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타석 20구' RYU 괴롭힌 지독한 괴짜신인, 새 천적 등장인가

한동훈 기자  |  2021.06.11 23:04
예르민 메르세데스. /AFPBBNews=뉴스1 예르민 메르세데스. /AFPBBNews=뉴스1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34)이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중고신인 예르민 메르세데스(28)와 승부에 고전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화이트삭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지만 팀이 2-5로 졌다. 1회 3점을 내주는 과정이 아쉬웠다. 메르세데스가 류현진을 끈질기게 괴롭혔다. 류현진을 상대한 세 타석 동안 20구를 이끌어냈다.

메르세데스는 류현진이 어떤 공을 던져도 방망이에 맞히는 집중력을 뽐냈다.

메르세데스는 1회 첫 만남부터 풀카운트까지 가면서 류현진을 힘들게 했다. 메르세데스는 4구까지 신중하게 류현진을 관찰했다. 1볼에서 2구째 바깥쪽 체인지업에 속지 않았다. 3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뒤 4구 빠지는 커브도 건드리지 않았다. 3볼 1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순간에 5구째 체인지업에 타이밍을 빼앗겼다.

6구 승부였다. 류현진은 다시 체인지업을 떨어뜨렸다. 메르세데스는 무릎을 꿇듯이 자세를 낮춰 정확히 타격했다.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가 됐다. 좌익수 루어데스 구리엘의 타구 판단이 아쉽기는 했지만 그만큼 쭉 뻗은 타구였다. 류현진은 이후 안타와 홈런을 맞고 순식간에 3점을 잃었다. 이날 류현진이 잃은 점수의 전부였지만 토론토는 3점을 뒤집지 못했다.

류현진은 두 번째 승부에서 더 진땀을 흘렸다. 메르세데스는 더욱 자신 있게 나왔다. 1볼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낮게 떨어진 커브를 커트했다. 몸쪽 깊은 컷 패스트볼을 골라냈다. 2스트라이크 2볼에서 커터 2개를 다시 파울로 끊었다. 8구가 높이 빠져 또 풀카운트가 됐다. 9구째 몸쪽 보더라인에 걸치는 정교한 커터를 던졌는데 메르세데스는 쉽게 반응했다. 깨끗한 중전안타를 뽑았다. 세 번째 타석은 메르세데스가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3타수 2안타, 류현진의 판정패였다.

안타를 허용한 공 2개 모두 실투로 보기 어려웠다. 메르세데스의 스윙 궤적에 잘 걸렸다. 아무리 정상급 투수라도 천적은 존재한다. 투구 패턴이나 레퍼토리, 타자의 타격 스타일에 따라 절묘하게 상성이 엇갈리는 경우가 있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시절 폴 골드슈미트만 만나면 작아지곤 했다. 골드슈미트는 류현진에게 타율 0.423, 출루율 0.500, 장타율 0.885로 매우 강했다.

메르세데스는 올해 데뷔한 신인이다. 지난달에는 불문율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15-4로 크게 앞선 9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투수가 아닌 야수를 상대했다. 투수를 아끼기 위해 야수를 마운드에 올린 것이다. 메르세데스는 3볼에서 4구째 75km짜리 공을 사정없이 때려 홈런을 날린 괴짜다. 류현진의 새로운 천적으로 성장할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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