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다 알바'로 무대 멈추질 않길"..배우·프로듀서 정영주의 바람 [종합]

중구=강민경 기자  |  2021.01.22 17:00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정영주가 배우와 프로듀서라는 직업을 동시에 소화했다. 바로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를 통해서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희철 대표이사, 연태흠 연출, 김성수 음악감독, 이혜정 안무가, 정영주 프로듀서 겸 배우, 배우 이소정, 강애심, 황석정, 한지연, 이영미, 최유하, 김려원, 임진아, 황한나, 정가희, 김환희, 김국희, 전성민, 오소연, 김히어라, 이진경, 이상아가 참석했다.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는 베르나르다 알바가 남편의 8년 상을 치르는 동안 딸들에게 가하는 권위적인 통제 아래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20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극작가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원작으로 마이클 존 라키우사가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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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연태흠 연출가는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연습실에서 정말 많은 여성 게스트분들과 프로듀서님, 훌륭한 감독님들과 열심히 작업했다. 마스크를 쓰고 대사가 안 들리는 상황에서도 방역 수칙을 지켜가며 연습했다. 무대에 오른 걸 보니 감개무량하다, 앞으로 이 공연이 마지막까지 진행되서 아무 사고 없이 관객분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다"고 밝혔다,

김성수 음악감독은 "'베르나르다 알바'가 어려운 시기에 많은 관객들에게 많은 울림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소재와 주제 본질이 잘 전달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또한 이혜정 안무가는 "지난 시즌 이어서 안무를 맡았다. 안무가 좀 어렵다 보니까 제작 4개월 전부터 준비했다. 창작진으로서 1년째 되는 순간인 것 같다. 지금 이 시간이 감사하다. 1년 내내 코로나가 있었는데 약속한 날짜에 올릴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거듭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남성 연출가로서 여성 서사의 뮤지컬인 '베르나르다 알바'를 연출하게 된 연태흠 연출가는 "고민이 굉장히 많았다. 배우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여성 서사의 이야기기도 하지만, 폭력의 순환을 이이야기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세계의 역사를 봤을 때 폭력의 역사로 본다면 가장 많은 피해를 받은 사람은 여성과 아이들이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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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우연한 기회로 스페인으로 여행을 가 역사 공부를 하면서 이슬람 교도들을 몰아낸 기독교의 역사라는 걸 알게 됐다. '왜 이렇게 되었나'라고 바라 봤을 때 베르나르다 알바 안의 폭력성은 역사로부터 오는 게 아닌가 싶었다. 단순히 여성의 이야기로 보기 보다는 이 이야기의 관점은 인간의 폭력의 이야기, 인간의 폭력 역사의 이야기라는 방향으로 가져가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베르나르다 알바'는 지난 2018년 초연 후 3년 만에 돌아왔다. 초연을 함께 했던 정영주는 이번 공연에서 출연과 함께 프로듀서를 맡아 무대 안 팎을 동시에 책임진다. 특히 정영주에게 '베르나르다 알바'는 첫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임과 동시에 프로듀서 데뷔작이다.

정영주는 프로듀서로서 "'베르나르다 알바'의 지방 공연까지 에너지가 잘 전달됐으면 한다. 이 기점으로 다시 공연계가 잘 살아날 수 있는 기사회생, 스타트점이 될 거라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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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하게 도전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은 정영주는 "초연과 비교해 역할의 변동이 있었다. 오디션 과정을 통해서 캐릭터와 밀착할 수 있는 배우들을 찾는 것에 대해 중점을 뒀다. 배우들의 조화도 생각해야 했다. '그림이 어울릴까', '에너지'까지 생각했다. 안타깝게도 친분이 있거나 실력이 출중한 분들이 합격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정영주는 "옥석을 고르는데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좋은 배우들이 와줘서 고르는데 고민을 많이 했다. 제작자의 눈과 배우의 눈은 분명히 있으나 이 에너지가 조화롭게 되어 책임지고 개선해야 했다. 그래서 배우가 가진 의견보다 객관적인 시야를 가지고 참여해야겠다고 반성했다"고 했다.

프로듀서로 자신을 평가한 정영주는 "소가 뒷걸음 치다가 쥐를 밟은 격이다. 제 능력이 아니다. 창작진과 배우들의 능력이다. 이것이 바로 작품이 가진 힘이고, 에너지라고 생각한다. 성공한다면 꼭지점으로 이 모든게 이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정동극장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지 않았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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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주는 "모든 힘이 시대의 힘듦과 어그러짐을 거슬러서 어느 한 부분의 소용돌이처럼 뭉쳐있다가 발산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 정동극장 측에 감사하다. 배우로서 프로듀서로서 신경 쓸게 많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배우로서 연습실에서 충실히 이행하지 못해 아쉽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있나 싶다. 무릎이 깨지고 이마가 깨지는 걸 동료 배우들이 '호' 해준다. 그 힘으로 가고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황석정은 "'베르나르다 알바'는 모두 힘든 와중에도 힘을 잃지 않고, 용기를 가지고 다 같이 올린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저희 뿐마 아니라 객석수가 적어 못 오신 분들까지도 곧 다 같이 공연을 함께하는 좋은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국희는 "저희가 슬기롭고 지혜롭게 연습실 생활을 잘 했다. 많은 힘든 상황에서도 많이 보러와주셨으면 좋겠다. 저희도 그 기간 동안에 발 건강과 몸 건광 마음 건강 잘 챙겨가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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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다 알바'의 시대와 관련해 김국희는 "요즘 가장 많이 대화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말하는 게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현 시대적인 관점에서 감히 생각하기에는 좋은 것을 지양하는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바뀌려고 노력하는 것들이 많지만, 그 안에서 부딪히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이야기 하는 배경이 조금이 다를 수는 있지만 변하지 않는 욕망과 사랑과 그런 정서들은 쉽게 변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폭력에 대한 역사가 되물림 되고 잇는 건 아니나 한편에서는 아직도 이어져 나가고 있다. 전혀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 어떤 정도감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아직도 진행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영주는 "가장 크게 걱정하는 부분은 팬데믹으로 인해 객석이 차지 않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최근에 호소문을 발표한 것처럼 동반자 거리두기가 시행이 되면 배우들은 영혼을 더 불사를 준비가 되어있다. 제작자로서 이같은 게 이루어지길 바라며, 배우로서는 무대가 멈추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베르나르다 알바'는 이날 개막해 오는 3월 14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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