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막] 늘 그랬다, 스포츠는 지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다

김동영 기자  |  2021.07.23 06:30
지난 19일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2020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단 본진. /사진=뉴스1 지난 19일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2020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단 본진. /사진=뉴스1
"국민들께 기쁨과 감동을 선사하겠다."


장인화(58) 2020 도쿄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단장이 대표팀 결단식에서 각오를 다지면서 남긴 말이다.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신음하고 있는 상황. '희망'이 필요하다. 언제나 위기의 순간에는 스포츠가 있었다. 이번에도 좋은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23일 대망의 2020 도쿄 올림픽 개막식이 열린다. 이미 예선이 시작된 종목도 있으나 공식 개막은 23일이다. 오는 8월 8일까지 뜨거운 승부가 진행된다. 한국은 선수 232명, 경기임원 88명 및 본부임원 34명 등 29종목 354명을 파견한다. '금메달 7개 이상-종합순위 10위 이내'를 목표로 걸었다.

현재 나라 안팎의 상황은 '최악'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19 시국이 2년째 진행되고 있다. 심지어 최근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하루 확진자가 1000명 이상 나온다. 국민들이 지칠 대로 지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쿄 올림픽에 대한 관심도 크게 떨어진 상태다. "올림픽을 하는지도 몰랐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골프여제' 박세리(왼쪽)와 '코리안 특급' 박찬호. /AFPBBNews=뉴스1 '골프여제' 박세리(왼쪽)와 '코리안 특급' 박찬호. /AFPBBNews=뉴스1
그래도 선수들은 뛴다. 개인의 영달을 노리는 점도 있지만, 국민들을 위해 뛰는 부분도 크다. 현 시점에서 국민들에게 가장 큰 힘을 줄 수 있는 이들이 대표 선수들일지도 모른다.

스포츠는 과거부터 힘든 이들의 마음을 달래왔다. IMF 사태로 온 나라가 신음하던 1998년 LPGA US오픈에서 박세리가 '맨발 투혼'을 펼치며 우승을 품었다. 비슷한 시기 박찬호는 시속 160㎞의 강속구로 거구의 서양 선수들을 잇달아 쓰러뜨렸다. 이것이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박세리·박찬호 덕분에 힘을 얻었다"는 이들이 부지기수였다.

2002년에는 축구가 있었다.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은 '4강 신화'를 썼다. 포르투갈을 잡았고, 이탈리아를 눌렀으며, 스페인을 이겼다. 월드컵에서 단 1승도 못 만들었던 한국이 무려 4강에 올랐다. 전 국민이 거리로 뛰어나왔고, 하나가 되어 얼싸안았다. 여전히 '먹고 살기'는 힘들었지만, 축구가 있어 웃을 수 있었다.

야구 대표팀도 있다.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미국을 꺾는 등 승승장구하며 4강에 진출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전승 우승' 신화를 썼다. 2009 WBC에서는 결승까지 올랐다. 이후 2015 프리미어12에서는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국민들은 야구 덕에 큰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서울시청 광장을 가득 메운 붉은 악마들. /AFPBBNews=뉴스1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서울시청 광장을 가득 메운 붉은 악마들. /AFPBBNews=뉴스1
피겨 김연아와 수영 박태환 또한 국민들에게 '우리도 된다'는 희망을 안겼다. '피겨여왕' 김연아는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2010 밴쿠버), 은메달 1개(2014 소치)를 땄고, 세계선수권에서도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품었다. 세계 최초로 200점과 210점을 차례로 돌파한 선수이기도 하다.

'마린보이' 박태환은 한국 최초로 올림픽 수영에서 메달을 따낸 선수가 됐다. 2008 베이징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땄고, 2012 런던에서는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세계선수권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도 있다. 피겨와 수영 모두 '동양인은 불가능하다'고 했던 종목이다. 그런데 김연아와 박태환이 편견을 깼다. 국민들이 열광했음은 불문가지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는 펜싱 박상영이 국민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10-14로 뒤진 상황. 1점만 뺏기면 패배였다. 여기서 박상영은 혼잣말로 "할 수 있다"를 되뇌었다. 이 모습이 카메라에 그대로 잡혔다. 이후 기적 같은 5연속 득점에 성공, 15-14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수많은 국민들이 "할 수 있다"를 외쳤다.

이제 또 하나의 감동의 무대, 도쿄 올림픽이 시작된다. 코로나19가 우리 삶을 망가뜨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 스포츠이기에, 올림픽이기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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