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장도 '에이스'라는데, 특급 잠수함은 "운 때문에 좋은 거죠"

잠실=양정웅 기자  |  2022.05.18 12:03
최원준. /사진=두산 베어스 최원준. /사진=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의 토종 잠수함 에이스 최원준(28)이 두 번째 풀타임 선발투수 시즌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본인은 여전히 개선점을 찾아나가고 있다.


최원준은 지난해 두산 최고의 히트상품이었다. 2020시즌 중반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그는 2021년 29경기에 나와 12승 4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했다. 준수한 성적을 앞세워 2020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하기도 했다.

이 기세를 이어 올 시즌에도 8경기에 선발로 등판, 2승 3패 평균자책점 2.27을 기록 중이다. 승운은 없었지만 평균자책점은 SSG 김광현(0.60)에 이어 토종 선수 2위(전체 8위)에 위치하고 있다. 퀄리티스타트도 6번이나 달성했다. 부상으로 이탈한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33)의 빈자리를 잘 메워주고 있다.

타 팀 사령탑 역시 최원준을 높이 평가했다. 2019년부터 2년 동안 두산의 투수코치였던 김원형(50) SSG 감독은 17일 경기 전 "(최원준은) 이젠 에이스다"며 "그동안 많이 던졌다. 투수가 어떻게 매일 잘 던질 수 있나"며 옛 제자에게 격려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성적은 우수하지만 지난해에 비해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김태형(55) 두산 감독도 "보기보다 멘탈이 약하다. 볼이 자기 마음대로 안 들어가면 막 던진다"며 집중을 촉구하기도 했다.

최원준. /사진=두산 베어스 최원준. /사진=두산 베어스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최원준도 이를 어느 정도 인정했다. 그는 "내가 못 이기더라도 팀이 이겨야 되는데, 초반에 자꾸 실점하다 보니까 경기도 잘 안 풀리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평균자책점에 비해 적은 승수에 대해서도 그는 "좋은 경기력과 퍼포먼스가 아니어서 냐가 승리를 못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자신의 호성적을 "운 때문에 좋은 거다"고 단언한 그는 "점수 났을 때 깔끔하게 막아주는 게 지난해에는 잘 이뤄졌다"며 "올해는 내가 좀 더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해서 그런지 잘 안 맞아 떨어진다"고 고백했다.

'토종 에이스'라는 칭호가 부담이 되는 것일까. 최원준은 "아직 그렇게 불리기에는 부족하다"며 "에이스라면 김광현 선배나 양현종(KIA) 선배처럼 압도적인 투수여야 한다. 나는 아직 좀 부족하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최원준은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가장 최근 등판인 15일 삼성전에서는 평소 전체 투구의 5% 미만이었던 커브의 비중을 10% 이상으로 높이기도 했다. 최원준은 "워낙 직구와 슬라이더 비율이 높았다"며 "타자들이 해가 지날수록 저를 많이 봤기 때문에 또 다른 구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팀 내 투수진의 나이가 어려지며 최원준은 고참급 선수가 됐다. 여전히 조언을 구하기 위해 친한 선배인 유희관(36) 해설위원과 자주 연락한다는 그는 "요즘에 잘 좀 하라고 연락 온다"며 웃기도 했다. 그러면서 "저도 잘해야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텐데, 일단 성적으로 말해야겠다"는 말을 이어갔다.

한편 17일 경기를 앞두고 두산 팬 커뮤니티에서 김태형 감독을 위한 커피차를 선물해 화제가 됐다. "팬분들께서 준비해주셔서 잘 마셨다"고 말한 최원준은 "감독님 덕분에 이렇게 선발로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거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최원준에게 "너무 잘하고 있다. 이젠 자리를 잡았다"며 그동안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당연히 감사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최원준은 "감독님을 위해 내가 잘해야 된다"며 단단한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4월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4회초 무사 1루에서 두산 김태형 감독(가운데)이 마운드에 올라 최원준(맨 오른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OSEN 4월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4회초 무사 1루에서 두산 김태형 감독(가운데)이 마운드에 올라 최원준(맨 오른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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