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핀토의 갑작스런 각성, 재계약 위한 몸부림? [★인천]

인천=한동훈 기자  |  2020.09.20 06:49
SK 핀토(오른쪽). SK 핀토(오른쪽).
달라졌다. 말 그대로 갑작스런 '각성 모드'다. 시즌 내내 속을 썩인 SK 와이번스 외국인투수 리카르도 핀토(26)가 2경기 연속 호투했다.


핀토는 1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전서 6이닝 2피안타 9탈삼진 5볼넷 1실점으로 잘 던졌다. 볼넷이 5개로 제구 불안은 여전했지만,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삼진 9개를 잡았다. 이날 피칭으로 핀토는 지난 13일 롯데전 6이닝 1실점 승리에 이어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핀토는 아픈 손가락이었다. 부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닉 킹엄까지 부상으로 이탈, 투수진의 중심을 잡아줘야 했지만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14경기까지는 4승 5패 평균자책점 4.60으로 준수했다. 7월 28일 LG전을 기점으로 악몽이 시작됐다. 이날 LG전에 앞서 핀토는 박경완 수석코치(당시 감독대행)를 찾아갔다. 볼 배합을 자기 뜻대로 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경험도 부족하고 무엇보다 낯선 리그에 온 외국인 투수인 만큼 축적된 데이터는 물론 동료 포수를 믿어야 했다. 하지만 핀토는 자신의 방식을 무리하게 고집했다.

무모한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핀토는 자신이 사인을 내겠다던 LG전을 시작으로 7경기에서 7전 전패로 무너졌다. 이 기간 32⅔이닝 40실점, 평균자책점이 무려 11.02였다. 퀄리티스타트는 한 번도 없었다. 6이닝 이상 버틴 적은 단 1경기였다. 3경기서 5회 이전에 교체됐다. 넘쳐나는 부상자로 신음 중이었던 SK도 핀토의 고집과 함께 침몰을 넘어 심연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그러던 핀토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늦게나마 SK가 바라던 모습을 뽐냈다. 제구는 개선이 필요하나 구위는 여전히 강력하다. 구위로는 KBO리그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나이도 아직 20대 중반으로 젊다.

컨트롤만 가다듬는다면 앙헬 산체스의 재림도 가능하다. 산체스는 2018년 8승 8패 평균자책점 4.89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적응을 마친 이듬해 17승 5패 평균자책점 2.62로 환골탈태했다. 핀토 역시 산체스처럼 한 번 더 기회를 얻고 SK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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