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의 아트마켓] 30. 위작(僞作)과 진작(眞作) ① - 스타뉴스

[케이트의 아트마켓] 30. 위작(僞作)과 진작(眞作) ①

채준 기자  |  2021.09.15 09:51
프란스 할스(Frans Hals) 위작으로 간주된 '남성의 초상(Portrait of a Man)'.  사진제공= Sotherby's.프란스 할스(Frans Hals) 위작으로 간주된 '남성의 초상(Portrait of a Man)'. 사진제공= Sotherby's.


아트 마켓은 명품 시장과 함께 작품의 진위 논쟁이 첨예하게 벌어지는 대표적인 곳이다. 가짜를 진짜로 둔갑시켜 다른 사람들을 속이는 일이 아트 마켓에서도 비일비재하다 보니 관련 소송이 줄을 이어 벌어지는 게 현실이다.

프란스 할스(Frans Hals) 위작 사건

지난 2020년 11월 영국 항소법원에서 위작 판매로 인한 배상 문제에 대한 판결이 있었다. 사건의 시작은 2011년 미국의 투자회사 페어라이트 아트 벤처스(Fairlight Art Ventures)와 런던의 마크 바이스 갤러리(Mark Weiss Gallery)가 자신들이 공동으로 구매한 프란스 할스(Frans Hals)의 초상화 한 점을 경매회사 소더비(Sotheby's)에 판매를 위탁하면서 비롯됐다.

할스는 17세기 초상화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거장이다. 이 작품은 소더비의 중계로 이루어진 사적 매매를 통해 약 미화 1,100만 달러(120억 원)에 미국의 한 컬렉터에게 판매되었다.

그러나 5년 후인 2016년 이 작품이 위작으로 밝혀지면서 소더비는 구매인에게 판매액 전부를 환불해 주었다. 이후 소더비가 위작의 위탁자들에게 판매 후 받은 대금의 반환을 요청했으나 거절하자 이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본인들도 속아서 작품을 구입했고, 위작임을 몰랐던 데다, 구매자와의 계약 주체는 소더비 측이므로 자신들은 직접적 배상 책임이 없음을 주장했다. 재판이 시작되기 전 바이스 갤러리 측은 자신이 받은 대금을 돌려주었지만, 공동 구매자인 페어라이트 측은 재판을 계속 진행시켰다.

프란스 할스(Frans Hals), '르네 데카르트의 초상(Portrait of Rene Descartes)', c. 1649.  사진제공= UpdateNerd via Wikimedia Commons/Public Domain.프란스 할스(Frans Hals), '르네 데카르트의 초상(Portrait of Rene Descartes)', c. 1649. 사진제공= UpdateNerd via Wikimedia Commons/Public Domain.


결국 원심과 항소심 법원 모두 소더비 사의 손을 들어 페어라이트 측에 판매 대금과 이자 외에 재판 비용까지 배상하도록 판결함으로써 사건이 마무리되었다. 법원은 작품을 공동으로 위탁한 두 위탁자인 페어라이트와 바이스 갤러리 모두 위탁의 주체였으므로 작품이 위작이라고 결론이 난 상황에서 소더비의 계약 철회에 대해 위탁자로서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내외 유명 기관들도 위작 사건에 줄줄이 연루

예술계에서 위작의 문제는 끊이지 않는 골칫거리 중 하나이다. 지난 2016년 국내에서도 단색화의 거장인 이우환 작가의 위작 사건으로 떠들썩했던 일이 있었다. 발견된 위작의 수도 많았지만 무엇보다도 국내 유명 대규모 화랑과 경매 회사가 관련된 사건이라 세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우환, '선으로부터(From Line)', c. 1970s.  사진제공= Michael Galpert via Flickr/Creative Commons.이우환, '선으로부터(From Line)', c. 1970s. 사진제공= Michael Galpert via Flickr/Creative Commons.


그런데 이와 아주 흡사하게도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위작 사건이 일어난 바 있다. 바로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다큐멘터리로 제작 방영하기도 한 '노들러 갤러리 사건'이다. 노들러(M. Knoedler & Co.) 갤러리는 1846년 뉴욕에 문을 연 미국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화랑 중 한 곳이자 가장 권위 있는 미술상 중 하나였다. 이 갤러리가 2011년을 끝으로 165년 역사의 문을 닫았다. 그것도 치욕적인 대규모 위작 사기 사건에 연루돼 폐업하게 되면서 예술계는 물론 세간에 충격을 안겼다.

사건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노들러 갤러리는 1994년부터 2011년까지 당시 대표였던 앤 프리드먼(Ann Freedman)이 뉴욕의 위작 조직이 제작한 그림 40여점을 위탁 또는 판매하면서 미화 약 8,000만 달러(900억 원)의 거액이 관련된 엄청난 규모의 사기 사건에 연루되었다.

당시 미술계에서 아무도 들어 본 적 없는 사람인 위작 조직의 일원이 들고 온 그림들은 추상 표현주의 대가들의 작품이었지만 작품의 인증서나 소유 이력 등 진위성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 자료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들러 갤러리 측이 실행한 여러 전문가 감정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진단들이 있었다. 하지만 프리드먼은 긍정적 답변만을 골라 이를 근거로 진품으로 내세웠고 위작논란은 세계적인 사건으로 발전했다(상세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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