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환 9년만 복귀 '더 드레서', 노역 배우→안재욱·오만석·배해선의 자신감[종합]

중구=강민경 기자  |  2020.10.08 15:39
배우 임영우, 오만석, 안재욱, 배해선, 송승환, 정재은, 이주원, 송영재(왼쪽부터) /사진=김창현 기자 배우 임영우, 오만석, 안재욱, 배해선, 송승환, 정재은, 이주원, 송영재(왼쪽부터) /사진=김창현 기자


배우 겸 공연 연출·제작자 송승환이 오랜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여기에 안재욱, 오만석, 배해선 등이 가세해 '더 드레서'로 뭉쳤다. 어려운 시기지만, 이들은 '우리'라는 이야기로 공감을 전한다.

8일 오후 서울시 중구 정동극장에서 연극 '더 드레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 김종헌 공동 제작사 대표, 장유정 연출, 배우 송승환, 안재욱, 오만석, 정재은, 배해선, 송영재, 이주원, 임영우가 참석했다.

김종헌 쇼틱씨어터컴퍼니 대표 /사진=김창현 기자 김종헌 쇼틱씨어터컴퍼니 대표 /사진=김창현 기자


연극 '더 드레서'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당시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을 중심으로 리어왕 공연을 앞두고 벌어지는 노배우와 그의 드레서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 '피아니스트' 각본으로 유명한 로날드 하우드 작가의 희곡이 원작이다. 인생의 회환과 관계, 주인공과 조연 등 인생의 역할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김종헌 대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민간 단체에서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이렇게 용단을 내린 것에 대해 매일 매일 기적 같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이 조차도 노랍고 감사하다. 아름다운 배우들 뿐만 아니라 놀라운 면면을 가진 스태프분들도 이 프로젝트를 위해 모였다"라고 밝혔다.

송승환 /사진=김창현 기자 송승환 /사진=김창현 기자


그는 "30년째 송승환 배우 겸 제작자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난타' 브로드웨이 입성, 평창올림픽 폐막식 공연 등을 지켜본 저로서는 놀라움의 극치다. 최근에 송승환 배우가 시력이 안 좋아졌다. '더 드레서'를 한다고 했을 때 우려도 있었다. 제가 애정을 갖고 있고 저의 멘토 같은 분이 하신다고 해 앞뒤 재지 않고 뛰어들었다. 연습 과정을 보니 '역시 송승환 배우'라는 생각과 감사함에 벅찼다"라고 전했다.

지난 2011년 4월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였던 '갈매기' 이후 9년 만에 '더 드레서'를 통해 연극 무대에 복귀하는 송승환. 그는 극중 선생님 역을 맡았다. 아역 배우에서 출발해 배우이자 공연 제작자로서 장르를 넘나들며 사람들을 만나온 그에게 의미가 남다른 배역이다.

장유정 연출 /사진=김창현 기자 장유정 연출 /사진=김창현 기자


송승환은 "코로나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바쁜 배우, 스태프들이 저와 함께 기꺼이 '더 드레서'에 참여해줘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근래 20년 동안 배우보다 공연 제작 일을 많이 했다. 연기 생활을 안한 건 아니지만, 제작자 비중이 컸다. 앞으로는 노역 배우로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저도 나이인만큼,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뵙기를 바란다. 그 시작이 되길 연극 '더 드레서'가 되길 바란다. (주변에서) 부담 줘서 되게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 즐겁게 하고 있고, 좋은 동료들과 좋은 공연으로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송승환 감독과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공연에서 호흡을 맞췄던 장유정 연출 역시 5년 만에 돌아왔다. 올해 2월 개봉한 영화 '정직한 후보' 연출 이후의 행보는 연극 연출이었다. 그는 어려운 시국 속에서 153만 관객을 동원해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장유정 연출은 "5년 만에 다시 연극을 하게 됐다. 제게 기회가 온 게 너무 다행이고 감사하다. 처음 이 작품을 의뢰를 받았을 때 감격했다. 나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과 송승환 배우가 의뢰해줬기 때문이다. 많은 연출분들 중에 저에게 기회를 주셔서 당연히 해야한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안재욱 /사진=김창현 기자 안재욱 /사진=김창현 기자


