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것 같지 않은 '9월의 삼성', 반전의 황태자가 만든 승리방정식

고척=김동윤 기자  |  2022.09.21 04:41
삼성 강한울(가운데). 삼성 강한울(가운데).
9월의 삼성은 도무지 질 것 같지 않다. 단순히 0.688(11승 5패)의 9월 승률 리그 1위여서가 아니다. 경기 전 박진만(46) 삼성 감독 대행이 말했듯 더그아웃의 선수들 사이에서는 의욕이 넘치고 뒤처진 경기도 금방 뒤집을 것 같은 믿음이 있다.


삼성은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10-2로 승리했다.

이로써 3연승을 이어간 삼성은 59승 2무 70패로 같은 날 8연패에 빠진 5위 KIA 타이거즈(62승 1무 68패)를 2.5경기 차로 추격하게 됐다. 6위 NC 다이노스(58승 3무 67패)와는 1경기 차다.

이제 정말 가시권에 들어온 가을 야구다. 삼성과 KIA가 13경기, NC가 16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삼성은 KIA와 1경기, NC와 2경기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5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7월 31일 기준으로 리그 5위와 9.5경기 차로 9위에 머물던 한 달 반 전을 떠올린다면 상전벽해의 상황. 특히 박진만 감독 대행 체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뒤인 9월부터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팀 타격이 타율 0.310, OPS 0.851로 2위권과 확연히 차이 나는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그 중심에는 2022년 9월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는 강한울(31)이 있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5번으로 KIA에 지명된 강한울은 최형우(39·KIA)의 보상선수로 2016년 겨울 삼성으로 이적했다. 그 후 5시즌은 쓸만한 유틸리티 플레이어 정도로만 여겨졌다. 올 시즌 전반기까지만 해도 타율 0.241, OPS 0.578로 평균 이하였다.

박진만 감독 대행이 8월 1일 부임하고 첫 선발라인업에 갓 콜업된 강한울을 2번에 배치했을 때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하지만 강한울은 그 후 타율 0.398, OPS 0.955로 반전 활약을 보였다. 특히 9월 들어서는 타율 0.449, OPS 1.133으로 더욱 맹타를 휘두르면서 한 달짜리 요행이라는 부정적인 시선마저 씻어냈다.

삼성 강한울(오른쪽)이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 6회초 1사 1, 2루에서 우월 3점 홈런을 때려내고 들어온 뒤 김상수와 껴안고 기뻐하고 있다. 삼성 강한울(오른쪽)이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 6회초 1사 1, 2루에서 우월 3점 홈런을 때려내고 들어온 뒤 김상수와 껴안고 기뻐하고 있다.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에릭 요키시(키움)의 호투 속에 3회까지 삼성은 호세 피렐라의 볼넷 출루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타선의 물꼬를 튼 것이 강한울이었다. 그는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좌중간 2루타로 치고 나갔고 피렐라의 안타, 오재일의 좌익수 쪽 1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다음 두 타석은 최근 강한울의 타격감이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5회초 1사 1루 강한울의 타석에서 삼성 벤치에서는 런 앤 히트 작전이 나왔다. 1루 주자 김상수의 도루를 저지하기 위해 유격수 김휘집이 2루 베이스로 향하는 그 틈을 노려 강한울은 안타를 뽑아냈다. 경기 후 강한울은 "저쪽에다 굴려야겠다 생각했는데 그게 됐다"면서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삼성이 6-1로 앞선 6회초 1사 1, 2루에서는 주승우의 직구(시속 137㎞)를 통타해 우측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을 때려냈다. 승부의 향방을 결정짓는 쐐기포였다. 동시에 2020년 9월 25일 잠실 두산전 이후 커리어 두 번째 홈런이기도 했다.

이렇듯 매서운 타격을 뽐내다 보니 사이클링 히트에 도전할 기회도 얻었다. 이제 막 통산 2홈런을 친 그에게는 상전벽해의 상황이다. 비록 8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2루수 뜬 공으로 물러나며 3루타를 치진 못했으나, 최근 삼성 벤치로부터 얼마나 신뢰받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강한울은 "원래 (그 타석에서) 빠지는 것이었는데 감독님께 말씀드려서 기회를 얻었다. 그런데 못 쳐서 좀 죄송하다"고 민망해했다.

박 감독 대행은 경기 전 키 플레이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우리 팀은 그냥 벤치다. 벤치 분위기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다. 분위기가 살아 있으면 언제든 역전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 벤치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선수 중 하나가 강한울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강한울이 멀티 히트를 기록한 9월 9경기에서 삼성이 8승 1패로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박진만호의 황태자'라는 수식어가 진정 어울릴 만큼 강한울은 뜨거운 방망이로 승리 방정식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강한울은 "황태자라는 말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감독님이 카리스마가 있어 부담이 있다"고 활짝 웃으면서 "가을야구를 하면 좋은 것이니 나도 최대한 팀에 보탬이 돼서 꼭 5위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삼성 강한울./사진=김동윤 기자 삼성 강한울./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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