사람, 진짜 저 인물 같은 사람을 원하는 거 같다"고 덧붙였다.

김성령은 출연 배우들을 한 명씩 꼽으며 칭찬하기도 했다. 먼저 남편 역을 맡았던 백현진에 대해 "실제로 독특하다. 보통 '파이팅'이라고 하지 않나. 그런데 이분은 '영차'라고 한다"며 "소품 촬영한다고 웨딩 사진 촬영을 했었는데 (백현진이) 실제로 처음 찍어본 거라고 하더라. 자기 아빠가 이 사진을 보면 너무 좋아할 거라고 하는데 되게 안타까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배해선 얘기는 빼놓을 수 없다"며 "첫 대본 리딩 때 '쟨 다 했다. 완벽했다'고 생각했다. 그때 tvN 드라마 '해피니스'랑 JTBC 드라마 '구경이'를 찍고 있었는데 그걸 어떻게 다 해냈는지 존경스럽다. 배해선의 시대가 오지 않을까란 생각도 든다. 욕도 너무 잘하더라"고 전했다.

보통 연차가 높은 연기자들은 현장에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김성령은 반대로 '불편하지 않은 선배'가 되고 싶어했다. 그는 "난 이미지가 화려하고 깐깐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 상대 배우, 감독, 스태프 등 누군가와 뭐가 없어야 연기가 편하다. 조금이라도 스트레스가 있다면 얼굴에 드러나는 편이다. 그래서 분위기를 위해서라도 편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나이 들면 존재만으로도 힘들어하기도 하더라"고 털어놨다.

배우 김성령이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웨이브 오리지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종영 관련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령은 극 중 갑작스레 문체부 장관으로 임명된 금메달리스트 출신 셀럽 정은 역을 맡아 열연했다. / 사진제공 = 웨이브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배우 김성령이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웨이브 오리지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종영 관련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령은 극 중 갑작스레 문체부 장관으로 임명된 금메달리스트 출신 셀럽 정은 역을 맡아 열연했다. / 사진제공 = 웨이브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김성령은 인터뷰에 앞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연축성 발성 장애가 있음을 고백했다. 그는 발성 장애 때문에 크게 소리를 지르거나 연기하는 데 문제가 생겼다고 전했다.

그는 "연기를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안했겠나. 진짜 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언니 목소리 좋은데'라고 하더라. 하지만 난 똑바로 말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고치고 싶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성령은 매번 치료를 받으며 생활했다고. 그는 "아마 이걸 이해하긴 어려울 것이다. 발성 선생님한테 수업을 받은지도 오래됐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연기를 향한 열정만으로 지금까지 달려온 김성령. '구하라'가 터닝포인트였던 만큼, '이상청'도 깊은 의미가 남아있을 것이다. 김성령은 "정말 자랑스러운 작품이다. 나만의 만족이 아니라 다같이 만족하는 작품이다. 스태프들도 너무 애썼다. 배우가 이런 작품을 하기가 쉬울까 뒤돌아서 생각해보면 결과물도 좋았고 열정을 갖고 잘해준 게 너무 좋다. 다들 눈이 초롱초롱해서 뭔가를 보여주겠다고 하는 게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김성령은 tvN 새 드라마 '킬힐'을 앞둔 상황. 그는 "김하늘과 함께 하는 여자들 얘기다. 정말 대단할 거 같다. 제목에서도 느껴지지 않나. 또 대단한 여성 드라마가 나올 것"이라며 자부했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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