장유정 연출은 "한 분, 한 분 배우들을 캐스팅 하면서 전화하고, 만나기도 하고 협박도 해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 제일 잘한 일 같다. 이 자리에 이 배우들을 모으고, 스태프들이 기꺼이 한다고 해서 너무나 감사하다. 모두 정동극장과 송승한 배우, 훌륭한 배우들 덕분 아닌가 싶다. 최선을 다한 작품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직한 후보' 개봉 전 '더 드레서' 연출을 결정한 장유정 연출은 "지난 2월 코로나가 금방 지나가겠지라고 생각했었다. 이렇게 길게 갈지 몰랐다. 하루 이틀은 당황스러웠다. 코로나를 겪었다고 해서 사과 나무를 안 심을 수는 없지 않겠나. 우리의 업, 살아가는 이웃, 희망 이런 것들을 다 스톱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 작업을 하기로 했다. 영광스럽고 큰 의미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 드레서'처럼 묵묵히 자기의 길을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오만석 /사진=김창현 기자 오만석 /사진=김창현 기자


안재욱과 오만석이 노먼 캐릭터를 소화한다. 안재욱 역시 연극 '더 드레서'를 선택한 이유로 송승환을 꼽았다. 안재욱은 송승환 대표님과 첫 작품이다. 같이 무대에서 함께 연기를 하는 게 첫 기회다. 송승환 대표님과 멋진 추억 만들고 싶었다. 또 '더 드레스'라는 작품과 인연을 맺고 싶었다. 또 정동 극장과도 첫 무대인만큼 좋은 멋진 추억을 만들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17년 만에 정동극장 무대에 오르게 된 오만석은 "정동극장에 대해 남다른 기억이 있다. 2003년도 연극 '이이'를 여기서 몇 달동안 올렸다. 그래서 그런지 오랜만에 이 무대에 다시 올라오니까 묘한 떨림이 있다. 객석에 주황색으로 된 '거리두기' 스티커를 붙여놓은 걸 보니까 묘한 떨림과 긴장감이 걱정과 우려가 되는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참여하는 좋은 분들이 많아서 공부를 많이 하게 됐다. 또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됐다. 그래서 좋은 작품이 될거라는 것에 대해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배해선 /사진=김창현 기자 배해선 /사진=김창현 기자


배해선은 "누군가 물어보면 첫 번째로 송승환 선배님의 공연을 가까이서 보고 싶어서라고 대답하고 싶다. 또 이분들과 매일 밥을 먹고 싶어서 말을 하고 싶은 게 두 번째다"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를 떠나서 각자 삶이 있기에 밥 먹기도 얼굴 보기도 쉽지 않다. (송승환) 선배님이 계시기 때문에 그 이름으로 저희가 뭉칠수 있는 계기가 됐다. 시대, 상황을 떠나서 무대에 설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이 작품에 나온다. 저희의 복잡하고 외롭고 힘든 마음이 고스란히 작품에 그려져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배혜선은 "인생을 살아가는 게 무대에 그려진다. 매일 만나고, 살아있는 인물을 구경하는 게 행복하다. 매 해 '더 드레서' 앙코르를 하면 좋을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좋다고 해주시지만,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살아가는 것에 대한 많은 공감이 있다. 그 부분을 들여다 봐주셨으면 하고 좋은 글 남겨주면 감사하겠다"라고 당부했다.

/사진=김창현 기자 /사진=김창현 기자


송승환은 '더 드레스'가 자신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배우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꽤 많지는 않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우리 이야기, 공연, 무대 분장실, 연극 이야기 등이었기에 친근감 있는 소재였다. 작품에서 제가 맡은 역할은 극단 대표 겸 배우다. 제 생각을 안할 수가 없다. 저 역시 오랫동안 극단 대표 일을 하면서 연기를 해왔다. 제 이야기 같은 동질감이 많았다. 그래서 애착을 갖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송승환을 비롯해 안재욱, 오만석, 배해선 등이 '더 드레서'를 통해 공감을 전할 예정이다. 이들은 오는 11월 18일 개막할 때엔 상황이 나아져 좌석 간 거리두기가 없는 무대에서 관객과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더 드레서'가 전할 공감에 관객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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