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이어도, 너무 참아도 '문제'... LG 타선, 딜레마 어쩌나 [★잠실]

잠실=김동영 기자  |  2020.07.10 05:07
8일 두산전에서 멀티 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끈 김현수(오른쪽). 9일 두산전에서는 무안타로 침묵했다. /사진=뉴스1 8일 두산전에서 멀티 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끈 김현수(오른쪽). 9일 두산전에서는 무안타로 침묵했다. /사진=뉴스1
"LG 타자들의 공격이 원체 빠르다. 이 점을 생각했다."


두산 베어스 포수 박세혁(30)의 말이다. LG 트윈스 타선을 꽁꽁 묶으며 완승을 일궈냈다. 그만큼 두산의 배터리가 LG 타선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했다. LG에게는 '딜레마'다. 빠른 카운트에서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에 대한 장단점 파악이 필요하다. 적극성과 인내심 사이 최적의 지점을 찾아야 한다.

두산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LG와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6-0의 완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2승 1패 위닝시리즈 완성이었다.

선발 라울 알칸타라(28)의 호투가 눈부셨다. 7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뽐냈고,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8승(1패)째다. '압도적'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르는 피칭이었다.

포수 박세혁과 호흡도 찰떡이었다. 상하좌우를 자유자재로 공략하며 LG 타선을 제압했다. 동시에 LG의 '빠른 공격'도 역으로 이용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후 알칸타라는 "LG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나왔고, 내 속구를 노릴 것이라 생각했고, 코너로 던지려고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박세혁은 "오늘 알칸타라의 공이 너무 좋았다. LG 타자들이 원체 빠른 카운트에서 배트를 낸다. 그 부분을 생각해 운영했다. 이것이 통했다"라고 더했다. 상대 타자들의 성향을 미리 파악했고, 맞춤 대응을 했다는 의미다.

LG 트윈스 더그아웃. LG 트윈스 더그아웃.
숫자로도 나온다. 알칸타라는 2회부터 5회까지 삼자범퇴를 만들었고, 이후 7회 다시 삼자범퇴를 이끌어냈다. 이 5개 이닝의 이닝별 투구수가 10개~14개였다. 평균 11.8구다. 타자당 가장 많이 던진 투구수는 6개였고, 그것도 딱 한 번이었다. 5번의 삼자범퇴를 만들며 상대한 15타자 가운데 4구 이내 승부만 11번이었다.

전체로 봐도 총 23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14타자가 4구 이내에 승부가 났다. 5구 이내로 범위를 넓히면 23타자 가운데 20타자가 된다. 승부 자체가 그리 어렵지 않았다는 의미다. LG의 적극성이 독이 된 모양새다.

적극적인, 공격적인 타격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당장 8일 경기에서는 통했다. 8-5로 승리했고, 경기 후 김현수는 "지난주부터 우리 타자들이 망설이는 느낌이 있었다. 코치님께서 공격적으로 치라는 주문을 하셨다. 결과가 잘 나왔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늘 통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류중일 감독도 알고 있다. 9일 "어제(8일)에는 상대 투수 공을 잘 공략했다. 항간에서는 우리 선수들이 너무 급하다는 평가도 하더라. 빨리 끝낸다고 했다"라고 짚었다.

이어 "정답은 없는 것 같다. 빨리 쳐서 아웃이 되면 상대 투구수를 줄여주는 것이기는 하다. 공을 많이 보고 아웃되는 것이 좋은지도 모른다. 그래도 타자들은 자기 공이면 배트가 나가야 한다. 카운트가 몰리면 자기 스윙이 안 된다"라고 더했다.

정답이 없기에 어렵다. 사실 LG는 팀 타율 0.281로 리그 4위에 자리하고 있다. 득점은 304점으로 5위. 나쁘지 않다. 다만, 기복이 있다. 현재 LG 타선이 최상의 공격력과 생산성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시즌 성적이 여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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