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두산 서러운 세입자 신세 언제까지?... 허구연 총재-오세훈 시장 약속 지킬까

김우종 기자  |  2022.09.26 19:01
오세훈(오른쪽)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현 서울시장)와 허구연 KBO총재가 지난 4월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오세훈(오른쪽)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현 서울시장)와 허구연 KBO총재가 지난 4월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스1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서울시와 잠실야구장 광고권 계약 협상을 곧 시작한다. 허구연(71)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와 오세훈(61) 서울시장이 약속을 지킬지 야구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LG와 두산은 서울시와 3년 기한의 광고료 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광고 계약은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가 3년마다 LG, 두산과 수의계약을 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두 구단은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제3자 광고대행업체를 선정한 뒤 낙찰가를 바탕으로 서울시에 광고료를 지불한다.

잠실구장은 서울시 소유의 야구장이다. 일단 LG와 두산은 합쳐서 연간 31억원의 구장을 사용하는 임대료(위탁관리료)를 서울시에 지불하고 있다.

여기에 두 구단은 광고료까지 내고 있다. 광고료는 감정 평가액(기본 광고 사용료)과 제3자 사용료(추가 수익)로 구성돼 있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서울시는 매년 감정 평가액 82억원과, 제3자 사용료 90억원의 50%에 해당하는 45억원을 가져갔다. 총 172억원 중 127억원, 73.8%가 서울시 몫이다.

결국 LG와 두산에 남는 금액은 45억원이었다. 이마저도 절반씩 나눠야 하니, 결과적으로 22억 5000만원이 한 구단에 돌아갔다. 총 광고권 금액(172억원)의 13.1%다.

LG와 두산이 계속해서 서러운 세입자 신세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아무리 잠실구장이 서울시의 소유라고는 하지만, 광고료는 LG와 두산이 엄연히 KBO 리그 경기를 펼치고 있기에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이다. 이들의 경기를 직접 보러 오거나 중계를 시청하는 팬들이 없다면 광고도 의미가 없을 것이다.

반면 같은 서울시의 고척스카이돔(관리 주체 : 서울시설공단)은 제3자 사용료 없이 감정 평가액(기본 사용료)만 서울시가 받고 있다. 이에 KBO와 야구계에서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문제를 계속해서 제기해 왔다. 현재 LG와 두산 역시 고척스카이돔처럼 감정 평가액만 지불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이뤄지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서울시를 제외한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프로 구단과 임대 계약을 맺을 때 아예 광고권을 구단의 권리로 인정, 임대료에 포함시키고 있다.

야구계는 허구연 총재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약속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야구인 최초 KBO 수장이라는 기대감 속에 첫 발을 내딛은 허 총재는 총재로 추대된 후 프로야구 산업화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당시 허 총재는 "프로야구가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구단들이 더 많은 수익을 얻도록 규정이 바뀌어야 한다"면서 "일례로 잠실구장의 광고 수익은 연 약 170억원 수준인데, LG와 두산은 22억원 정도씩 돌아가고 나머지는 서울시가 가져가고 있다. 말이 안 된다. 야구장 사용료도 꾸준히 내왔는데, 프로 구단은 그럼 어디서 돈을 마련하겠는가. 만성 적자로 가는 이유가 있다. 이제는 서울시-LG-두산이 '1:1:1' 수준으로 적절한 배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이나 조례를 바꿔야 한다. 서울시 예산이 얼마인가. 이건 거의 횡포이자 갑질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또 허 총재는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기업인(총재)들은 지자체 관계자들과 아예 만날 수가 없다. 정경유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그런 면에서 나는 자유로운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허 총재는 취임 후 꾸준히 지자체장들을 만나 오로지 '야구'만을 앞세워 관계자들을 설득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이 약속을 지킬지 시선이 모아진다. KBO는 지난해 3월 오세훈 등 당시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서울시 야구장 인프라 개선과 관련된 요청 사항을 전달했다. KBO는 '잠실구장 신축 계획의 조속한 추진', '잠실구장 상업 광고권 구단 일임', '서울시 구장 시설 개선 협조', '잠실구장 사용료 감면과 고척돔 매점 임대료 및 광고료 추가 감면' 등을 요청했다.

이에 오 시장은 KBO 사무국에 보낸 '서울시 야구 인프라 개선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는 답변서를 통해 "잠실구장의 상업 광고권 구단 일임에 대해서는 KBO와 구단의 의견을 받아들여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오 시장은 "코로나19 정국 장기화로 광고 수익의 예측 가능성이 어려워졌다. 잠실운동장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상업 광고권의 규모와 가치가 새롭게 조정될 예정이며, 큰 틀에서 원활한 구단 운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코로나 국면의 종료 시점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므로 한시적으로 광고 수익금의 배분 비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자 하며, KBO와 구단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겠다"고 전했다.

오세훈(오른쪽) 서울시장과 허구연 KBO 총재가 지난 4월 2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앞서 원정 선수단 라커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뉴스1) 오세훈(오른쪽) 서울시장과 허구연 KBO 총재가 지난 4월 2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앞서 원정 선수단 라커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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