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이자 최장기의 국제적 실험예술축제인 본 행사의 19년 역사를 이어갈 곳은 다름 아닌 전라남도 곡성 섬진강 자락이다. 파격적이고 강렬한 예술적 시도들을 통해 국적을 불문하고 다양한 예술 장르와 아티스트들을 아우르며 12년간 독보적이고 전위적인 도시예술축제로 자리매김을 해왔던 한국실험예술제는 이제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가 되어 '예술'과 '생태', 그리고 '삶'에 대한 예술 실험을 이어갈 계획이다.
10월 30일부터 11월 6일까지 8일간 진행될 '2021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의 올해 주제는 'PANDEMIC ... Hello ? Goodbye !'다. 팬데믹 시대가 인간에게 찾아와 건넨 절망적인 첫인사와, 팬데믹의 종식을 원하는 인간들의 절박한 고별인사를 의미한다. 어쩌면 팬데믹은 오로지 인간의 이기적인 편리함만을 추구하며 무분별한 난개발, 환경파괴로 인한 지구의 복수이고 업보라고 할 수 있다.
팬데믹 이후 인류의 삶은 어떠한 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하는가 하는 화두가 우리 앞에 던져진 것이다. 조금은 불편한 삶, 조금은 느린 삶, 스스로를 돌아보며 동시에 다른 생명들과 공존하는 삶. 그리하여 생명의 귀함과 아름다움을 알아가는 삶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을 때, 답은 농촌, 자연으로 향하고 있었다.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는 그곳에서 예술이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어 쉼표가 될 그늘을 만들어야 할지를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프로그램은 기존 규모에서 축소되었지만, 한국을 포함 6개국의 예술가들이 참여해 곡성의 환경에 기반한 실험적 무대를 펼치게 되며 그 외에도 26개국 38명의 예술가가 비대면으로 참여해 축제의 의미와 가치를 이어가게 되었다. 판데믹 상황에서 발이 묶여버린 세계의 예술가들이 천혜의 자연환경이 드리워진 거대한 강의 품 안에서 함께 미래의 예술을 이야기하고 펼쳐낼 것이다.
'2021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SIEAF)'는 곡성의 강변에서, 길에서,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우리의 지역과 자연이 문화 예술적인 요소들과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그것이 어떤 힘을 가지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실험한다.
10월 30일부터 11월 6일까지 8일간 진행될 '2021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는 문화적으로 다소 소외되었던 곡성 지역에 예술적 아름다움과 메시지, 생동감 넘치는 활력을 선사할 전망이다. 모든 프로그램은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중계될 예정이다.
이번 예술제는 전남문화재단 해외교류 지원사업과 곡성군이 일부 후원한다.
문완식 기자(munwansik@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