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투수 6회 강판→클로저 조기 투입, '초강수'가 만든 9연패 탈출 [★창원]

창원=양정웅 기자  |  2022.09.22 21:26
KIA 양현종이 22일 창원 NC전에서 6회말 마운드를 내려가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KIA 양현종이 22일 창원 NC전에서 6회말 마운드를 내려가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토종 에이스를 빠르게 마운드에서 내리는 과감한 결정을 한 KIA 타이거즈. 그 결과는 짜릿한 연패 탈출이었다.


KIA는 2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이 경기를 이기면서 KIA는 6위 NC에 1.5경기 차로 달아났다.

이날 경기 전까지 KIA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올 시즌 최다인 9연패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에 전반기 종료 시점에서 9.5경기 차로 멀어졌던 NC와 어느덧 0.5경기 차까지 좁혀졌다.

이 기간 '대투수' 양현종(34)의 기록도 썩 좋지 못했다. 그는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 10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며 연패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16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6이닝 5실점(4자책)으로 부진하며 연패를 끊지 못했다. 믿었던 투수가 흔들리자 KIA도 나란히 흔들렸다.

그래도 KIA는 양현종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턱밑까지 추격한 NC를 뿌리치기 위해 KIA는 창원 3연전의 첫 스타트를 양현종으로 끊었다. 김종국 KIA 감독은 경기 전 "6이닝만 던져주면 잘해준 것이다"며 "하던 대로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험이 많으니 잘할 거라 믿는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양현종은 초반 쾌투를 펼쳤다. 경기 시작과 함께 직구만 16구 연속으로 던진 그는 안타를 맞고도 1회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이어 2회와 4회에도 주자를 출루시켰으나 2루 베이스 이상을 허용하지 않으며 잘 넘어갔다. 그 사이 3회에는 삼진 2개를 포함해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타선도 필요한 점수를 내줬다. 1회 NC 선발 구창모를 상대로 1사 만루 찬스를 만든 KIA는 5번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2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 박동원도 좌전 적시타를 터트리며 KIA는 1회에만 3점을 올렸다.

양현종이 22일 창원 NC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양현종이 22일 창원 NC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5회까지 86구를 던진 양현종은 6회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맞았다. 실점 위기이기는 했으나 3점 차였고, 투구 수도 막 90개에 도달한 시점이었다. 그런데 KIA 더그아웃에서 움직임이 보였다. 서재응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고, 투수교체 사인을 냈다. 결국 투수는 사이드암 박준표로 교체됐다.

이는 김종국 감독의 경기 전 전략에서 예상할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좋은 투수들을 조기에 투입하겠다"며 "지금은 투수들을 공격적으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상황이 되면 한 타이밍 빠른 투수교체도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바뀐 투수 박준표는 박건우를 3루 땅볼로 처리한 후 양의지를 희생플라이로 잡아냈다. 한 점을 내주기는 했으나 아웃카운트와 착실히 바꿨다. 이어 등판한 좌완 이준영은 닉 마티니에게 안타를 내주고도 노진혁을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감했다.

이어 7회에 등판한 지난해 홀드왕 장현식은 1사 후 서호철의 안타와 권희동의 사구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침착하게 투구를 이어간 그는 1번 박민우를 2루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감했다.

KIA의 한발 빠른 투수교체는 8회에도 나왔다. 장현식이 순조롭게 2아웃을 잡자 KIA는 이닝 마감까지 아웃 하나를 남겨놓고 마무리 정해영을 빠르게 투입했다. 이 역시 경기 전 예고된 움직임이었다.

양의지에게 좌익수 뒤 안타를 맞은 정해영은 마티니를 루킹 삼진 처리하며 8회를 마쳤다. 9회에도 올라온 그는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하며 경기를 매조지했다.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과감한 투수 교체. 연패 탈출과 5강 사수를 위한 KIA의 눈물겨운 노력은 결국 9연패 탈출로 이어지게 됐다. 여기에 가장 필요한 시점에 승리를 거두며 가을야구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KIA 장현식(오른쪽)이 22일 창원 NC전에서 7회말 1사 1, 2루 위기를 탈출하고 기뻐하고 있다. KIA 장현식(오른쪽)이 22일 창원 NC전에서 7회말 1사 1, 2루 위기를 탈출하고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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