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박용택 "오지환이 제 라커 차지해... 이제 해설위원이니 LG랑은 엮지 마세요"

김우종 기자  |  2021.01.14 20:27
박용택(가운데) 해설위원의 LG 선수 시절 모습. 박용택(가운데) 해설위원의 LG 선수 시절 모습.
한국 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이 된 박용택(42·전 LG)은 여전히 현역 시절처럼 유쾌했다. 2021 시즌 야구 해설위원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그는 팬들을 향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박용택은 2002년 LG 트윈스에 입단, 원 클럽맨으로 19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리고 지난 시즌을 끝으로 선수 유니폼을 벗었다. KBO 리그 통산 최다 안타(2504개)와 최다 경기 출전(2236경기) 대기록을 남긴 채로.

박용택은 올 시즌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으로 야구 팬들과 함께한다. 최근 그는 낯선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데뷔 시즌부터 19년 동안 해왔던 시즌 전 훈련 루틴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박 위원은 14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훈련을 안 하는 것에 대해 "아주 좋다. 정말 좋다"고 허허 웃으면서 "그동안 잘 하기 위해 이것저것 시즌 전에 했는데, 연차가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루틴이 생겼다"고 말했다. 과거 몇몇 LG 선수들은 박용택의 훈련 루틴을 따라 하는 게 정말 벅찬 일이라고 했다. 그 정도로 선수 생활 내내 자신에게 엄격했으며, 주어진 훈련을 혹독하게 해냈던 박용택이었다.

은퇴 후 한동안 짐을 빼지 못했던 구장 내 라커룸에 대한 뒷이야기도 들려줬다. 박 위원은 지난달 17일 열린 LG 구단 행사에서 "아직도 라커의 짐을 못 빼고 있다"고 했다. 팀 후배 김용의(36)는 "그 라커는 워낙 높으신 분이 썼기 때문에 부담스럽다. 명성을 무너트리는 것 같아서. 웬만한 퀄리티 있는 선수 아니고서는…"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결국 라커의 주인공이 가려졌다. 박용택은 "라커에서 짐을 뺐는데, 오지환(31)이 쓴다고 하더라. 제가 물려준 건 아니다"라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지난해 9월 3일 잠실 NC전. 8회말 2사 1,3루 상황서 역전 3점포를 터트린 뒤 탈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박용택(가운데). /사진=뉴스1 지난해 9월 3일 잠실 NC전. 8회말 2사 1,3루 상황서 역전 3점포를 터트린 뒤 탈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박용택(가운데). /사진=뉴스1
이제 해설위원 준비에 여념이 없는 그다. 박 위원이 지향하는 하는 '해설'은 뭘까. 그는 "너무 전문적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경기 흐름, 내용을 좀 더 쉽게 설명하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다. 물론 야구를 전문적으로 보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가볍게 즐기시는 분들이 훨씬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런 팬들을 위한 해설을 하고 싶다. 전문적인 이야기를 전문적이지 않게 풀어가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라이트(light) 팬들 쪽에 무게를 두고 해설을 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면서 박 위원은 팬들을 향해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팬들께 양해의 말씀을 부탁하자면, 사실 걱정보다 기대를 하시는 팬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 오히려 선수 때보다 해설로 기대하시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다.(웃음) 하지만 저도 완전 초보 해설위원이다. 그런 점을 감안해 재미있게 봐주시면 좋겠다. 다른 건 모르겠지만,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해설위원들을 향한 단골 질문 중 하나. 박 위원은 2021 시즌 팀 순위, 그 중에서도 LG의 순위를 어떻게 예상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박 위원은 "아직 전력 분석은 하지 않았다"면서 "이제 LG랑 저랑 엮지 말아 달라.(웃음) 10개 구단을 바라보는 해설위원으로 팬들께 다가가겠다"고 유쾌하게 인사했다.

지난해 10월 28일 잠실 한화전에서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 박용택이 팬들을 향해 모자를 벗으며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해 10월 28일 잠실 한화전에서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 박용택이 팬들을 향해 모자를 벗으며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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