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스', 예측불가 스토리·편집의 진가.."웰메이드 그 이상" [★FOCUS]

이경호 기자  |  2020.11.11 05:00
/사진=오에이치스토리, 블러썸스토리 /사진=오에이치스토리, 블러썸스토리


'카이로스'가 작가의 빠른 전개에도 흔들림 없는 기본 구성, 연출의 흥미 유발 편집으로 매회 본방 사수를 유발하고 있다.

MBC 월화미니시리즈 '카이로스'(극본 이수현, 연출 박승우, 제작 오에이치스토리·블러썸스토리)는 어린 딸이 유괴당해 절망에 빠진 한 달 뒤의 남자 김서진(신성록 분)과 실종된 엄마를 찾아야 하는 한 달 전의 여자 한애리(이세영 분)가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시간을 가로질러 고군분투하는 타임 크로싱 스릴러 드라마다.

'카이로스'는 지난 10월 26일 첫 방송해 매주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긴장감을 더한 예측 불가 반전 전개, 등장인물들의 쉼 없는 감정 변화가 조화를 이뤄 시청자들에게 각광 받고 있다. 극 초반이지만 '웰메이드 드라마'로 떠올랐고, 이제 그 이상을 넘보고 있다.

'카이로스'의 보는 재미는 빠른 전개 속에서 김서진, 한애리가 각자 처한 상황을 두고 어떤 공조를 이루는 가에 있다.

극 중 김서진은 한 달 앞서 있고, 한애리는 한 달 전에 있는 상황이다. 김서진은 한애리를 통해 자신의 딸이 유괴 당하지 않도록 과거를 바꾸려 하고, 한애리는 한 달 앞서 있는 김서진, 한 달 전에 있는 한애리는 각각 '딸의 유괴 방지'와 '실종된 엄마 찾기'를 해결하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김서진은 한애리에게 다시 딸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해 과거의 자신을 설득해 달라고 한 상황. 이에 한애리는 자신의 현재에서 과거 김서진을 만나 쉽지 않은 설득에 나서고 있다. 또한 김서진은 자신의 현재에서 한애리가 처한 상황을 그녀에게 전달하며 현재 상황들을 바꿔나가고 있다. 자연스럽게 한 달 앞서 있는 김서진의 기억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이 같은 스토리 전개는 지지부진 하지 않다. 빠르게 펼쳐지는 전개는 때로 시청자들이 추측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물 흐르듯이 지나가는 스토리는 다음 전개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한다. 작가의 매끄러운 스토리텔링이 담긴 필력을 엿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개 범인 찾기가 소재인 드라마에서는 툭툭 튀어나오는 인물, 물건 등으로 갖은 추리를 이어가게 된다. 단 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단서도 있어 김이 빠지기도 하지만, '카이로스'는 단서 다음에 또 다른 단서로 이어지면서 '섣부른 판단 금지'를 이어가고 있다. 방송 4회까지 크고 작은 반전들이 쏟아져 나오는 과정 속에서 '설마'하면서도 '다음에는?'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고 있다.

/사진=오에이치스토리, 블러썸스토리 /사진=오에이치스토리, 블러썸스토리


이 뿐만이 아니다. 작가가 설정한 미래와 과거가 연결되는 특정한 시간 오후 10시 33분, 단 1분의 시간은 극 전개의 긴박감을 더하고 있다. 단 1분의 시간 안에 김서진은 한애리에게 정보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 앞으로 이 시간대는 '카이로스'에서 위기와 반전을 오가는 흥미진진한 설정으로 시청자들을 더욱 매료시킬 전망이다.

작가의 필력과 함께 연출력 또한 '카이로스'의 본방 사수를 유발하고 있다. 연출을 맡은 박승우 PD는 이번 작품이 입봉작이다. 입봉임에도 불구하고 박 PD는 등장인물들이 표현한 감정 변화를 기가 막히게 잡아내 편집해 놓았다. 딸을 잃고 슬픔에 빠진 강현채(남규리 분)의 오열, 침착함과 분노의 감정을 오가는 김서진의 모습들을 교차하면서 시청자들이 감정 이입하게 만드는 박승우 PD다. 또 예상치 못한 서도균(안보현 분)과 강현채의 내연 관계 반전은 예상할 수 없던 설정으로 '발등 찍혔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 훑고 지나가는 순간에도 등장인물들이 드러낸 감정이나 행동에 시선을 집중케 하고 있다.

또 과거, 미래를 오가는 상황에서 물 흐르듯 이어지는 편집은 '카이로스'의 볼거리 중 하나로 손꼽히게 한다. 여기에 김서진과 한애리가 처한 상황을 나열함에 있어서도 빠른 편집으로 긴박한 전개를 더욱 극대화 시켰다. 인물, 단서가 될만한 물건들을 클로즈업 하는 과정도 부담스럽지 않게 화면에 담아내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작가와 PD의 조화는 배우들의 열연 못지 않게 '카이로스'를 웰메이드 작품으로 만들어 냈다. 칠 때 치고, 빼야 할 부분은 과감하게 빼내면서 스피드한 전개로 시청자들을 만들어 가고 있는 두 사람이다. 볼 수록 다음 회가 기다려지는 '카이로스'. 시청자들이 빠져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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